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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여지도 3

대전여지도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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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6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64쪽 | 150*210*20mm
ISBN13 9791196694210
ISBN10 1196694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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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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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이 바뀔 때쯤 어디선가 콧속을 파고드는 냄새에 고개를 갸웃한 적이 있으신가요? 냄새를 맡는 그 순간에 번쩍하고 뇌리를 스치는 무엇 때문에요. 때론 선명하고 때론 희뿌연 한 형태이지요. ‘냄새’는 저 바닥에 가라앉은 기억 한 자락을 끄집어내는 묘한 능력이 있습니다. 무심하게 지나치려는 감각을 톡톡 건드려 일깨웁니다.
이 ‘기억’은 사람을 사람답게 합니다. 인류는 기억을 매개로 세대를 건너왔습니다. 앞 세대가 쌓은 기억을 가능한 방식으로 갈무리하고 다음 세대에 전하며 경험을 통해 습득한 지혜를 함께 담았습니다. 이는 주술사 입에서 나오는 주술의 형식을 띠기도 하고 음유시인을 통해 긴 대서사시로 전하기도 합니다. 때론 점토판이나 파피루스에 적기도 했습니다.
기억은 ‘말과 문자’라는 형태로만 존재하지는 않습니다. 눈에 보이는 유형의 무엇에 스며들어 다음 세대로 이어집니다. 인류가 변형한 자연일 수도 있고 도시와 이를 구성하는 건축물, 도로, 가로수 등 많은 요소일 수도 있습니다. 이 요소 안에는 독특한 ‘냄새’가 배어 있습니다.
지금은 이 냄새가 점차 희미해지는 시대입니다. ‘콘크리트’는 현대사회를 표현하는 다양한 상징 중 무엇보다 두드러집니다. 이 콘크리트로 지은 아파트는 도시를 대표합니다. 땅 위에 머물던 활동 공간을 공중으로 확장하며 인류는 오만함도 함께 부풀렸습니다. 비가 내리면 질퍽거리고 햇볕이 오랜 기간 쨍쨍 내리쬘 때는 마른 먼지 풀썩 날리던 대지도 온갖 것으로 덮어 버렸습니다. 덕분에 메마른 땅에 굵은 소나기 떨어지는 그 순간에 올라오는 냄새를 지금 아이들은 잘 모를 겁니다. 지구 위에 잠시 머물다가 떠날 우리는 다음 세대에 어떤 기억을 전할지를 진중하게 고민해야 합니다.
--- p.11~12

개량하지 않은 옛 부엌 모습 그대로다. 불 때는 아궁이 위에는 검은 무쇠솥 하나와 양은솥 하나가 걸려 있고 벽에는 온통 그을음이다. 새까맣다. 부엌 안으로 들어서자 어떤 ‘냄새’가 확 풍겨 온다. 그 냄새는 아주 깊은 곳에 침잠해 있던 과거 한 대목을 쑥 끄집어낸다. 강한 힘이다. 눈물 나게 정겹다.
“계속 쓰는 부엌이면 벽에 황토를 발라 깨끗하게 만들어 쓰지. 뽀얗고 참 이뻤는데. 지금은 새까맣지? 가끔 시래기 삶을 때나 쓰니까. 그냥 두는 거여. 그래도 그 아궁이에 불 땔 때 방에 들어가면 얼마나 뜨듯하고 좋은지 몰라.”
이웃한 대평리에서 시집을 왔다는 김순임 씨는 현재 생활하는 공간 안에서 고개만 마당 쪽으로 내민 채, 이리저리 집 구석구석을 들쑤시고 다니는 낯선 이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툭툭 던진다. 정말 외가에 온 것처럼 편안하다.
--- p.76

어득운이마을에 안산동 일대에서 가장 오래된 집이 있다는 이야기가 문득 떠올랐고 마을 안길에 들어섰을 때 세월이 한껏 묻어나는 돌담을 본 기억도 났다. 그 돌담은 작은 건축물의 벽이었다. 놀랍게도 요즘 정말 보기 힘든 ‘잿간’이었다. 구조로 보았을 때 부춛돌 잿간이라 부르는 형식이었다. 재를 쌓아 두는 곳과 볼일을 보는 곳, 재와 섞인 똥을 모아 두는, 세 칸 구조 흔적이 희미하게 남았다. 잿간 앞에 장작을 잔뜩 쌓아 두었다. 재는 불을 때는 아궁이에서 나오고 똥과 섞어 농토에 뿌리는 거름으로 썼다. 아주 어릴 적, 기억도 가물가물하던 시절에 시골 외가에서 사용했던 기억이 머리꼭지를 간지럽힌다. 회색빛 재가 주는 당돌한 차가움 때문에 지금도 잿빛을 좋아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 p.74

