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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러라 내 눈물, 경관은 말했다

흘러라 내 눈물, 경관은 말했다

[ 양장 ] 필립 K. 딕 걸작선-10이동
리뷰 총점8.2 리뷰 11건 | 판매지수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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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8월 31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464쪽 | 628g | 153*224*30mm
ISBN13 9788993094411
ISBN10 8993094411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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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갑을 꺼낸 다음, 그 안에서 모리의 전화번호를 적어놓았던 쪽지를 찾아보았다.
그의 지갑은 아주 얇았다.
신분증이 모두 사라지고 없었다. 그가 계속 남아있게 해주었던 신분증이. 그가 총에 맞거나 강제수용소로 끌려가지 않은 채로 군경의 바리케이드 사이를 지나다닐 수 있게 해주었던 신분증이.
내 ID 카드 없이는 두 시간도 채 살아남지 못할 텐데. 그는 생각했다. 심지어 이 낡아빠진 호텔 로비에서 저 바깥의 보도 위로 걸어나가지도 못할 거야. 사람들은 십중팔구 나를 캠퍼스 가운데 한 곳에서 도망친 학생이나 선생으로 간주할 테지. 어쩌면 남은 평생 동안 노예가 되어서 중노동을 하고 살아야 할지도 몰라.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비존재자’가 되는 거지. --- p.39

“사실은 남편이 아직 살아있어요. 알래스카에 있는 강제수용소에 들어가있죠. 남편을 풀려나오게 하려다보니, 맥널티 씨한테 정보를 제공할 수밖에 없어요. 이제 1년만 더 있으면― ” 그녀는 어깨를 으쓱했다. 그녀의 표정은 이제 우울하고 의기소침해 보였다. “그 사람 ‘말’로는 잭이 나올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이리로 돌아올 수 있다고요.”
결국 당신은 남편을 꺼내기 위해서 대신 다른 사람들을 강제수용소로 보내는 것이군. 그는 생각했다. 듣고 보니 전형적인 경찰과의 거래인 것도 같았다. 아마도 사실일 터였다. --- p.85

일단 그들이 나를 주목하게 된 이상 ‘한 번 열었던 파일은 완전히 도로 덮어버리는 일은 없군.’ 제이슨은 문득 깨달았다. 일단 한 번 주목을 받았다 하면, 두 번 다시는 무명의 존재로 돌아갈 수가 없는 것이었다. 따라서 애초에 주목을 받지 않도록 조심할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나는 이미 주목을 받고 말았지. --- p.149

“그 애가 한 짓 중에서 아직까지 한 번도 들통 나지 않은 게 뭔지 알아요?” 루스는 갑자기 목소리를 낮추었다. “그 애는 자기가 훔친 식료품으로 도망친 학생들을 먹여 살렸어요.”
“그런데 경찰에서는 한 번도 그 문제로 그녀를 체포하지 않았나요?” 도망친 학생들에게 음식이나 은신처를 제공하는 사람은 FLC에서 최소한 2년을 썩어야 했다. 그것도 초범일 때의 이야기였다. 재범일 때에는 형기가 무려 5년으로 늘어났다. --- p.185

“하지만 당신도 슬퍼할 수는 있잖아요.” 루스가 그의 얼굴을 유심히 살펴보며 말했다. “제이슨! 슬픔이라는 건 어른이든 아이든 동물이든 간에, 모든 생물이 느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감정이에요! 그건 ‘좋은’ 느낌이라고요.”
“어떤 빌어먹을 놈의 측면에서 그렇다는 거죠?” 그가 냉랭하게 쏘아붙였다.
“슬픔은 당신이 자기 자신을 떠날 수 있게 해주죠. 슬픔으로 인해 당신은 자기만의 좁고 얇은 피부 밖으로 걸어 나올 수 있어요. 그리고 당신이 뭔가 슬픔을 느끼기 위해서는 그보다 먼저 사랑을 해야만 하죠. 슬픔이라는 것은 사랑의 최종 결과이니까요. 슬픔은 잃어버린 사랑이니까. 당신도 이해하겠죠. 난 당신이 이해한다는 걸 알아요. 하지만 당신은 거기에 대해서 생각하고 싶지 않은 거예요. 그건 이미 완료된 사랑의 주기예요. 사랑하고, 잃어버리고, 슬픔을 느끼고, 떠나고, 그리고 또다시 사랑하게 되는 거죠. 제이슨, 슬픔은 당신이 반드시 혼자 있어야만 한다는 자각이에요. 그리고 그 너머에는 아무것도 없지요. 왜냐하면 혼자 있다는 것이야말로 살아있는 생물 각자의 궁극적인 최종 운명이니까요. 죽음이란 바로 그거예요. 거대한 고독인 거죠.” --- pp.215-216

“앨리스, 당신은 나에 대해서 알고 있죠. 내가 누군지 당신은 안다고요. 그런데 어째서 다른 사람들은 나를 전혀 모르는 거죠?”
“왜냐하면 그들은 한 번도 거기 가본 적이 없으니까요.”
“‘거기’라뇨?”
--- p.290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제이슨 태버너는 인기 가수이자 TV 쇼 프로그램의 진행자로, 우생학 실험의 결과물인 ‘식스’이다. 어느 날 방송을 마치고 돌아가던 중, 제이슨은 만나주지 않으면 죽겠다는 전 애인의 전화를 받는다. 원한을 품고 있던 여자는 만난 자리에서 제이슨에게 외계 기생 생물을 던지고, 제이슨은 그 생물의 일부가 몸속에 파고드는 바람에 위독한 상태에 빠지고 만다. 정신을 차리고 나서 자신이 있는 곳이 허름한 호텔방인 데다 신분증이 모조리 사라진 것을 알아챈 제이슨은 겁에 질려 주변 인물들에게 도움을 청한다. 그러나 아무도 그를 알아보지 못하고, 공공기관과 병원에도 제이슨의 기록은 없었다. 졸지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 된 제이슨은 신분증을 위조해 상황을 타개하려 하지만, 오히려 거대한 음모의 가담자로 몰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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