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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살아도 돼

이렇게 살아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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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6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272쪽 | 414g | 135*205*20mm
ISBN13 9791136202697
ISBN10 11362026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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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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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급히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다. 늦은 시간이라 그런지 받지 않았다. 불과 해발 599미터짜리 다카오高尾산에서 불어오는 싸늘한 겨울 산바람이 살갗을 파고든다. 이날따라 배터리도 별로 없다. 전철카드는 아무 소용없다. 지갑에는 지폐 한 장 없다. 딸랑거리는 동전만 서너 개.
10분후 아내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잠에서 깬 목소리다.
“잠깐 잠들었어. 무슨 일이야?”
“큰일났다. 지금 나 하치오지.”
“뭐야? 종점까지 가버렸어?”
“응… 어떡하지?”

아내는 잠깐 숨을 고르더니 슬픈, 아니 체념한 목소리로 말한다.
“오빠 미안. 돈이 지금 하나도 없어. 카드 되는 택시를 타고와도 내 카드는 지금 한도 다 써서 안 될 거야. 기다렸다가 첫 전철 타고 오는 게 나을 것 같아.”
“응, 알았어. 내가 알아서 할게!”
일부러 마지막은 활기차게 말했다. 하지만 전화를 끊고 나자 절망감이 엄습해 온다. 동전 서너 개를 합산해보니 130엔이다. 나이 34살 남자가 수중에 130엔밖에 없다. 웃음이 나왔다.

--- 「집으로 가는 길1」 중에서


“내가 이 일한지 딱 8년 됐는데 그래도 네가 처음이야.”
“뭐가요?”
“이자 미리 갖다 주면서 외국 나간다고 사실대로 말하는 놈.”

그러면서 그는 내 커피 값까지 정말 오래간만에 같이 계산했다. 커피숍을 나와 헤어지는데 내 어깨를 툭툭 건드리며 “열심히 살아라. 넌 될 거야. 물론 돈은 꼭 갚고.”라며 격려까지 해줬다.
그로부터 십 수 년이 지난 후 우연찮게 만난 그쪽 세계의 프로페셔널 재일동포 사채업자에게 이 일련의 사채 경험을 말한 적이 있다. 그러자 그는 “햐, 요즘엔 안 쓰는 말이지만 사채용어 중에 센이치千一라는 게 있는데, 딱 네가 그런 케이스였네.”라며 “정말 운이 좋았던 거니까 두 번 다시 사채 같은 거 쓰지 마라.”라고 껄껄거렸다. ‘센이치’란 천 분의 1, 혹은 천 명 중 1명을 뜻하는 말이다. 빌려주는 사람, 빌리는 사람 양쪽 모두에 해당되는데, 사채업자가 천 분의 1의 확률로 어떤 사람한테 특별한 감정을 느껴 잘 해준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빌리는 사람이 천 분의 1의 희박한 확률로 착한 사채업자를 만난다는 뜻도 된다. 그때는 마냥 지옥같이 느껴졌지만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어보니 최초이자 마지막이 될 사채거래에서 나는 천 분의 1의 확률을 기적적으로 뚫고 ‘천사’를 만난 것이었다.
--- 「하루카, 그리고 가부키초」 중에서


이런 내 마음을 읽었는지 보스가 파란 신호등을 기다리며 정면을 주시한 채 차분히 설명한다.
“우리 할머니 이야기 너한테 안 했나? 우리 할머니도 생선 팔았는데 할머니는 아예 가게도 없이 장날이 되면 바구니에 생선 담아서 몇 리 길을 걸어가고 했어. 당시 국민학생이던 내가 몇 번이나 따라갔으니까 잘 알지. 그런데 우리 할머니도 영업 한 번을 안 했다. 그냥 장터 한구석에 돗자리 깔아놓고 가져가신 생선 늘어놓은 후에 파는 거야. 주무시기도 했고, 그 옆에 기대어 나도 할머니랑 같이 졸기도 하고. 그러다가 잠에서 깬 내가 심심해서 사람들한테 ‘생선 사이소!’라고 외치면, 주위 상인들은 웃지만, 할머니는 너 지금 뭐 하냐면서 화를 내셨거든. 부끄럽다 이거지. 당신도 부끄러운 일이라 여기시는데 귀여운 손자가 저러니 얼마나 창피하셨겠니? 네 어머니도 그런 심정이었을 거다. 아마…….”

말끝을 흐리는, 보스의 차분한 설명을 듣다 보니 정말 그랬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 사실 어머니는 부끄러워했다. 당신의 몸에 항상 배어있는 생선 냄새를. 그 생선 냄새가 나한테 옮겨갈까 봐 가게도 오지 말라 했던 유년 시절의 기억이 떠오른다.
--- 「어머니의 영업」 중에서


너와 처음으로 만났던 2009년 그날을 아직도 기억한다. 아직 고등학생 티를 벗지 못했던 너. 걱정도 했지만 너는 금방 홀로 섰다. 부모의 도움 없이, 고졸이라는 학력으로. 그 홀로서기에 내 행동과 생각과 인식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기를. 한국으로 떠난 지 몇 년이 되었지만 페이스북도 있고 카카오톡도 있다. 고민이 있을 땐 늘 그렇듯 ‘속상해’라고 보내라.

해결은 안 되겠지만 조금의 위안은 받을 수 있을 테다. 그리고 그렇게 세월은 흘러간다. 모든 게 순조롭게 해결되면 더 무료해지는 법이다. 문제가 생기고 해결이 안 되어 속상한 것을 털어놓으면서 위안 받고 기분이 조금 풀리면 그 에너지로 또 나아가고. 이 루틴의 ‘위안’은 지금까지 그래왔듯 앞으로도 여전히 내가 담당할 테니 넌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살아가면 된다.

잘 살고 있다. 너는.
--- 「연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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