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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를 모르는 위대한 노동자

권태를 모르는 위대한 노동자

: 박서보의 삶과 예술

리뷰 총점9.9 리뷰 7건 | 판매지수 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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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7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380쪽 | 678g | 152*225*30mm
ISBN13 9788959065325
ISBN10 8959065323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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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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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등록금을 받아 의기양양 서울에 올라간 재홍은 회현동에 사는 친척 아주머니 댁에 머물며 대학 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홍대 미술과는 용산구 효창동의 원효사에 있었다.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요인 백범 김구가 국가 재건을 위해 인재를 양성하고자 건국실천원양성소를 설립했던 곳이다. 그가 암살되는 바람에 2년 만에 해체되고 홍익재단이 그 본부를 매입했다. 1949년 법학부, 문학부, 초급 대학부의 4년제 사립대학으로 인가를 받은 홍대는 조각가 윤효중이 문교부에 힘을 써서 문학부 내에 미술과를 설치하게 되었다. 당시 이화여자대학교와 숙명여자대학교를 제외하면 남자가 갈 수 있는 미술과는 서울대학교와 홍대 두 곳뿐이었다. 재홍은 1950년 홍대 문학부 미술과 2기 3명 중 1명으로 입학했다. 당시 이름을 날리던 청전 이상범과 고암 이응노 밑에서 그림을 배우는 것이 재홍은 그저 신기할 뿐이었다.
--- p.39~40

김일엽과의 문답은 오랫동안 서보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고 맴돌았다. 하지만 마음에 더 와닿았던 것은 당시 유행하던 실존주의 철학이었다. 친구에게서 카뮈의 책을 빌려 읽으면서 서보는 『이방인』의 주인공 뫼르소에 동일시했다. 아프리카 해변에서 엉뚱한 사람에게 방아쇠를 당기던 뫼르소의 등 뒤로 쏟아져내린 뜨거운 햇살이 자기 등에도 느껴지는 듯했다. 천천히 당기는 손가락을 자극하는 방아쇠의 저항도 제 것인 양 실감났다. 머리로 이해하려고 하면 난해한 줄거리지만, 그 기분만큼은 알 것 같았다. 명동과 을지로의 술집이나 다방에 삼삼오오 모여 있던 대학생과 예술가에게 프랑스의 실존주의는 전쟁의 벼랑 끝에서 그들이 맞닥뜨렸던 ‘생존’의 문제를 건드렸고 ‘부조리’를 인식시켰다.
--- p.77

그래도 파리에서 체류가 길어지니 순간순간 울적해질 때가 많았다. 그럴 때면 센강가에 하염없이 앉아 아내와 아들을 생각했다. 숙소로 돌아오면 그 마음 그대로 종이에 센강의 풍경을 유화로 옮겼다. 그것을 본 리아가 너무 좋다고 감탄했다. 그런 그림만 그린다면 자기가 다 팔아줄 수 있다고 장담하며 서보에게 파리에 남으라고 했다. 가족도 파리로 데려올 수 있게 해주겠다고 설득했다. 하지만, 서보는 거절했다. 자신은 추상미술의 길을 걷기로 작정한 사람인데, 그런 구상 그림을 팔려고 그렸다는 것이 알려지면 두고두고 오명이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 p.146~148

서보의 곁에는 끝까지 남은 속 깊은 친구가 많지 않다. 서보의 혈기지분(血氣之憤)에 치명적으로 다치는 일 없이, 그의 혈기가 더 생산적인 것을 향하도록 방향을 잡아주면서 젊음을 아낌없이 투자한 김창열은 현대미술의 불모지에서 서보가 제 일을 다 할 수 있게 하늘이 준비해준 선물 같은 친구였다. 물론 서보도 창열에게 이것저것 가릴 것 없이 제 속을 터놓고 흉 없이 지낼 수 있었던 편한 친구였고, 좋은 라이벌이었다. 둘은 서로의 작업을 지켜보고 격려하며 각자 자기만의 정체성을 찾아나가 훗날 한 사람은 물방울로, 한 사람은 묘법으로 서로 엄지손가락을 척 들어올릴 작품을 들고 다시 만난다.
--- p.183~184

