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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의 길 야만의 길, 발칸 동유럽 역사기행

낭만의 길 야만의 길, 발칸 동유럽 역사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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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9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501쪽 | 912g | 153*224*35mm
ISBN13 9788960602533
ISBN10 8960602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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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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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사라예보 뒷골목의 풍경은 첫날의 편견을 깨고 말았다. 낙서로 어지러운 건물엔 총탄자국이 완연하고, 부서진 가옥 한편에 쭈그리고 앉은 노인들의 초라한 모습에서 이 도시에 남아 있는 잔혹했던 내전의 흔적을 느낄 수 있었다. 사원마다, 모퉁이마다 묘비가 늘어서 있고, 그 앞엔 시들지 않은 꽃들이 놓여 있다. 3년 8개월의 전쟁 동안 누군가는 남편을 자식을 친구를 잃었을 것이고, 또 누군가는 불구가 되어 아직 고통에 신음하고 있을 것이다. 이슬람 사원에서 내전중 사망한 주민의 묘비를 정리하고 그 주변의 잡초를 뽑아내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결코 쉽게 치유할 수 없는 전쟁의 상처를 느낄 수 있었다. 평화의 제전인 동계올림픽의 개막식장까지 빼곡히 채워진 묘지들이 수십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내전의 아픔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그 당시 공포에 질린 사람들은 낮에는 저격을 당할까봐 늦은 밤에 시신을 묻었다고 한다. - p.33

서울의 청계천보다 약간 더 큰 정도여서 강이라고 부르기에는 초라한 밀야츠카강 위 라틴 다리는 전쟁으로 무너진 후 다시 만들어졌고, 바로 앞에는 암살사건을 기념하는 작은 박물관이 있다. 박물관 건물 벽에는 “이 지점이 1914년 6월 28일 오스트리아-헝가리 황위 계승자 프란츠 페르디난트와 그의 부인 소피아가 가브릴로 프린치프에게 암살당한 곳”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당시 오스트리아는 독립을 요구하는 헝가리에 자치권은 주되 왕은 오스트리아가 겸임하는 ‘오스트리아-헝가리 이중제국’ 형태였다. 이제 사라예보는 평화를 되찾았고 라틴 다리와 박물관은 세계 각지에서 찾아온 관광객들의 명소가 되어 있다. 강가의 낡고 낮은 건물 사이로 작은 호텔들이 들어서 있고, 다리 주변에는 삶은 옥수수를 파는 행상들이 관광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p.70

베오그라드 중앙역에서 쭉 뻗은 대로 양편에 나토가 폭격한 건물이 그대로 남아 있다. 젊은 세대가 즐겨 찾는 번화한 거리에 다 부서진 건물을 흉물스럽게 그대로 두고 있는 것이다. 이 외에도 전쟁으로 파손된 채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건물은 더 있다. ‘절대로 잊지 말자’는 의미에서란다. 무엇을 잊지 말자는 것일까? 그들의 선배가 얼마나 많은 생명을 빼앗고, 이웃을 절망적으로 만들었고, 그 대가로 겪은 혹독한 시련을 잊지 않기 위해서라면, 그래서 전쟁의 잔해를 남겨 이토록 무서운 전쟁이 다시 없도록 과거의 잘못을 잊지 말자는 의미라면, 그 정신에 큰 박수를 쳐주고 싶다. 그러나 만약 그것이 아니라면? 많은 역사가 그렇듯 자신들의 악행은 애써 감춘 채, 자신들이 입은 피해만 부각시키고 후세들에게 그것을 ‘기억’시키기 위해 이 흉측한 건물들을 그대로 둔 것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p.136

