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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페이지에 죽음 하나

한 페이지에 죽음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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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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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2년 08월 06일
쪽수, 무게, 크기 220쪽 | 308g | 140*210*20mm
ISBN13 9788954618458
ISBN10 8954618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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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대개 그러다 보면 나뿐 아니라 대다수 사람들은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데 그때는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나는 아타카마 사막, 리비아 사막, 과히라 반도, 호주의 레드 센터였다. 메마름, 소금, 모래언덕에 버려진 뱀 허물, 삼엽충 화석. 길을 잃고 헤매다 넘어져 일어나고 또 넘어졌다가 다시는 일어나지 못한 채 타는 듯한 갈증으로 뼈까지 하얗게 변해버린 동물이었다. 그러다 끝내 갈증을 풀어주는 그늘과도 같은 죽음을 맞이하는. ---pp.22-23

나는 위스키를 한 잔 마시고 발레리에게 어떻게 접근할까 곰곰 생각했다. 내가 이러는 게 그녀에겐 너무 갑작스러워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나 자신을 믿고 확신을 가져야만 할 것이다. 인간은 자기 운명을 스스로 개척한다. 인간은 우주에 홀로 존재하며, 나 또한 혼자다. 신은 죽었다. 니체가 죽였으니까. 내가 의지할 사람은 나밖에 없다.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 것, 그게 비결이다. 그러면 모든 것이 허락되고, 모든 것이 가능해진다. 현실은 구현된 인간 의지에 불과하다. ---p.46

하지만 현실을 직시해야만 했다. 내 나머지 삶의 실패, 무엇보다 애정과 사회적인 삶의 실패, 예술과 정치뿐만 아니라 다른 어떤 것도 성취하지 못하고 실패의 진정한 원인을 깨닫지 못한 채 살고 있는 것은 아마도 근본적으로 화학적인 원인에 기인한 게으름 탓인지도 몰랐다. 어떤 효소와 광물질 부족으로 인한. 어쩌면 명확히 알 수 없는 원인 때문이거나 비밀스러운 가족 내력이 은밀하게 전해진 탓일 수도 있다. 어쨌든 어떤 경우든 진정으로 그에 맞서 싸우지 못한 탓이다. ---p.65

엿이나 먹으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십 분 뒤 나는 눈물을 흘리면서 모든 걸 털어놓았다. 내가 진정으로 생각하는 것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무능함, 사는 동안 겪었던 실패, 마리 아녜스, 지난밤을 함께 보낸 거구의 여자, 스웨덴 여성들, 잘게 다져진 채 파슬리를 뒤집어쓰고 죽은 남자, 운동, 팔굽혀펴기, 개미를 먹은 일, 우울증과 쓰레기통에 처박힌 화초를 보고 마음 아팠던 일 등을. 심지어 때때로 죽은 밤비의 엄마가 떠올라 그때마다 울기도 한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또 울었다. 하지만 나는 이미 울고 있었으므로 의사는 그 차이점을 알지 못할 터였다. 삼십 분쯤 지나고, 사십 분이 채 되지 않아 그가 말했다. “좋습니다.” 마치 “이걸로 충분합니다!”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주머니를 뒤지는 척하며 더듬거렸다. ---pp.72-73

당신의 작은 행동, 동기, 만족, 실현된 꿈 등을 청소년기에 꾸었던 꿈과 비교해보라. 그러면 한 가지 생각밖에 나지 않을 것이다. 목을 매고 싶다는 생각. 이제 우리는 단지 퇴보한 원자 덩어리에 불과한 존재로 변해버리는 것이다. 다른 경우의 수는 없다. 우리는 실패에서 영양분을 섭취해 성장하며, 그것을 밟고 다시 일어나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전진, 또 전진을 외치며. 그러나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다시 좌절해 무위도식하는 삶을 살아가게 된다. 결국 성인으로서의 모든 삶은 이렇게 요약되는 셈이다. 나머지는 비율과 성공의 문제일 뿐이다. ---p.78

그렇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그렇다. 더이상 어떤 것에도 반응을 보이지 않는 꼭두각시들의 세상, 죽은 것과 다름없는 사람들의 세상인 것이다. 그리고 나를 제외한 그 누구도 그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 내가 늘 입버릇처럼 말해왔던 것처럼. ---p.111

내가 혹시 투정 부리는 응석받이인 걸까? 그렇다면 무엇 때문에 투정을 하게 된 것일까? 적어도 내 상황 때문은 아닐 것이다. 다른 곳에서 죽어가는 수백만 명의 사람들과 비교한다면 내 상황에 대해 투정할 일이 없겠지만. 그곳에서는 일 초에 한 명씩 죽어간다고 했다. 상상하기도 힘들었다. 마치 기계처럼 내가 손가락을 ‘딱’ 하고 부딪치면, 그때마다 굶주리다 못해 배가 부풀어오른 아이들이 하나씩 죽어 구덩이에 묻히는 것이다. (...) 하나의 죽음, 또 하나의 죽음, 그리고 또 하나의 죽음이 연이어 생겨나는 것이다. 그런 죽음에 비하면 나는 응석받이가 틀림없다. 살찌고 불만 많은 백인에 속한다는 사실 때문에 응석받이가 되어버린 것이다. 에어컨이 설치된 시속 150킬로미터로 달리는 자동차, 육식, 한 갑에 8유로짜리 암의 형태로만 만나는 죽음. 사치스럽고 배부른 상황이 아닐 수 없다.
---pp.154-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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