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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람의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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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8월 13일
쪽수, 무게, 크기 152쪽 | 228g | 125*204*20mm
ISBN13 9788927803577
ISBN10 89278035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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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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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럭저럭 배가 고파 옵니다.
사는 일이 그렇습니다.
나는 갈매기처럼 편안합니다.
나는 나의 길을 가졌습니다.
나는 죽음에 관한 아마츄어입니다.
죽어가며 다시 살아나고 있는 중이라고도 생각합니다.

당신은 바다를 보고 있는 중이라고 하셨지요.
당신은 지금도 푸른 지팡이처럼 단단하신가요?
당신의 사막에는 아직도 찢어진 바위들이
너덜대며
흩날리고 있습니까?
―「픽션들」 부분

한 쪽이 무거워진 새장은 기울어 있다
문은 닫혀 있고 열쇠는 반짝이지 않는다

낡은 철창에 푸른 번개가 치면
숨은 장소들이 삐걱 삐걱 나타난다

뼛조각을 희미하게 드러내며
별들이 어둠을 이어 붙인다

부유한 어제는 죽었다
가난한 내일이 홰를 친다

우리는 낮에만 태양이 타오른다고 말한다
우리는 밤에만 별이 빛난다고 믿는다

너에게 나는 빛나고 있니?
빛나는 건 모두 멀리 있니?

우리는 말이 새어나올까 봐
가슴에 손을 올리고 잠이 든다

우리의 귀는 새를 닮아 있고
심장은 새장 모양이다

새장을 열고 날아간 새들이 영영 돌아오지 않는다
―「오래된 새장」 전문

사막과 별은 달라서 좋아
당신의 말이 들리지 않아서 좋아
나는 피투성이로 빛나네
되도록 멀리서 빛나는 게 좋아
어릴 적에 베어낸 두 발은
검은 풀 뒤덮인 정원에 묻고
난장이의 발자국처럼 비밀스럽게
밤마다 손톱에 달을 그리네
발뒤꿈치에서 뽑은 푸른 깃털로
높디높은 유리산을 쌓네
이 까마득함이 좋아
끝없이 미끄러지면서 되돌아오는 노래가 좋아
인두겁을 쓰고도 네 발로 기어서
죽은 달의 등뼈를 타고 오를 거야
당신의 거울이 될 거야
―「모조 거울」 전문

침묵처럼 분명하고 싶어
보리밭처럼 하염없고 싶어

입 벌린 조개처럼 타락하고 싶어
해변의 미역처럼 순결하고 싶어

여러 그림자들이 겹쳐 있어
당신도 아니고 나도 아닌, 그럼 누구지?
내가, 또는 당신이 없다는 말인가?

검은 바닥에 우리가 일곱 번 떠올라
찬란히 빛나고 있어
단단하고 끈적대고 더러운
우리는 무지개일까?

버뮤다의 파도가 되고 싶어
날개달린 흰 말이 되고 싶어
붉은 줄이 쳐진 이름을 갖고 싶어
약속보다 깨기 힘든 거울을 갖고 싶어

세계는 우리에 대한 사실이 아니야
어떤 확신일 뿐
단단하고 끈적대고 더러운

사실은, 사실이 아닌
이 모든 사실들을 말하고 싶어
―「아포리아」 전문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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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처럼’ 분명한 것은, 실은 침묵‘보다’ 분명한 것이다. 박시하 시의 주체는 언어와 정면 대응하면서 아이러니와 역설을 교차, 반복한다. 죽은 언어의 죽음을 되살려내는 것이다. 죽음의 죽음이 지금, 여기에 되살아나는 순간, 살아 있음의 살아 있지 못함이 무기력해진다. 박시하 시의 이 복화술사 같은 대거리는 ‘아주 조금만 말하려다’가 ‘아주 조금만 더 말하는’ 세련된 방식을 구사한다. 그런데 조금만 말하기와 조금만 더 말하기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전자가 소극적 처세라면, 후자는 적극적 태도다. 전자가 나쁜 문학­미학에 가깝다면, 후자는 좋은 윤리학­정치학에 가깝다. ‘어머니’에 대해 아주 조금만 말하려다가 ‘아버지’에 대해 아주 조금만 더 말한 것이 박시하의 첫 시집이다. 낯설어서 더욱 반가운 첫 시집, 첫 출발이다.
이문재(시인)
박시하의 시들에는 북극의 오로라처럼 보이지 않는 슬픔의 무지갯빛 무늬가 서려 있다. 먼 곳의, 닿지 않는, 그러나 언젠가는 꼭 한 번 눈앞에서 만나게 될 것 같은, 나의 생애 한 켠에 품고 있는 무늬들. 이 무늬들은 삶의 "건널 수 없는 건너편"을 꿈꾸는 이들에게 깊이 갈앉아, 그들을 흐려지게 하거나 반짝이게 하는 그런 것들이다. 나는 그의 시를 읽으면서 "수많은 하나의 순간"을 여는 마법과 같은 손가락을 떠올린다. 누군가는 반드시 기록했어야 할 삶의 숨어 있는 장소들. 그가 가느다란 손가락을 들어 가리킨 곳마다, 한밤의 번갯불에 번쩍 모습을 드러내듯, 우리 안의 장소와 우리 밖의 고통이 아름다운 윤곽을 얻는다. 오로라, 하고 당신이 입을 열면 오로라, 하고 내가 따라 발음하는 우리의 동그랗고 허망한 입술. 그 오로라의 모양을 그려놓는 시인의 검고 투명한 글자들이, 시집을 읽는 당신의 가슴속에 지워지지 않을 잉크처럼 고요하게 퍼져나갈 것이다.
하재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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