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9년 06월 10일 |
---|---|
쪽수, 무게, 크기 | 404쪽 | 490g | 137*197*30mm |
ISBN13 | 9788934984566 |
ISBN10 | 8934984562 |
발행일 | 2019년 06월 10일 |
---|---|
쪽수, 무게, 크기 | 404쪽 | 490g | 137*197*30mm |
ISBN13 | 9788934984566 |
ISBN10 | 8934984562 |
[사소한 변화]는 오랜만에 읽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이다. 출간은 2019년에 되었지만, 원래 이 작품은 일본에서 1991년에 출간되었으니 이 작품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한국에서의 인기에 편승하여 뒤늦게 그의 예전 작품이 출간된 것이라고 보면 된다. 여기에서 이 작품이 원래 1991년에 출간되었음을 밝히는 이유는 이 작품이 다루는 소재가 바로 '뇌이식'과 관련된 것이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뇌이식이 실용화되지는 않았지만, 현재의 기술력으로는 가능하지 않을까라는 생각 덕분에 그리 신선한 소재라 할 수 없지만, 이 작품이 쓰여진 시기가 1991년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그 당시에는 꽤 참신한 소재가 아닐까 생각된다.(다만 이 작품은 예전에 히가시노 게이고의 [변신]이라는 이름으로 국내에 이미 출간되었다. 판권 계약이 바뀌어서 그런 것인지 몰라도 출판사와 책의 제목이 모두 바뀌어 출간되었으니 혹시나 히가시노 게이고의 [변신]을 읽었다면 이 책을 선택할 때 참고하길 바랍니다.)
이야기는 준이라 불리우던 청년 나루세가 뜻밖의 권총강도 사건에 휘말리면서 비롯된다. 집을 알아보려던 나루세가 부동산 회사에서 상담을 받다가 그곳에 권총강도가 난입하면서 한 소녀를 보호하기 위하여 몸을 날린 순간 나루세는 머리에 범인의 총을 맞고 쓰러지게 된다. 사경을 헤매던 나루세는 당시 최신기술이라 할 수 있는 '뇌이식' 수술 덕분에 깨어날 수 있었다. 머리에 총을 맞았으니 살 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하지 않았는데, 신기술로 인하여 목숨을 구하였으니 나루세가 기뻐한 것은 당연했다. 더구나 연인인 메구미와 다시 재회할 수 있게 되었으니 그의 기쁨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으리라.
그런데, 이 지점에서 살펴봐야 할 점은 바로 '뇌이식'에 관한 것이다. 장기를 이식받는 수술은 보편적인 것이어서 낯설지 않지만, 뇌를 이식한다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예전에 심장을 이식받았을 때, 심장의 제공자의 감정과 기억을 느끼는 사례가 영화와 소설은 물론 현실에서도 있었다는 이야기를 심심찮게 접할 수 있었는데, 기억과 감정, 생각을 담당하는 뇌를 이식한다는 것은 그러한 사례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물론 이 작품에서 등장하는 신기술로서의 '뇌이식'은 뇌를 통째로 이식하는 것이 아니라 손상된 뇌의 일부분을 이식하는 것이니 심장을 통째로 이식하는 것과는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뇌의 역할과 그 중요성을 감안한다면 어떤 부작용이 뒤따를지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을 것이다.
나루세 준이치의 수술을 집도했던 도겐 박사의 개인적인 기록이 작품의 중요한 순간마다 따로 등장한다. 처음 적용된 기술이다보니 그 부작용을 관찰하기 위한 도겐 박사의 기록은 이 작품이 허구의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객관적인 사실로서의 역할을 담당하면서 단순히 이 작품을 가상의 이야기인 소설로만 볼 수 없음을 독자에게 인식시키는 역할을 하게 된다. 도겐의 기록도 기록이지만, 준이치의 변화는 정말 뇌이식이 되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일 수도 있겠다는 공감으로 이어진다. 심지어 뇌의 작은 부분을 이식하였을 뿐인데, 그로 인하여 원래의 인격이 잠식당하게 된다면 우리는 이것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퇴원한 이후 나루세 준이치는 우선 목숨을 건졌다는 사실에 큰 기쁨을 느끼지만, 이내 그에게 찾아온 변화로 인하여 무언가가 잘못되었음을 깨닫게 된다. 조용하면서도 다소 소심한 성격이었던 그는 산업기기 제조업체에서 다른 사람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그저 맡은 일에 충실한 사람이었다. 또한 그림을 그리는 것을 좋아했으며, 이 과정에서 만난 메구미와의 사랑 역시 소중히 여겼다. 하지만 퇴원한 이후 그의 변화를 예고한 부분은 바로 메구미에 대한 감정 변화였다. 그녀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소중히 생각하던 그가 자신을 그토록 챙겨주던 메구미를 귀찮아하기 시작한 것이다. 아니 아예 설레이던 사랑의 감정을 전혀 느낄 수 없었으며, 오히려 병원에서 자신을 담당하던 여의사에게 매력을 느끼게 된다. 또한 그가 좋아하던 그림 그리기도 더이상 진척되지 않았으며 뜻밖에도 절대음감이라는 새로운 능력에 눈을 뜨게 된다.