마을에는 옛날부터 사용했던 우물이 아직도 몇 개 남아 있다. 직접 확인한 것은 두 곳이다. 지금은 시멘트를 이용해 우물을 고쳐 놓았다. 양지편은 본래 물이 그리 풍요롭지 않은 마을이었단다. 여기저기 땅을 파도 양껏 물이 나오지 않았다. 남아 있는 우물 두 곳 중 좀 더 북쪽에 있는 우물 옆집에는 윤채순(75) 할머니가 산다.
“내가 열아홉 살에 시집왔는데 그때도 있었고. 시어머니가 계속 물을 길어다 먹었으니 한 100년은 되었을 거예요. 지금은 안 먹는데, 그냥 허드렛물로 쓰는 사람도 있는 모양이에요.”
할머니는 우물만큼이나 오래되어 보이는 집에서 홀로 산다. 남쪽을 바라보는 집은 一자형이다. 서쪽으로 부엌을 두었다. 시멘트로 보수를 했지만 부엌문과 형태는 나무를 땔감으로 사용했던, 오래전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했다. 툇마루에 서면 멀리 광새골과 광새들이 보인다. 마을 앞 도로를 건너면 보이는 곳이다. 경지 정리 하기 전에는 논과 밭이 섞여 있었지만 지금은 대부분 논이다. 너른 평야가 아닌 골짜기 논인데 경지 정리를 잘해 두었다.
마당 동편으로는 농기계를 보관하고 한때, 집돼지 한 마리도 길렀을 것 같은 창고가 있다. 마당 서쪽으로는 사랑채를 들였다. 사랑채 기둥에는 지난겨울 방 안에 들어온 것을 잡아 두었다는 지네 몇 마리가 매달려 말라 간다.
--- p.89~92

마마키친 뒷담벼락과 골목을 접하는 집 앞을 지나는데 인기척이 들린다. 서원에 가기 전 들렀을 때는 아무도 없었는데, 김부기(82) 씨가 마당 평상에 앉았다.
김부기 할머니는 신탄진이 친정이다. 스무 살에 이 마을로 시집왔다. 할머니는 집안 동생네 집에 놀러 온 참이었다.
“내가 이 동네에 왔을 때는 몇 집 되지도 않았어. 그래도 농사채는 많았지. 한 섬지기는 되었으니까. 그때는 농사지으면 하루에 네댓 끼니는 해 날라야 했다고. 그걸 다 광주리에 이고 저 아래 논까지 날랐지. 시집오니까 시어머니 시아버지에 시외할머니, 그리고 시동생이 네 살, 여덟 살, 시누는 열두 살 먹었고. 물도 저 아래 마을회관 있는데, 마을 유래비 뒤에, 거기에 있던 샘에서 길어다 먹었다니까.”
집주인 김상순(80) 할머니도 고향이 신탄진이다. 김부기 할머니 집안 동생인데, 남 주기가 아까워 김부기 할머니가 중매를 섰단다. 김부기 할머니 사촌 시동생네 집이었다. 시동생 다섯 명에 시누이 세 명이 있었다. 그곳에 맏며느리 자리였다.
“결혼하겠다고 오니까. 춘천 군부대에 있는 남편을 면회 가서 데리고 나오더라고. 그렇게 결혼식 하고 다시 군대에 갔어. 한 1년인가 있다가 제대해서 나오더라고.”
김부기 할머니는 그 집안에 동생 김상순 할머니 정도는 시집을 와야 건사할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단다. 60년이 다 된 이야기지만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힘이 든다. 고생스러웠던 세월이다. 한마을 아래윗집에 그렇게 시집을 와 평생을 살았고 지금도 여전히 둘은 서로에게 ‘위로’다.
--- p.116~118

