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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에서 핀 연꽃처럼

진흙에서 핀 연꽃처럼

편집부 편 | 모과나무 | 2019년 06월 05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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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6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228쪽 | 388g | 154*210*15mm
ISBN13 9791187280361
ISBN10 11872803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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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부터 끔찍이 우애가 좋았던 나는 형언할 수 없는 슬픔에 휘청였다. ‘죽음이 무엇이고, 살아있는 것은 무엇인가? 보내는 사람과 남아있는 사람의 고통…… 삶이란 대체 무엇일까?’ 상념은 끊이지 않고 무기력한 나날이 이어졌다. 얼마 후 스님이 플럼빌리지에서 포행 도중 쓰러지셨을 때 도움을 주셨던 분들이 계셨다기에 딸아이의 도움을 받아 감사 편지를 보냈다. 플럼빌리지에서 회신이 왔다. 많은 분들이 걱정했는데 무척 안타깝다는 말과 함께 스님이 안거에 드셨던 분들과 찍은 사진을 보내왔다. 서양 스님들 사이로 환하게 웃고 계시는 스님 모습을 뵈니 다시 만난 것처럼 반갑게 느껴졌다. 문득 스님이 어떤 공부를 하셨는지, 참선이 무엇이고 화두가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 p.18~19

세상과 어머니와 벽을 쌓고 공부에만 매진하던 나에게 또 다른 시련이 찾아왔다. 유학 생활을 하는 도중 자궁내막증식증에 걸려 한 차례 수술을 받게 되었고 급기야 2년 뒤에는 자궁경부암 1기 판정을 받았다. 설상가상으로 분노로 똘똘 뭉친 내 가슴의 한이 응어리가 되어 다시 자신을 후려치면서 우울증에 걸려 3년간 정신분석 상담을 받기에 이르렀다. 너무 오랜 시간동안 자신의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기 때문에 온 병이 인과응보라는 사실을 그때는 미처 느끼지 못했다. --- p.29~30

미얀마 성지순례를 다녀와서 느낀 사실은 ‘왜 이렇게 조급하게 빨리빨리 하며 살고 있나’ 였다. 천천히 여유을 가지고 생각하며 행동하면 실수도 줄고 더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는데도 말이다. 부처님의 나라, 그리고 가피에 대해서도 새롭게 느끼게 되었다. 성지순례 다녀온 후 다음 날부터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 p.52

부처님의 가피로 이 세월을 살아왔다. 혼자라면 너무도 쓸쓸했을 길을 부처님과 동행하며 한 생애를 살았다. 개인적으로 가슴 아픈 일들은 모두 가슴에 묻고, 만나는 사람들에게는 늘 웃음으로 대했다. 그래도 채울 수 없는 공허함과 슬픔은 부처님 법을 공부하며 이겨낼 수 있었다. --- p.63

스님의 말을 듣는 순간, 나는 뒤통수를 턱 하고 맞은 기분이었다. 수행이 반드시 명상하고 경전을 읽는 것만 수행인가? 마음이 혼탁하고 어지럽다면 책장을 꽉 채울 만큼의 경전을 읽어도, 하루 종일 면벽참선을 하고 있어도 소용이 없는 일이었다. 눈을 치우는 게 힘든 건 사실이다. 육체적인 고통이 일어나는 건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며, 그것이 첫 번째 화살이다. 그러나 그것에 집착하면 안 된다. 몸의 괴로움에 집착하느라 마음까지 괴로워지는 두 번째 화살까지 맞아서는 안 되는 것이다.
--- p.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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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문염송』에 ‘설식부당포舌食不當飽 화병불충기畵餠不充飢’라는 말이 있습니다. 밥을 이야기해도 배가 부르지 않고, 그림의 떡으로는 배를 채울 수 없다는 뜻입니다. 경전 속 가르침은 생활 속에서 실천할 때 우리 삶 속에서 오롯이 드러납니다. 참선하고 기도하고 염불하고 사경하고 남에게 베푼 만큼 우리는 더욱 자비로워지고 아름다워져야 합니다. 끊임없이 부처님을 닮아가다 결국에는 부처님이 돼야 합니다.
- 원행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누구에게나 고난과 역경은 찾아옵니다. 하지만 아무리 힘들고 절망적인 순간일지라도 이를 오히려 부처님을 만날 수 있는 계기로 삼아 극복할 수 있습니다. 불자로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며 구체적으로 자신에게 어떠한 변화가 있었는지 차분하게 글로 정리해보는 것도 참회의 방법이며, 그 자체가 수행이 될 수 있습니다.
- 이기흥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신도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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