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많은 정치가나 경제학자?노동사회학자 같은 전문가가 빈곤층 확대와 효율 악화에 대해 논하고 있다. 그러나 노동시장을 넓게 부감하고, 통계수치를 외국의 경우와 비교하는 학문적인 방법론으로는 일본의 노동현장에 만연하는 비정상적이고 위법이나 다름없는 상황은 절대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애초에 학문적 방법론으로는 상상하지도 못할 일만 터질 게 뻔하지 않은가? (중략)
미시적인 관점의 정보를 모았을 때 비로소 노동 실태가 보인다. 많은 현장에서 당연한 일이 되어버린 무참한 노동환경을 취재해서 보고하고, 작은 힘이나마 진정으로 의미 있는 노동환경 개혁을 위한 정보를 제공하면서, 동시에 위법노동?사기 고용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방법을 제시해나가고자 한다. _「만연해 있는 위법적인 노동환경」 중에서
★ 야마토 택배의 정규직 기사는 연일 3시간 초과근무를 부당하게 강요당한다. 이들이 얼마나 바쁜지 점심식사도 간단히 때우며 일한다. 택배기사 중에는 시간에 맞춰 배달해야 하는 압박때문에 우울증에 걸린 사람도 있다고 한다. 또 배달 인건비용을 제대로 환산할 시 수천억 엔에 달한다고 여겨지는데, 이 비용을 모두 무급노동으로 대체하고 있다고 한다. _ 「세계적인 인터넷통판기업을 떠받치는 노예 노동」 중에서
★ 일본의 오래된 기업은 “이게 국제화다”라고 말하며 12시간 밤샘 노동을 부과하고, 글로벌기업은 “이게 일본 방식이다” 라고 말하며 밤샘 노동을 부과한다. _ 「장시간 근로는 기업에게 무조건 이득」 중에서
★ 일반적으로 식품가공 작업복은 인간의 타액이나 균으로부터 식품을 지키기 위해서 입는다. ‘치즈도 섬세한 발효식품이니 산소나 잡균 등이 들러붙으면 품질이 변할 위험이 있어서 입는 거겠지……’ 하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여기에서 입는 방호복은 식품으로부터 사람을 보호하기 위해 입는 옷이었다. _ 「위험한 치즈 공장」 중에서
★ 매일 아침 청소부터 시작해서 주로 샴푸를 담당했고 셔터를 내린 다음 딱 한 번 커팅 연습을 허락받았다. 그런데 한 달이 지나고 두 달이 지나도 월급을 주지 않았다. 처음에는 점장이 깜빡했나 보다고 생각했는데, 아무리 그래도 두 달이 지나니 불안해져 점장에게 물었다. 그러자 그는 생각지도 못한 대사를 내뱉었다.
“응? 우리 가게에 연수하러 온다고 했잖아. 연수 기간인데 돈을 왜 줘?” _ 「돈 대신 일을 가르쳐주잖아!」 중에서
★ 이러한 현장이 있는 한편으로는 최근에는 일부러 ‘보여주기 위한’ 청소부도 있다. 공항이나 거대 쇼핑몰, 레저시설 등에서는 청년들이 얼룩 한 점 없는 제복을 입고 청소 도구를 쌓아 올린 카트를 밀면서 걷고 있다. ‘저희는 청소부까지 깔끔하고 멋있습니다’ 하고 어필하고, 손님은 시설에 대한 동경이 커진다. _ 「젊음을 이용한 기업의 이미지 전략」 중에서
★ 두 가지 사례가 극단적이라고 생각할지 모르나 보시는 바와 같이 이 정도로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에는 깊은 고랑이 파져 있다. ‘인간 대 인간인데 이렇게 생각하는 게 당연하잖아요?’ 같은 상식이 그 고랑으로 모두 빠지고 마는 것이다. 그래서 정규직이 비정규직에게 무언가를 가르치는 일은, 혹은 그 반대도 불가능하다. 비정규직이 현장에 있다는 사실을 ‘할 수 없는 사태’로 보고 그들을 ‘외부 사람’이라고 네거티브하게 바라보는 기업이 너무 많지 않은가? ‘그들도 또한 자기들과 마찬가지의 노동자고, 새로운 관점을 제시할 수 있는 조력자다’ 정도로 의식을 바꿔 바라보기만 해도 개선할 여지가 상당하다고 생각한다만……. _ 「물 마시는 곳도 비밀」 중에서
★ 몇 년 전부터 ‘낙수효과’라는 경제용어가 자주 등장한다. 상류계급이 돈을 많이 벌면 샴페인처럼 부가 흘러넘쳐서 하층계급에게도 전달된다는 설이다만, 도대체 언제 흘러넘칠지 의문이다. 아예 하층계급부터 윤택하게 한다면 어떤가? 시급 1, 300엔이라면 일급이 대략 2, 800엔이나 오른다. 저임금 노동자는 오랫동안 강요된 절약을 해왔으니 늘어난 일당 덕분에 지출이 늘 것이다. 그럼 경제는 활발해지고 기업에 이익으로 환원되지 않을까? _ 「최저임금으로는 부족하다」 중에서
★ 천연자원이 적은 일본은 자원을 가진 나라 이상으로 노동자 한 명 한 명의 파워를 높이지 않으면 쇠망의 길을 걷는다고 초등학교 때부터 배웠다. 고도성장기는 이러한 국민적 여론 일치가 있었지만 어느새 노동자가 우습게 여겨지는 사회로 변하고 말았다. (중략)
정부가 기업이, 그리고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간단하다. 계층제 개선으로 인한 저변 노동자의 지위를 향상시키는 것이다. 이로 인해 경영자와 정규직, 정규직과 비정규직, 비정규직끼리의 인간관계를 건전하게 바꿀 수 있을 것이다. 데면데면하고 차갑기 그지없는 직장에 따뜻한 바람을 불어넣어 활성화한다면 언젠가 개개인이 가진 역량이 꽃피게 될 것이 분명하다.
_ 「노동자를 우습게 봤을 때 찾아올 미래」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