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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의 네버랜드

북촌의 네버랜드

: 아이들의 시간을 기다려주는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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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가족 에세이 top100 14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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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6월 14일
쪽수, 무게, 크기 192쪽 | 330g | 145*205*20mm
ISBN13 9791160944808
ISBN10 1160944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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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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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는 동료들과 취재차 북촌 마을을 방문했는데 그곳의 풍경에 마음을 빼앗겼다. 오래된 한옥, 구불구불한 골목길, 담장 너머로 훌쩍 자라난 나무들…. 이 동네에는 우리가 원하던 조용함이 있었다.
--- 「조용한 동네에 살고 싶다」 중에서

어느 날 밤, 삼촌은 막 잠든 우리를 흔들어 깨웠다. 오늘은 칠월 칠석이니 지금 바다에 나가 달을 보아야 한다고 했다. (…) 삼촌은 빠르고 익숙하게 노를 저었다. 노가 물결을 가를 때마다 검은 바다에서 푸른빛이 일렁거렸다. 그게 발광 플랑크톤 때문이었다는 건 나중에 알았다. 그날 우리에겐 그저 신기하고 마법 같은 기적이었다.
--- 「영원한 여름의 밤」 중에서

우리는 신발에 아이젠을 끼우고 행진을 시작했다. 나와 아내는 지원이 양옆에서 팔짱을 끼고 지원이의 속도에 맞춰 걷고, 민준이와 민겸이는 자기들의 속도로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이렇게 각자 자기만의 속도로 함께 걷는 게 우리 가족의 산책법이다.
--- 「다섯 식구의 함께 걷기」 중에서

내가 어릴 적에 막내 삼촌은 탄력 있는 나뭇가지를 둥그렇게 오므려 묶고, 헛간 구석구석의 거미줄을 한 번 스윽 훑어서 순식간에 잠자리채를 만들어냈다. 이렇게 뚝딱 잠자리채를 만드는 모습을 볼 때마다 나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우리 집 아이들이 자라면서 가장 많이 산 장난감이 바로 잠자리채다.
--- 「당숙의 채집망」 중에서

어느새 예정된 시간이 끝났고, 시간이 없어서 말은 못 접겠다고 했더니 모두 이구동성으로 소리쳤다. “안 돼요, 오늘 다 해요!” 이날 나는 깨달았다. 종이접기의 마법은 어른에게도 통한다는 사실을.
--- 「마이 퍼니 프레젠테이션」 중에서

언젠가 아이가 크기가 다른 종이비행기를 여러 개 접어서 한꺼번에 날리는 것을 보고 놀랐다. 이렇게 아이가 나를 놀라게 하는 일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모든 것을 대신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아이는 점점 더 빨리 내 손 밖의 세계로 달려나가고 있다. 아이는 그렇게 바로 오늘, 지금 이 순간에 몰입하며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간다.
--- 「지금 이 순간의 아이들」 중에서

“아빠, 지나가던 아저씨들이 자꾸만 삼절곤을 빌려달라고 해요. ‘한번 해봐도 될까’ 하면서 자꾸 뺏어가요.” 지난 세기에 골목을 뛰어놀며 이소룡으로 변신했던 어른들이 골목길을 지나다 자신의 유년을 발견한 것이다. 북촌 마을에는 왕년의 이소룡들이 살고 있었다.
--- 「브루스 리의 추억」 중에서

여행을 하는 동안 민준이와 민겸이는 늘 그랬던 것처럼 호기심이 닿는 대로 앞서가다가 가끔 뒤돌아서서 차분히 누나를 기다렸다. 나는 서로 다른 걸음으로 나아가다 어느 순간 다시 만나는 우리만의 이 속도를 사랑한다. 수없이 길을 걸으며 우리 가족이 자연스레 몸에 익힌 여행법, 세상을 함께 느끼며 살아가는 법이 바로 이것이다.
--- 「함께 느끼며 살아가자꾸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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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가 내 삶에서 따로 뚝 떼어놓은 시간이 아니길, 나와 아이들의 삶이 서로에게 자연스레 스며드는 일상이 곧 육아가 되길 언제나 바라왔다. 간절히 바라면서도 그러나 그것이 가능할 거라고는 차마 믿지 못했었는데, 이 동화 같은 소망을 현실로 살고 있는 가족을 만났다. 넉넉한 마당을 품은 북촌의 어느 한옥에 손재주 좋은 피터팬 가족이 산다. 여기선 아이의 시간과 어른의 시간이 따로 있지 않다. 마음이 무거울 때마다 『칼의 노래』를 읽는 아버지는 아이와 블록으로 명량해전을 재현하고, 광화문광장으로 향하는 길엔 종이로 만든 ‘촛불 안경’을 쓴 아들이 함께 걷는다. 이 책은 실용서이다. 목공, 종이접기, 창작동화 짓는 법, 대화법, 여행법까지 안 다루는 분야가 없다. 아이와 함께 살아가는 일이라서 그렇다. 이 책은 ‘아이와 함께 충만히 살아가는 법’에 관한 아주 유익한 실용서이다.
- 장수연 (MBC 라디오 PD, 『처음부터 엄마는 아니었어』의 저자)
나에게도 6살과 7살 아이들이 있다. 추천사를 위해 미리 받은 원고를 펼쳐놓고 우선 종이접기부터 따라 했다. 서채홍 작가의 살뜰한 설명 덕에 가까스로 어딘가 어설픈 ‘부메랑 비행기’를 완성하니 아이들은 기뻐하며 제가 비행기가 된 듯 소파에서 뛰어내렸다. 그럴 때 나는 말한다. “뛰면 안 돼.” 아이들에게 안 된다는 말을 하지 않겠다고 엊그제 다짐한 것 같은데, 또 이런다. 『북촌의 네버랜드』는 그런 사람을 위한 책이다. 아이들에게 무엇이든 다짐하는 사람. 그 다짐을 종종 어기는 사람. 그리고 또 다짐하는 사람. 책을 읽으며 북촌의 네버랜드를 부러워하다, 책을 덮으며 우리 가족이 사는 이곳도 네버랜드가 될 수 있음을 깨닫는다. 아이와 좋은 시간을 보내려 노력하고, 가족의 건강한 관계를 고민하고, 우리만의 여행법을 찾아야지. 어려운 일이지만, 저기 북촌에 믿을 만한 이웃이 있어 할 수 있을 것만 같다. 좋은 이웃을 알게 되었다. 이제 좋은 사람이 되어야지. 우리가 만들 여러 동네의 네버랜드에서.
- 서효인 (시인, 『잘 왔어 우리 딸』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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