준이치의 이러한 변화를 준이치는 물론 독자 입장에서도 분명 '뇌이식' 수술의 부작용에 따른 것이라고 눈치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는 부작용이라기보다는 충분히 그럴 수도 있다는 수긍으로도 볼 수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혈액을 온몸에 공급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심장을 신체의 장기만이 아니라 마음을 상징하는 것으로 보기 때문에 심장 이식이 단순한 장기 이식이 아니라 기증자의 마음까지 전달되지 않을까라는 확인되지 않은 추측과 또 그런 생각 때문인지 심장을 이식받은 사람이 기증자의 인격을 갖게 되는 사례도 있으니 뇌를 이식받은 준이치에게 나타난 새로운 인격과 능력도 바로 뇌를 기증한 도우너(기증자)의 것일 수 있다는 추리는 타당해 보인다. 실제 준이치 역시 그렇게 생각하면서 비밀로 되어 있던 도우너를 찾아 나서게 된다.
솔직히 히가시노 게이고의 [사소한 변화]는 추리소설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반전이라는 측면은 그리 부각되지 않는다. 작중 주인공인 준이치의 이야기는 읽는 우리의 입장에서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것이고 준이치에게 일어난 변화와 또 그토록 찾아 헤매던 도우너의 정체를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충격적인 반전을 기대한다면 이 작품은 다소 실망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언젠가는 보편화가 될지도 모르는 '뇌이식' 수술을 그 필요성과 효과 그리고 윤리적인 측면을 함께 생각해보게 한다는 점에서는 매력적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준이치가 경험하는 과정은 또 하나의 인격체를 갖게 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인격체에 의하여 기존의 인격체가 잠식당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분명 기존의 뇌에 비한다면 이식된 뇌는 극히 일부에 해당되지만, 뇌가 담당하는 그 특별한 역할과 상징성을 감안한다면 인격 자체가 아예 잠식되어 원래의 인격이 사라지는 이 작품의 이야기의 전개는 충분히 해봄직한 설정으로 다가오게 된다.
이야기의 막판은 잠식당하던 준이치가 나름의 반격을 전개하는 것으로 흘러간다. 솔직히 그 반격과 반격에 따른 결과도 직접 마주하기 전에 이미 예상할 수 있는 것이니 특별한 반전이라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그 결말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뇌이식'이라는 신기술에 대한 우려와 더불어 나루세 준이치로 대변되는 보통의 사람이 특정인 또는 특정세력의 이익을 위하여 희생양이 되는 부분도 함께 엿볼 수 있다는 점은 충분히 생각해 볼 수 있다. 일종의 음모론이라 치부할 수도 있지만, 이 세상에는 그 진실이 밝혀지지 않은 평범한 사람들이 희생양이 되는 사례가 과거는 물론 현재에도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 진실이 한참 시간이 지난 뒤에 밝혀지거나 아예 비밀로 묻히기 때문에 제대로 인식할 수 없다는 점이다.(미국을 비롯한 강대국의 비밀문서 기록이 해제될 때마다 조금이나마 우리는 이러한 사례를 확인할 수 있다. 물론 비밀문서로 기록된 것도 극히 일부분이겠지만)
이런 점에서 히가시노 게이고의 [사소한 변화]는 정통 추리물보다는 사회파 미스터리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일본의 사회파 미스터리의 거장인 마쓰모토 세이초를 계승한 인물이 미야베 미유키와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말이 있는데, 적어도 이 작품은 그 평가에 걸맞는 작품이 아닐까 생각된다. 따라서 히가시노 게이고의 신작은 아니지만, 이런 관점에서는 충분히 읽어볼만한 작품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십 년 전쯤,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한 권을 읽고 반해 그의 작품을 다 찾아 읽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 읽었던 소설이 『변신』이라는 소설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번에 비채에서 나온 책을 읽는데 느낌이 아무래도 비슷해 오래전 리뷰를 찾았더니 『변신』이라는 제목의 소설이었고, 이 소설은 개정판에 해당된다. 오래전에 읽었던 책을 찾아보니 느낌이 새롭다. 재미있게 읽은 책이라도 시간이 지나면 상세한 줄거리는 잊는 법. 책에 대한 약간의 느낌만 남아있는 상태에서 읽은 소설은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탄성을 지르게 했다. 물론 초기작이라 최근에 쓴 작품과는 조금 차이가 있지만 그의 본래 소설을 맛을 느끼게 하는 건 변함이 없다.
