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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의 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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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6월 26일
쪽수, 무게, 크기 196쪽 | 280g | 140*210*20mm
ISBN13 9788954655859
ISBN10 8954655858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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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아메리카는 풍경의 순결성 때문에, 그 자체의 형태 때문에, 그 자체의 존재론 때문에, 파우스트적인 방식으로 존재하는 인디오와 흑인 때문에, 최근의 발견으로 드러난 사실 때문에, 아메리카가 조장해 이루어진 창조적인 인종 혼합 때문에, 신화의 샘이 고갈될 가능성이 아주 낮다는 것이다.
--- p.14~15

그날 오후 노예들은 걷는 내내 웃으면서 자신들의 아시엔다로 돌아왔다. 마캉달은 이 세상의 왕국에 머무름으로써 자신의 약속을 지켰다. 백인들은 건너편 해안의 위대한 신들에게 다시 한번 허를 찔려버렸다.
--- p.53

옛 기억이 되살아나자, 이런 사실이 므시외 르노르망 드 메지를 몹시 불안하게 만들었고, 그는 북이란 것이 어떤 경우에는 속이 빈 통나무 위에 염소 가죽을 팽팽하게 씌운 것 이상의 무엇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러니까, 노예들은 반란을 일으키도록 자신들을 북돋고 연대하게 한 비밀 종교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아마도 노예들은 여러 해 동안 거듭해서 므시외 르노르망 드 메지의 코앞에서 그 종교의 의례를 행하고 축제용 북을 치며 대화했을 테지만, 그는 그게 무슨 의미인지 생각해본 적도 없었다.
--- p.74

르클레르가 겪은 죽음의 고통이 그녀의 두려움을 키웠고, 그로 인해 그녀는 그 섬의 진정한 주인, 다른 해안의 전염병을 막아줄 수 있는 단 한 사람, 의사의 처방전이 쓸모없게 된 상황에서 치료를 할 수 있는 유일한 의사인 솔리만이 주문을 통해 불러들이는 마력의 세계로 성큼 다가가게 되었다.
--- p.91

하지만 티 노엘은 그 경이로운 세계가 카프의 프랑스 총독들은 전혀 알지 못하는 흑인의 세계라는 사실을 알고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 p.106

나름대로 많은 생각을 해보았건만, 티 노엘은 누군가의 가죽 채찍 아래 다시 허리가 굽은 자기 신하들을 도울 방법을 찾아내지 못했다. 노인은 그렇게 끝없이 재생되는 속박, 다시 움트는 속박의 싹, 그 불행의 증식 앞에서 절망하기 시작했고, 가장 체념해버린 사람들은 결국 그런 것을 반란의 총체적인 무용성에 대한 증거로 수용하고 말았다.
--- p.155

일단 그렇게 결정하자 티 노엘은 사람이 동물로 변신하는 권능을 가지게 됐을 때 변신하는 것이 얼마나 쉬운지 알고서 깜짝 놀랐다. 그 증거로 그는 어느 나무에 기어올라 새가 되고자 했고 즉시 새가 되었다.
--- p.155~156

이제야 그는, 인간은 자신이 누구를 위해 고통을 받고 희망을 품는지 결코 모른다는 사실을 이해했다. 인간은 자신이 전혀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고통받고 희망을 품은 채 일하며, 그 모르는 사람들 역시 행복하지 않을 다른 사람들을 위해 고통받고 희망을 품은 채 일을 할 것인데, 그들이 행복하지 않은 이유는 자신에게 부여된 행복 저 너머에 있는 행복을 늘 열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간의 위대함은 분명 현재의 것을 개선하고자 하는 데 있다. 스스로에게 여러 과제를 부과하는 데 있다. 하늘의 왕국에는 쟁취해야 할 만큼 위대한 것이 없는데, 그곳에는 모든 것의 위계가 정해져 있고, 알 수 없는 것이 없고, 존재가 무한하고, 희생이 불가능하고, 휴식과 기쁨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온갖 고생과 의무로 힘들어하고 불행을 겪으면서도 아름다움을 유지하고, 재앙을 겪으면서도 사랑할 수 있는 인간만이 이 세상의 왕국에서 자신의 위대함, 최상의 길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 p.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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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되돌리고 재구성해서 픽션으로 만들어낸다, 이는 이야기를 창조하는 카르펜티에르만의 방식이다.
-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알레호 카르펜티에르는 라틴아메리카의 문학을 완전히 뒤바꿔놓았다. 그는 자연주의를 뛰어넘어 마술적 사실주의를 창조해냈다. 우리는 모두 그가 남겨준 언어와 상상력의 유산에 기대고 있는, 그의 후손이다.
- 카를로스 푸엔테스
마술적 사실주의와 거기서 태어난 작품들, 그리고 현대 라틴아메리카 문학을 비롯해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듯 아마도 히스패닉 세계의 위대한 전통까지도, 이 모든 것이 바로 이 책에서 시작했다. 『이 세상의 왕국』이 없었다면 후안 룰포, 훌리오 코르타사르,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역시 없었을 것이다.
- 일란 스타반스 (문화연구가)
『이 세상의 왕국』은 문학적인 격렬함을 품고 있다. 카르펜티에르가 자신을 토마스 만이나 W. H. 허드슨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한 작가로 만들어주는 우아한 통찰력과 특별한 스타일을 지녔다는 것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카르펜티에르의 작품은 부활 전야에 대성당에 울려퍼지는 오르간 소리 같은 힘과 다채로움을 품고 있다.
- 뉴욕 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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