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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메 그린다

그리메 그린다

: 그림 같은 삶, 그림자 같은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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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9월 17일
쪽수, 무게, 크기 372쪽 | 628g | 152*214*30mm
ISBN13 9788996305293
ISBN10 8996305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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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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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책의 편집자 입니다.
2012-09-19
<그리메 그린다> 편집자 인사드립니다.
이책은 조선의 화가들이 남긴 그림들과 시, 산문을 곁들여
삶에 대한 진한 통찰과 철학을 전해주는 책입니다.

어느덧 가을이 깊어가는 지금,
신산한 느낌의 <그리메 그린다>로
울울한 마음을 달래보시는 것도 좋을듯 싶네요.

지금은 위대한 화가로 칭송받는 화가들이,
그림은 영원히 남았지만 삶은 과연 어떠했는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누구는 그림(삶의 진짜배기 모습)을 그렸을테고
누구는 그림자(삶의 껍떼기 모습)을 그렸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림 같은 삶을 살지 않은 사람은 없었습니다.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결국 안견은 대나무가 아니라 대나무 그림자를 그린 것이니, 삶이 이러할 것이다. 우리가 어찌 사는 본령을 죄다 안다 할 것인가? 실은 그 비친 형상만 취하며 살아가는 게 우리네 삶이며, 그게 삶의 본질 아니겠는가? 인생이 깔아놓는 삶의 진실은 무엇이며, 설령 그림자인들 이에 미치지 못할쏘냐? 결국 우리가 그려내는 것은 삶의 잔영에 불과한 것이다. (...)삶은 그림자에 불과하다. 그림 또한 그림자를 그려대는 것일 뿐이다. 그러니 다들 무에 그리 연연하는가? 헛되고 헛되기만 한 인생사이거늘. ---p.43~44

“내 앞에서 다시 그려 보거라.”
그러며 붓을 던져 주었다. 승업이 그림을 마치자, 이응헌은 기가 막힌 듯 천장을 올려보며 생각했다. 고아로 떠돌며 글도 모르는 하인 놈이, 그림 그리는 사람들 어깨너머로 배워서 이 정도에 이르다니! 어찌 신이 돕지 않고서야...
한동안 생각에 잠겨 있던 그가 입을 열었다.
“그림을 한번 제대로 배워 보거라.” ---p.70

없는 것으로 있는 것을 만드니
그림으로 모습을 그릴지언정 어찌 무슨 말을 전하랴!
세상엔 시인이 많고 많지만
누가 이미 흩어진 혼을 불러 주리오. ---p.134

운명의 칼날 앞에서도 어수룩하게 바보같이, 의연하게 내게 들씌워진 소임을 다하고자 하였소. 인생은 비록 고통스러웠지만, 곧 사라질 이슬에 불과하오. 보시오, 내 그림만이 이렇게 남아 있지 않소. ---p.227

정선이 아끼는 바는 그림 자체에 있지 않았다. 대신, 치열하고 중단 없는 창작열에 있었다. 그의 그림이 긴 여운을 남기는 것은 사람을 비추는 달빛처럼 풍요롭게 보는 이를 감싸 안기 때문일 게다. 그 속에서는 그림자마저 황홀하고 넉넉하다. 우리는 그 너른 품속으로 들어가 켜켜이 먼지 묻은 영혼의 거문고를 꺼내어 튕기고, 해금도 쟁쟁거리며 타고, 다른 모든 삼현육각을 울리면서 한바탕 문풍이 흐르는 ‘예술 소풍’을 즐겨봄이 어떠한가!
---p.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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