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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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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장 ]
리뷰 총점9.1 리뷰 54건 | 판매지수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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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각국소설 top20 1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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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6월 10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320쪽 | 412g | 123*190*30mm
ISBN13 9791186686430
ISBN10 118668643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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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클로스는 글씨를 정말 예쁘게 잘 썼다. 아름다운 글씨, 우아한 세로획. 단어들 사이에는 다시 숨을 쉬는 데 필요한 만큼 여백이 머물렀다. 편지를 다 쓰면 그는 봉투를 찾아내서 집어넣은 다음 봉인하고, 머리맡 테이블 위에 놓인 물병에 기대놓았다--- p.12

“자네는 직업이 뭔가, 미클로스?” “저널리스트였습니다. 시인이기도 했고요.” “오! 오! 영혼의 기술자였군! 멋진 직업이지.”
--- p.14

왜 수많은 여성들에게 편지를 보내는 이런 비정상적인 행동을 하는 것인지 전혀 감을 잡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말을 알아들은 척했다. 왜냐하면 그가 지금 얘기를 나누고 있는 사람은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환자였기 때문이다.
--- p.21

미클로스는 운이 좋았다고 할 수 있었다. 오직 그만이 아주 특별하게 마련된 사격대에 진열된 모든 인형들 중에서 유일하게 총탄 세례를 받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그가 땅에 발을 딛자마자 군인들이 그에게 달려들어 수갑을 채우고는 그다음 날 부다페스트로 데려가 그의 이를 몽땅 뽑아버렸다.
--- p.38

릴리는 잠시 기다렸다. 자신의 말이 극적인 효과를 발휘할 순간까지 기다리는 것이었다. 마치 연극배우처럼 천천히 일어난 그녀는 머리맡 테이블 쪽으로 가서 서랍을 열었다. 그리고 고무줄로 묶어놓은 편지다발을 꺼내 자랑스럽게 흔들었다.
--- p.54

몇 달 전부터 온도계의 수은주는 항상 같은 위치에서 멈추었다. 미클로스는 딱 10분의 1초 동안만 눈을 떴다 다시 감았다. 체온을 표시하는 작은 눈금을 들여다보느라 꾸물거릴 필요가 없었다. 그는 체온계를 서랍에 다시 집어넣은 다음 반대편으로 돌아누워 계속 잤다. 늘 그랬듯이 더도 덜도 아닌 38.2도였다. 신열身熱은 꼭 강도처럼 슬그머니 찾아와서 자신감을 심어주는 척하다가 새벽의 회색빛 어둠 속으로 사라져버리곤 했다.
--- p.73

지난여름에 생면부지의 젊은 헝가리 여성 117명에게 편지를 보낸 그는 그중 열여덟 명으로부터 답장을 받았고, 결국은 릴리를 제외하고 모두 아홉 명의 여성들과 편지를 교환하기 시작했다. 클라라 쾨베스는 그중 한 명이었다. 미클로스는 그만둘 수가 없었다. 그는 글을 쓰면서 큰 즐거움을 느꼈고, 글을 씀으로써 사물의 본질을 통찰할 수 있었다. 또 그는 여성들의 운명에 대해 진지한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렇지만 그가 이 아홉 명의 여성들에게 쓰는 편지의 내용은 릴리에게 보내는 편지의 내용과는 완전히 달랐다.
--- p.98

여행은 하루 종일 계속되었다. 기차를 몇 번이나 갈아타야만 했다. 좌석도 여러 번 바뀌어, 창가에 앉을 때도 있었고 자리가 없어서 문에 바짝 몸을 갖다 붙인 채 서 있어야 할 때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그는 엄청 큰 겨울 외투를 조심스럽게 벗어서 잘 갠 다음 무릎에 올려놓곤 했다. 이따금 기차 안이 너무 더운 나머지 안경알이 김으로 덮여 뿌옇게 흐려지기도 했다.
--- p.158

네가 미소지으며 눈을 감자, 초록색 잎사귀를 흔들던 수다스러운 종려나무. 넌 너무나 좋고, 현기증이 날 정도로 매력적인 사람이야!
--- p.181

미클로스는 짐을 꾸리기 시작했다. 꼭 필요하지 않은 건 다 버리기로 결심, 자신의 삶 전부를 그 낡은 여행용 가방 속에 꽉꽉 채워 넣을 수 있었다. 옷가지는 자리를 거의 차지하지 않았지만, 책과 노트, 신문은 꽤 많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엄청 큰 종이상자를 가득 메우고 있는 편지들이 있었다.
--- p.246

“랍비님은 거기 있어봤어요? 우리랑 같이 여행을 해봤어요? 강제호송열차 안에 있어봤냐구요?”
릴리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지만, 주먹을 꽉 쥐고 있었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지는 않았으나, 그녀의 몸 전체는 팽팽하게 긴장되어 있었다.
--- p.271

나는 몰랐다. 50년 동안 부모님은 편지를 꺼내지도, 거기에 쓰인 문장을 인용하지도, 그것에 대해 언급하지도 않은 채 편지다발을 가지고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이 편지들은 드러나지 않게 보존되었다. 과거는 개봉이 금지된 우아한 상자 속에 갇혀 있었다.
--- p.307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이 책을 덮는 순간 삶을 더 사랑하게 되었다.
- The Bookseller(UK)
소설 속 주인공 미클로스와 릴리의 사랑은 불멸이 되었다. 두 연인이 보여준 사랑과 삶에 대한 열정은 전쟁이 남긴 수많은 죽음과 상처를 치유하고 극복하도록 끊임없이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 미네아폴리스 스타 트리뷴
전쟁의 상흔과 아픔, 삶에 대한 열정과 희망, 그리고 소소한 일상의 기쁨과 슬픔부터 유머와 비애까지, 그 모든 것이 생생하게 전해지는 가슴 터질 듯한 사랑 이야기다.
- 셸프 어웨어니스(Shelf Awareness)
전쟁의 상처로 얼룩진 두 남녀의 믿을 수 없는 사랑 이야기. 희망과 사랑에 대한 이들의 열정은 앞으로 펼쳐질 그들의 삶에 따스한 빛이 되었다.
- 프란시스코 골드만 (『Say Her Name』 저자)
드라마틱하다, 다정하다, 무엇보다 실화라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다.
- 제니퍼 클레멘트 (『Prayer for the stolen』 저자)
가슴이 미어지는 비극을 넘어선 차오르는 행복감, 삶을 바라보는 주인공의 애정 어린 시선은 감동 그 자체다.
- 데일리 익스프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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