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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

손정의

: 끊임없이 시대를 휘젓는 손정의의 숨겨진 이야기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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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9월 25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464쪽 | 754g | 153*224*30mm
ISBN13 9788962340761
ISBN10 89623407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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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학 시절 손정의가 청춘을 맘껏 구가할 수 있었던 건 국적도 인종도 문제 삼지 않던 자유로운 신천지로 건너왔기 때문만이 아니다. 그가 미국에서 큰 날개를 펼칠 수 있었던 건 간질환에서 회복된 부친 손삼헌이 윤택한 생활비를 보내 주었기 때문이다. 부친에게 받은 그런 원조에 관해서는 모든 ‘손정의전’에서 무시되고 있다. ---p.107

“아버지는 제가 어렸을 때부터 늘 말씀하셨어요. 정의야, 내 모습은 가짜다. 난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하는 수 없이 장사의 길로 접어들었지만, 너는 천하국가 차원에서 매사를 생각하기 바란다고. 그래서 저는 어릴 적부터 장사할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어요.” ---p.118

“뭐, 첫인상은 평범하고 호감 가는 청년이었소. 예의 바르고 말씨도 공손했고. 단, 약간 특이한 면이 있는 남자라는 생각은 들었소. 무슨 얘기 끝에 그가 불쑥, 아주 진지한 표정으로 ‘우주의 끝에는 뭐가 있을까요? 우주의 처음 시작은 어땠을까요?’라고 묻지 않겠소.” ---p.122

“반짝반짝 빛나던 손 군의 그 눈도 나를 매료시켰소. 야심가라기보다 그야말로 우주의 끝을 내다보겠다는 그런 호기심이 눈동자에 머물러 있었지요. 솔직히 말해 그 눈빛에 홀린 건지도 모르겠소.” ---p.123
“아버지가 저를 한도 끝도 없이 치켜세웠기 때문이죠. ‘너는 나보다 머리가 좋다’라고. 저는 아버지한테 한 번도 혼난 적이 없어요. 그런 환경에서 자란 탓인지 제가 평생을 걸고 정말 열심히 하면 상대가 히사미쓰제약이든 브리지스톤이든, 혹은 도요타든 마쓰시타든 반드시 앞지를 수 있다는 전혀 밑도 끝도 없는 자신감만은 있었습니다.” ---p.132

손삼헌은 오랜 인간관계와 기존의 촌락공동체를 중시한다는 의미에서 통속적이고 고풍적이다. 그에 비해 손정의는 왕성한 M&A가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있듯, 낡은 굴레들이 일본 기업을 세계 속의 기업으로 영원히 성장할 수 없게 하는 저해 요인이 된다고 생각하는 비일본적인 경영자다. ---p.175

“삼촌들은 그렇게 말하지만, 손이라는 진짜 성을 버리면서까지 돈을 벌어 뭐하냐고 그랬어요. 설령 그것이 10배는 어려운 길일지라도 나는 자긍심을, 인간으로서의 자긍심을 우선으로 하고 싶다고 말했지요.” ---p.191

“수십만 명이나 되는 재일 한국인이 일본에서 취직과 결혼, 돈을 빌릴 때 차별받고 있어요. 하지만 재일 한국인도 일본인과 똑같은 정의감과 능력이 있지요. 그것을 제가 사업으로 성공하여 증명해야만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앞으로 젊은 재일 한국인에게 그것을 몸소 보여야만 하는데 내가 본명을 숨기고 그 일을 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미국에 간 목적을 달성할 수 없지 않은가. 나중에 그 사업을 일으켰던 게 사실 손정의였다고 말하는 건…….” ---p.192

손정의 논법의 특징은 이렇듯 아무도 예측할 수도 실감할 수도 없는 미래를 말하며 일단 듣는 이들의 혼을 빼버리는 데에 있다. ---p.203

자신을 정보혁명가라고 규정한다면 어떤 비판에도 견뎌 낼 수 있으며, 달게 받아넘길 수 있다. 왜냐하면 혁명의 대의 앞에선 어떤 이론(異論)도 항의도 의미를 잃기 때문이다. ---p.209

“굳이 약점을 지적한다면 사전협상이 서툴다고 할까. 아무런 사전협상도 없이 멋대로 질주해 버려요. 그 당시 소프트뱅크는 아직 사람과 물건, 돈의 균형이 이루어져 있지 않았어요. 하긴 천재라는 사람들은 그런 모양이지만, 일본의 기업 풍토와는 조금 안 맞았지요. 그의 속도는 빠르지만 따라올 수 있는 사람이 적었으니까요. 뒤를 돌아봤더니 아무도 없다, 그런 일이 생기지 않게끔 조심했으면 합니다.” ---p.231

엘리트라 일컫는 인생을 걸어왔던 남자일수록 손정의 앞에서는 빛을 잃는다. ---p.233

손정의의 배후엔 해협을 건너왔던 재일 한국인 삼대의 이야기가 소용돌이치고 있다. 바꿔 말하면 정보혁명이라는 세계사적인말을 설득력 있게 말할 자격을 갖춘 사람은 손정의처럼 큰 이야기를 품은 사람 이외엔 생각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p.256

손정의를 컴퓨터 세대가 낳은 세계적인 성공인이라며 끝도 없이 치켜세운 이야기가 지금껏 얼마나 많이 쓰여 왔는가. 그것은 아무리 베어도 피 한 방울 나지 않는, 어린아이 대상의 성공 스토리밖에 되지 않는다. ---p.266

그는 정말 멋진 휴머니스트지만, 동시에 대단한 합리주의자이기도 하죠. 제가 말하긴 뭣하지만, 그런 거대한 모순을 품고 존재할 수 있는 건 그가 천재이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지금 그의 발언이 주목받는 건, 그 발언이 행동을 수반하고 있기 때문이죠. 그의 발언은 애초에 무게부터가 다릅니다.”
---p.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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