유럽이 아시아와 아프리카로 눈을 돌린 가장 큰 계기가 이슬람으로부터 기독교를 구할 메시아를 찾기 위한 것이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향후 수세기 동안 유럽은 전 세계를 지배하게 되었다. 만리장성을 쌓아 가진 것을 지키려고만 했던 중국은 그 성 안에 갇혀 결국 제국주의의 희생양이 된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만리장성의 길이마저 고무줄처럼 부풀리고 있다. 두브로브니크는 이토록 높고 견고한 성을 쌓았지만 외부와의 소통을 잊지 않았다. 유럽과 아시아의 가교로 문화를 잇고, 해상무역으로 부를 모았고 명성을 떨쳤다. 그래서 바다와 척박한 돌산에 가로막힌 보잘것없는 작은 도시였지만, 환경적 제약을 승화시킨 두브로브니크는 오랫동안 강한 도시국가로 번성할 수 있었던 것이다. 지금도 크로아티아의 끝자락에 섬처럼 고립되어 있지만 여기에 사는 사람들에게 그런 단절의 기운을 느낄 수 없다. ---p.204

아우슈비츠는 20세기 근대문명의 야만성을 상징한다. 이곳은 후미진 곳이 아니다. 각국에 흩어져 있는 유대인들을 기차로 실어다가 한곳에 모아놓고 집단으로 학살하기에 알맞은, 철도교통의 사통팔달 요지인 중부유럽 폴란드의 서쪽에 있다. 전시관의 길게 이어진 복도 옆에 걸려 있는 큰 지도는 이곳에 수용소를 세우기로 결정된 이유를 짐작케 한다. 지도를 보면 아우슈비츠가 유럽의 한가운데 있음을 알 수 있다. 유대인 수용소가 폴란드 땅에 세워진 또 다른 이유는 인근 지역에 유대인이 제일 많이 거주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치독일은 유럽 내 흩어져 있는 유대인 분포에 대한 조사를 했는데, 유대인들은 폴란드(330만 명), 소련(320만 명), 루마니아(85만 명)를 중심으로 거주하고 있었다. 소련과 루마니아에 인접한 폴란드 땅이 최적의 장소인 것이다. 유대인에 대한 집단학살이 우발적으로 일어난 것이 아니라 조직적·체계적으로 준비된 만행이었다는 증거다. 전시관 지도 옆에는“유대인을 멸종시켜야 한다”는 섬뜩한 구호가 표기되어 있다. ---p.248

오스만 제국과의 충돌지점에 있었던 오스트리아의 두려움은 1683년 다시 현실이 되었다. 유럽을 노린 오스만의 대군이 다시 진격해 빈을 포위한 것이다. 오스만 군대는 빈 성 주위에 지뢰를 매설하고 3개월에 걸쳐 봉쇄한 채 땅굴을 파 성 안으로 진입을 준비했다. 성 안에 있던 사람들은 오스만군에 완강히 저항했지만 엄청난 공포와 기아에 시달려야 했다. 빈이 뚫리면 전 유럽이 위험해진다는 절박함에 이웃 독일을 중심으로 유럽 각국에서 기독교 연합군(Holy League)을 결성, 빈으로 급파해 치열한 전투를 벌였고, 천신만고 끝에 오스만군을 격퇴했다. 이때 남겨진 오스만 군대 막사에서 잘 말려진 검은 알갱이 500포대가 발견되었다. 낙타 배설물로 알고 버리려던 것을 터키어 통역사가 그것이 바로 오스만 사람들이 즐겨 마시는 커피원두라는 사실을 알려줬다. ---p.305

바르샤바는 ‘부활의 도시’다. 전쟁으로 인구의 절반이 죽고 도시의 85% 이상이 파괴된 유령의 도시에서 고색창연한 중세의 도시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이 모든 것을 바르샤바 시민들의 피와 땀으로 만
들었다. 벽돌 한 장, 문고리 하나, 대문 한 짝까지 철저한 고증을 거쳐 중세도시로 완벽히 부활시켰다. 전쟁 당시 파괴된 도시의 사진이 없었다면 폐허였다는 사실조차 몰랐을 것이다. 히틀러가 전차를 앞세우고 침공하기 전까지, 스탈린이 붉은 군대를 이끌고 내려오기 전까지 바르샤바는 ‘또 하나의 파리’,‘ 중부 유럽의 파리’로 불릴 정도로 아름다운 도시였다. 폴란드가 황금기를 구가하던 1596년, 지그문트 3세가 크라쿠프에서 이곳으로 수도를 옮긴 후 바르샤바는 폴란드 정치와 경제, 문화의 중심지였다. 그런데 독일 점령군이 이곳을 잿더미로 만들어버렸다. ---p.363