벌써 일주일이 지났다. 우환은 심한 고문과 폭행으로 이러다 내가 죽겠구나 생각했다. 그 순간 남산에서 풀려났다. 떠나기 전 중앙정보부 사람이 여러 장에 빼곡히 볼펜을 꾹꾹 눌러쓴 달필의 편지를 보여주었다. 서울에서 우환의 행적을 일일이 해명하며 우환이 세계적으로 얼마나 중요한 예술가이며 한국에 없어서는 안 될 사람인지 구구절절 호소하는 서보의 탄원서였다. 세상에 자기편이 있다는 벅찬 감정을 안고 우환은 서보의 새집으로 왔다. 복잡한 생각들을 정리하며 서보의 집에서 며칠 동안 명숙의 도움을 받아 몸조리를 했다. 서보와 우환 둘 다 남산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입을 다문다는 각서를 쓰고 나왔기 때문에 어디에도 하소연을 하지 못했다. 얼마나 무서웠냐, 아팠냐, 가혹했냐 서로 묻지도 못했고, 위로도 해줄 수 없었다.
--- p.239~240

서보는 일단 한지로 바닥지를 만들어보았다. 방의 온돌을 뜨끈하게 해놓고 한지를 원하는 폭으로 접어 물칠을 해서 찢었다. 한 장 한 장 오공본드를 칠해 3겹지 3장을 배접하고 따끈한 온돌에 잘 펴서 말렸다. 안료 색이 강조되는 것이 싫어 자연스런 발색(薄色)이 가능한 재료를 고민하다가, 을지로 시장에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파는 곰방대에 넣고 피우는 ‘장수연(長壽煙)’이라는 담배를 사왔다. 금연시대인 지금으로 치면 황당한 이름인데, 아무튼 장수연을 물에 끓여서 액을 냈다. 안성 작업실 주변에서 뽑은 쑥도 삶아 물을 내 그 두 액을 큰 통에 섞고 먹물을 뿌려 물감 대신 써보았다. 먹을 직접 갈지 못하고 먹물을 사다 썼더니 나중에 썩은 냄새가 났지만 색감은 좋았다.
--- p.288

그때부터 서보는 자유분방해서 힘이 많이 드는 지그재그 작업을 줄이고 직선을 내려 긋는 작업으로 바꾸었다. 한지를 찢으면서 밑으로 내려와 맨 끝에 물방울처럼 종이가 뭉치는 작품이 한동안 지그재그 작업과 겹쳤다. 하지만 종이 뭉친 자욱이 괜한 첨언(添言)처럼 느껴져서 그 작업은 조금 하다가 그만두었다. 그 대신 한 줄로 일정하게 내려 긋는 작업은 계속 이어갔다. 몇 십 번을 왕복해서 긋자 종이가 양옆으로 밀려 골이 패이고 밀린 종이는 선(線)이 되었다. 내려 긋는 것은 가로로 긋는 것보다 팔의 움직임을 조절하기 어려워서 서보는 캔버스를 90도 돌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선을 그었다. 겹친 한지가 연필에 걸리지 않게 하기 위해서 한지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붙였고, 한 줄씩만 조금씩 붙여 물을 뿌려가며 작업했다. 물감은 아크릴을 개어 썼고, 색상은 블랙 계통으로 작업했다. 1999년부터는 화이트 계통의 작업이 섞였고, 레드는 2000년부터 등장했다. 2003년부터 블랙은 제작이 멈추었다.
--- p.315~316

서보는 대신 다른 작업에 몰두했다. 여전히 작업실에 매일 나와 책상에서 묘법을 디자인했다. 예전처럼 혼자 작업하면서 즉각적인 감에 따라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는 방식이 아니었기 때문에, 사전에 미리 전체 이미지를 그려보는 것이 필요했다. 승호가 컴퓨터로 만들어준 모눈종이를 판화공방으로 보내 4절보다 조금 더 큰 아르슈지에 석판으로 찍게 했다. 그런 다음 묘법의 구도와 형태와 명암을 상상하면서 그 위에 연필로 초벌 그림을 그렸다. 문방구에서 볼펜 지우는 화이트 용액을 사와 모눈종이의 선들을 지우며 물감 대신 썼다.
--- p.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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