“하루 종일 찧어야 보리 한 가마 찧는데 여섯 개면 그렇게 많은 것도 아니었지.”
신동 양짓말에서 주민에게 들었던 것처럼 녹골마을 사람에게서도 금강 나루터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추가로 들은 이야기는 배 종류다.
버스와 택시처럼 배도 두 종류가 있었단다. 사람만 탔던 조그만 나룻배도 있었고 질마를 진 소를 태울 수 있는 큰 배도 있었다.
봄답지 않게 따가운 햇살이 사정없이 내리쬐었지만 마을은 그 햇살을 온몸으로 받으며 의연했다. 이곳에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가 들어서도 바람실고개를 통해 금강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여전히 넘어올지 무척 궁금하다.
그 풍광만은 고스란히 남겨 놓길 바랄 뿐이다.
--- p.104

헌동네서 방 찾는 이가 사라진 건 이미 10년도 훨씬 더 되었다. 이유야 뭐, 조금 더 깔끔하고 청결한 ‘원룸’이 이곳저곳에 많이 들어서서다. 말집은 생긴 것뿐만 아니라 주거 문화도 요즘 원룸과는 많이 다르다.
“시끌벅적했지. 새학기 시작하면 아이들이 입방식하고 개강파티도 했어. 마당에서 삼겹살 사다가 구우면 내가 밥 지어서 내주고 아저씨가 맥주 몇 상자 내놓고 그랬지. 재미있었는데.”
개인 삶을 철저하게 보호하다 못해 고립시키는 원룸과는 다르다. 공동화장실을 사용했고 생활동선이 일상적으로 부딪힐 수밖에 없는 구조였으니 어쩔 수 없었을 게다. 입방식이라는 행사를 통해 안면을 익히고 인사를 나누는 편이 생활하는 데 훨씬 편했을 터다. 주인과도 함께 사니, 눈치 빠르고 붙임성 좋은 자취생은 하숙과 다를 바 없이 생활했다.
“넉살 좋은 학생들은 대단했어. 눈치껏 일을 도와주며 허물없이 지내다 보면 어느새 안방을 차지했다니까. 밖에 나갔다 들어와 보면, 냉장고에서 먹을 것 꺼내 먹고 안방에 누워서 텔레비전 보고 있을 정도였어. 우리 집에 걸려오는 전화도 받았어. 그래도 밉지 않았지.”
그렇게 정을 나누며 살았던 자취생 중에는 지금도 찾아오는 이들이 있다. 이미 중년을 넘어서 아이들을 앞세워 인사한다. 자식이나 다름없다.
--- p.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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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득한 열정으로 지역의 삶과 문화를 엮어 온 『월간 토마토』 이용원 편집장의 『대전여지도3』은 대전이라는 외피를 걷어 내고 유성구를 톺아본 소중한 기록이다.
도시화의 물결이 남실남실 다가오는 유성구의 고샅고샅을 발품 팔아 훑어 낸 애틋한 이야기들이 다뿍하다. 따뜻한 눈길로 포착한 유성 곳곳의 정겨운 풍경들과 정직한 노동의 이력이 깊게 팬 주름진 얼굴들, 이 사진들은 대전이라는 도시의 근원을 돌아보게 한다.
『대전여지도3』은 꾸밈없이 드러낸 도시의 속살과도 같다. 조곤조곤 풀어낸 한밭골 사람들의 내밀한 사연이기도 하다. 마을과 마을의 내력들은 흥미진진한 역사이기도 하고, 우리들이 언제든 되돌아가도 좋을 아름다운 시절의 꿈과 같다.
“기억하기 위해 기록한다”는 이용원의 발걸음은 서두름이 없다.
물 좋고 쌀 좋고 인심까지 좋은 삼미천, 금강의 푸른 바람 넘나드는 마을, 계룡산 줄기에 기댄 양지바른 동네, 주변은 사라져 홀로 조용히 숨 쉬는 마을….
그는 아주 오래된 돌담이 허물어져 내리는 골목길을 가만가만 걷고, 흙벽이 소리 없이 부스러지는 이 집 저 집을 기웃거린다. 문풍지 나달거리는 어느 집 마루에서든 두런두런 정담이 새어 나오는 마을회관 앞뜰에서든 눈을 마주친 어르신의 말씀에 하염없이 귀를 기울인다.
그리하여 『대전여지도3』은 유성 사는 팔순 노인의 아련한 추억담이기도 하고, 이제는 뿔뿔이 흩어진 애잔한 가족사이기도 하고, 애면글면 위태로운 어느 마을의 역사이기도 하다.
_황풍년(전라도닷컴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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