지하 곳곳에 작은 소금호수와 수많은 이름이 붙은 방이 있다. 코페르니쿠스가 1493년 이곳을 방문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코페르니쿠스 방’, 폴란드의 공주 킹가와 관련된 ‘전설의 방’, 그리고 ‘불탄방’에는 긴 막대에 매달린 횃불을 들고 있는 소금 조각상들도 있다. 이 광산에서는 메탄가스 때문에 종종 화재가 발생해 메탄가스를 정기적으로 미리 폭발시킨 것을 묘사한 것이다. 광산의 하이라이트는 지하 110m에 있는 대규모 예배당이다. 소금 2만 톤으로 65년에 걸쳐 만든 이 예배당은 세계 유일의 초대형 소금 예배당이다. 샹들리에, 조각상, 예수와 제자들의 벽화, 계단 등 모든 것을 소금으로 만들었다. 소금으로, 그것도 광부들의 거친 도구로 만들었다는 게 믿기 어려울 정도로 정교한 조각과 부조 작품은 소금결정으로 만들어진 투명한 샹들리에의 빛을 받아 빛나고, 은은하게 반사되는 불빛이 보는 사람을 경건하게 만든다. 음향효과가 뛰어나 콘서트가 개최되기도 한다. ---p.377

절대 낭만의 도시 프라하도 눈물과 한숨, 아픔과 야만으로 그늘진 때가 있었다. 지도를 보면 체코의 지형은 단도(dagger)처럼 생겨 독일의 옆구리를 찌르고 있다. 그래서 독일은 체코를 언젠가 옆구리를 찌를 수도 있다는 위협으로 간주해 항상 이 땅을 정복하려는 야심을 가지고 있었고, 체코는 늘 독일의 위협에 시달려야만 했다. 중국이 한반도를 자신을 찌를 단도로 여기고 주기적으로 정복전쟁을 펼쳐 복종시키려 했던 것과 비슷하다. 또한 체코는 중앙유럽에서 위세를 떨치던 오스트리아, 폴란드와 헝가리에 둘러싸여 있어 이들의 끊임없는 침략에 시달려야 했다. 더 아래쪽에서는 오스만 제국의 공격도 있었다. ---p.399

페스트의 강 건너편에 언덕을 끼고 있는 ‘부다’ 지역은 그나마 뒤편에 산이 있어 푸른색이 여기저기 보이고, 랜드마크인 왕국의 지붕이 밝은 파스텔 색이어서 페스트 지역보다 느낌은 덜하지만 전체적으론 역시 회색 톤이다. 왕궁 안쪽에는 어부의 요새와 마차시 교회가 있고 그 앞쪽에 겔레르트 언덕과 치타델라 요새가 있다. 강은 요새 앞쪽에서 약간 왼편으로 굽이쳐 흐르다 두 갈래로 갈라진다. 낮은 산은 있지만 끝없는 평원이 지평선을 이룬다. 그 평원을 따라 총과 화포로 무장한 오스만의 대군이 손쉽게 쳐들어올 수 있었다. 짙은 회색이 휘감은 도시, 그래서 우울해 보이는 도시, 그러나 나는 주저 없이 이 도시를 내가 본 최고의 도시로 꼽는다. 이 도시는 장엄하고 힘이 느껴진다. 아기자기한 기교를 쫓지 않고 선이 굵은 남성의 미, 뭔가 무거운 이 느낌이 도시를 더 위엄 있게 한다. 도시의 야경은 그야말로 숨을 멎게 한다. ---p.453
---p.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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