사고로 머리에 총을 맞아 뇌를 관통당한 환자가 있다. 부동산소개소에 들어왔던 살인범에게 총을 맞을 뻔한 어린 소녀를 구하려가 그렇게 되었다면 국민들은 그가 살아주길 간절히 바라게 된다. 한 대학교의 뇌과학 연구팀은 그를 살리기로 결정했고, 심장사한 사람의 뇌를 그에게 이식시켰다. 대학교의 연구팀은 전 세계의 최초로 뇌이식 수술을 성공시켰다. 깨어난 그의 이름은 나루세 준이치. 말이 없고 온순하며 낯을 가리는 성격이었다. 회사에서도 그에 대한 평을 그렇게 말했고, 그와 사귀던 메구미도 그렇게 말했다.
그런데 수술후 그가 달라진 것 같다. 그에게 뇌이식 수술을 주도한 도겐 교수팀은 그에게 일어나는 변화를 기록하기에 바쁘다. 세계적으로 이목을 받았고, 그에 대한 수술은 실패가 없어야 했다. 깨어난 준이치는 자신에게 뇌를 제공한 사람을 궁금해했고, 도겐 교수가 말한 도너는 세키야 도키오라는 인물이라고 했다. 그의 집을 찾아가 아버지를 만나 이야기해보지만 자신과 전혀 접점이 없는 것 같다. 장기를 이식받는 사람에게 나타나는 친근감 혹은 애틋함 같은 게 전혀 생기지 않았던 거다.
오래전 심장을 이식한 환자의 이야기를 말한 소설이 있었다. 그 소설에서 나타난 것도 심장을 이식해 준 사람의 가족을 만났을때 저절로 흐르는 눈물과 애정을 갈구하는 듯한 감정을 느꼈었다. 또한 최근에 방영한 한 드라마에서도 심장을 이식받은 사람이 공여자의 어머니를 만났을 때 느꼈던 감정 그리고 죽은 공여자가 당한 사고 현장이 꿈으로 나타났었다.
나루세 준이치가 이식받은 뇌의 주인은 과연 누구인가. 그가 일하던 직장 사람들도 하나같이 말한 그의 평온한 성격과는 다른 면모를 보이는 그. 여자 친구조차 전혀 다른 모습을 발견하게 되고, 뇌이식 수술팀은 그에게 다방면으로 검사를 하게 된다. 그들이 예상하지 못했던 과격한 행동을 하게 되는 준이치에게서 다른 사람의 그림자가 느껴진다.
다른 사람의 뇌를 이식했을 때 그 사람은 나루세 준이치일까, 아니면 뇌를 공여한 사람으로 변화되는 것일까. 그림을 그리기 좋아했던 준이치가 원하던 그림을 그리지 못하게 되고, 오히려 음악에 깊은 관심을 표하게 되는 모습들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그라면 전혀 하지 못했을 행동들까지. 준이치를 포함해 모든 사람이 그를 주시하게 된다. 뇌는 특별한 것일까. 그를 변하게 만들 정도로 장기는 많은 것을 기억하고 있는 것인가.
그에게 뇌수술을 하게 했던 사람들을 보면, 김호연의 『파우스트』를 떠올리게도 한다. 누군가의 필요에 의해 행해진 수술의 효과를 강하게 기대하는 자들. 소설 속에서만 나타나는 거라고 보기엔 무리가 따른다. 먼 훗날 가진 자들에게 원하는 것을 제공해 줄 수도 있는 일이라는 것. 머잖아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이라는 게 씁쓸할 뿐이다.
물론 히가시노 게이고의 초기작이라 충분히 예상가능한 스토리다. 추리소설 좀 읽는다는 사람은 어느 정도 예상했을 터다. 어떤 내용이 진행될 거라는 걸 예상했으면서도 또한 한번 읽었던 소설임에도 책을 놓을 수 없었던 건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작가의 작가의 필력 때문이리라. 많은 작품을 낸 작가로 유명하기에 그럴테지만 아마 내가 가장 많은 추리소설을 읽었던 작가가 히가시노 게이고가 아닐까 싶다.
인간의 본성과 뇌라는 장기가 가진 힘, 변화하는 자기 자신을 지키기 위해 했던 인간의 행동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소설이었다. 책 속에서 던지는 물음에 어떤 대답을 할 수 있는가. 인간으로서 제대로 된 삶을 산다는 건 어떤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해 볼 질문을 던져 주었던 책이었다.
'뇌를 전부 교체하면 어떻게 될까?'라는 문구의 띠지를 보는 순간 단 한권의 책이 연상된다. [데드맨]. 연속적으로 발견되는 시체는 몸을 이루는 요소들이 하나씩 사라져있다. 여섯번의 연속적인 사건에서 발견된 시체에서 나온 조각들을 모아보면 새로운 한 사람이 완성되는데 머리만 남아 되살아난 사람. 그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
의학과 과학이 발달하면서 장기이식분야가 예전보다는 훨씬 더 많이 발전했다. 인공장기도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그래도 가장 좋은 것은 같은 조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장기가 아닐까. 수요자는 많지만 공급자가 적기에 항상 대기자는 넘쳐나고 그로 인한 범죄까지도 알게 모르게 저질러지는 것이 현실이다.
몸의 모든 부분이 이식이 되는 것은 아니다. 도마뱀과는 다르게 사람은 사지는 붙일수가 없고 새로 나지도 않는다. 물론 이 분야도 연구중이어서 먼 미래에는 가능할지도 모른다. 사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뇌는 어떨까.
머리를 다치면 사람은 식물인간 상태가 된다. 장기는 살아있지만 뇌기능이 활성화 되지 않는 것이다. 뇌가 죽은 상태를 뇌사라 판정하고 그런 경우에는 죽은 것이라고 본다. 만약 뇌이식이 가능하다면 뇌사 환자들도 더이상 죽은 것이 아니게 되는 걸까.
총에 맞은 채로 실려왔고 부위가 머리였던 탓에 죽을 뻔 했지만 세계 최초 뇌이식환자가 되어 살아났다. 일단 살아난 것은 기뻤을 것이다.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지만 전과는 다른 것을 느끼게 되는 나루세. 그저 조용히 자신의 일만 하는 착한 성격의 나루세였지만 현장으로 돌아가서 일을 하게 된 나루세는 의지와는 다르게 행동을 하고 말을 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분명 전에는 없던 일이었다. 큰 사건을 겪고 사람이 바뀌는 경우도 있다더니 그러한 것일까 하고 생각을 해보게 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아무래도 뇌이식이라는 전제조건이다.
산다는 건 발자국을 남기는 거지. (270p)
심장이식을 소재로 한 영화나 소설에서 그런 설정을 할 때가 있다. 심장 기증자의 아내나 연인과 사랑에 빠지는 경우이다. 자신은 처음보는 사람이지만 심장이, 즉 마음이 시키는 대로 이끌렸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실제로 심장은 단지 사람의 몸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줄 뿐 그런 감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설정을 했다는 것은 단지 픽션이기 때문이라고 봐야 하는 것일까.
심장과 달리 뇌라는 조직은 생각을 하고 몸의 전반적인 기능을 담당하는는 복잡한 조직이다. 전체를 다 드러내고 다른 사람의 뇌를 넣은 것은 아니라도 아주 조금이라도 남의 뇌가 즉 뇌조직이 흡수가 되면 그 사람은 바뀌게 되는 것일까. 이런 설정 또한 픽션이라서 가능한 설정일까.
가정을 해보자. 만약 뇌사 상태에 빠진 환자가 한명이 있고 몸이 짓눌려서 더이상 회생불가능한 환자가 한명이 있다고 해보자. 분명 별개의 사람들이지만 한 몸에 한 머리를 더하면 단 한명은 살릴 수 있을 지도 모른다.
멀쩡한 머리에 멀쩡한 뇌를 붙여서 한명을 살렸다치자. 그 사람은 몸을 주인으로 봐야 하는 걸까 머리를 주인으로 봐야하는 걸까. 얼굴은 내가 아는 사람이건만 그 사람은 내가 아는 사람이 아닌 것이 된다. 우리는 겉으로 보여지는 것을 중시해야하는 건가 그 속의 내용을 봐야하는 건가.
원제인 '변신'을 [사소한 변화]라는 제목으로 바꾸어 놓았다. 그림을 좋아하던 그가 음악을 좋아하게 된 것은 극히 사소한 변화라 할 수 있다. 착하기만 하던 그가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는 것도 지극히 사소할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사소함들이 모여서 큰 변화를 만들어 내게 될 것이다. 몸이 변하는 변신이라는 원래의 제목처럼 말이다.
덧붙임. 히가시노 게이고는 90년대 초반 이 작품을 썼다고 한다. 나루세가 데이트 하면서 보는 영화는 <빽튜더퓨쳐>이다. 지금의 나이 어린 독자들이 이 영화를 알기나 할까. 아니 나루세의 여자친구가 언급하고 있는 '마이클 제이 폭스'가 누구인지 알기나 하려나. 세월의 무상함만이 나를 관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