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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7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64쪽 | 394g | 140*205*20mm
ISBN13 9791188912490
ISBN10 1188912496

카드 뉴스로 보는 책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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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소녀도 아닌데 근래 들어 신경질을 자주 부리고 짜증이 심해진 엄마였다. 아빠와 결혼을 한 이후로 직장에 다녀본 적이 없다는 엄마. 그런 엄마가 일을 하느라 피곤하기 때문이라고 조금은 이해가 되었다. 하지만 충분한 설명도 않고 느닷없이 쌀쌀맞게 대하는 엄마가 많이 서운했다. --- p.9

세은이는 불편한 마음을 안고 자기 방으로 건너갔다. 크기가 코딱지만 한 방. 전에 살던 서른여덟 평 아파트의 방에 비하면 반 이상이나 줄어든 것이었다. 그런데다 가구와 짐들을 빼곡히 들여놓아 지저분한 창고나 매한가지였다. 여유 공간이 거의 없어 침대에서 창문까지 겨우 두 걸음에 불과했다. 답답해서 숨이 막혔다. --- p.9

아빠 사업이 잘 안돼서 이렇게 되었어! 아빠는 이 년쯤 있다가 돌아올 거야, 돈 많이 벌어서. 엄마도 이제 하루 종일 일을 해서 돈을 벌 거고. 그러면 다시 넓은 아파트를 사서 이사 갈 수 있어. …… 마른하늘에 날벼락 같은 이사였기에 세은이는 아직도 정신이 얼떨떨했다. 도무지 현실 같지가 않고 마치 악몽을 꾸고 있는 기분이었다. --- p.11

대체 사우디가 어떤 곳이기에 이 년 만에 큰 아파트를 살 돈을 벌 수 있다는 건지. 믿어지지가 않았다.
“만약 아빠가 이 년 만에 그만한 돈을 못 벌면 이혼을 하겠다는 건가? 나한테도 드디어 올 것이 온 거야?” --- p.12

급하게 라면을 끓여 다시 안방으로 가지고 가자, 이번에는 반찬이 없다고 투덜거렸다.
“반찬이 없잖아?”
“반찬이 왜 없어? 김치도 있고, 콩자반도 있고, 멸치볶음도 있고, 많은데!”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것들이야!”
“얻어먹는 주제에 반찬타령은……. 먹든지 말든지 니 맘대로 해!”
소리를 버럭 질렀더니, 예은이가 얼굴을 잔뜩 구긴 채 젓가락을 들고 라면을 께적거렸다. 이래저래 보기 싫은 동생이었다. 아예 낳지를 말든지, 차라리 나를 동생으로 낳아줄 것이지! 언니로 태어나게 해준 엄마 아빠가 원망스러웠다. --- p.22

엄마가 방문을 꽝 닫았다. 그 진동에 창문이 우루루루! 떨었다. 이사를 오기 전에는 엄마와의 사이가 이렇게까지 심각해질 줄 상상조차 못했었다. 집안 분위기가 더욱 차가워져 아예 꽁꽁 얼어붙고 말았다. 집이 아니라 얼음나라였다. 마술에 의해 얼음나라로 변한 게 아니고, 가족들끼리 서로 쌀쌀맞게 대해서 그 냉기로 저절로 얼음나라가 된 것이었다. --- p.44

“그렇지 뭐. 나한테 무슨 행운이 있겠어? 중학생이 되자마자 아빠 사업이 망하고, 큰 아파트를 팔고 거지같은 소형 아파트로 이사하고, 밥 설거지 청소 빨래도 도맡고, 중학생이 되면 마음씨 착하고 예쁜 새 친구를 만나길 바랐는데 윤사라 그 끔찍한 악마의 손을 만나고…….”
꼽아 보니 모두가 행운이랑은 정반대인 불운한 것들뿐이었다. 그 불행이 자기한테 한꺼번에 닥쳤다는 사실에 몹시도 화가 났다. --- p.81

“어? 저기! 저기 있어, 엄마!”
형광등 갓 옆에 검은 물체가 붙어서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엄마가 발꿈치를 들고 눈을 크게 떠서 살폈다. 곧 엄마가 기겁을 하며 소리쳤다. --- p.117

“님비요? 그게 뭐예요?”
생전 처음 들어보는 말이었다.
“영어로 낫 인 마이 백 야드(Not In My Back Yard)의 준말인데, 혐오시설이 자기 집 근처에 세워지는 걸 적극 반대한다는 거야.”
“혐오시설이요? 특수학교가요?” --- p.213

작은 돌멩이로 땅바닥에 낙서를 했다. 아빠 얼굴, 엄마 얼굴, 자기 얼굴, 예은이 얼굴을 그려놓고서 선을 그어 둘 둘씩 나누기도 하고, 하나와 셋으로 나누기도 하고, 각각 하나씩 나누기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어떤 방법으로 나누든 한 가족을 나눈다는 것 자체가 어색하고 부자연스러웠다. --- p.240

“너희가 아직 어려서 큰 충격을 받을까 봐, 그동안 숨겼던 거야. 아빠가 절대 말하지 말라고 부탁을 하기도 했고.”
세은이는 입을 꾹 다문 채 묵묵히 있었다. 정말 충격이었다. 꿈에서조차 생각하지 못했던 일이 눈앞에 벌어진 것이었다. 나를 속이다니? 엄마 아빠 모두한테 배반을 당했다는 느낌에 울분이 끓어올랐다. --- p.251

왼손을 펴서 손바닥이 아래로 향하게 한 다음, 오른손 손바닥을 펴서 손날로 왼손 손등을 가볍게 두 번 두드렸다. 이어서 왼손 주먹을 쥔 채 엄지를 세우고 오른손 손바닥을 펴서 엄지 위에서 오른쪽으로 두 번 돌렸다. 인어공주 사라한테 배운 수화였다. 엄마는 무슨 의미인지 몰라 부드럽게 웃기만 했다. ‘엄마, 고마워요! 그리고 사랑해요!’라는 의미였다.
--- p.259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부족함 없이 행복하게 살던 어느 가족에게 느닷없이 위기가 닥친다. 가장인 아버지의 실패로 엄마와 세은, 예은 두 자매는 넓고 쾌적한 아파트에서 살다가 좁고 낡은 아파트로 이사를 가게 된다. 엄마는 결혼한 이후 직장 일을 해보지 않았음에도 생계를 위해 하루 종일 일을 하러 나가고 엄마를 대신해 중학생 세은이가 초등학생 예은이를 돌보고 집안일을 도맡아서 한다. 급변한 환경 탓인지 가뜩이나 차가웠던 집안 분위기가 얼음나라보다 더 차가워져 아주 만년빙하 속과 똑같다. 턱이 덜덜덜 떨리고 머리에 고드름이 주렁주렁 달릴 정도다. 잠도 따로따로 자고 밥도 따로따로 먹는다. 말 안 하기 게임이라도 하는 것처럼 서로 쳐다보지도 않고 대화도 없다. 그러던 어느 날, 놈이 출현했다! 얼음나라에 살던 삼공주에게도 드디어 따뜻한 온기가 감돌기 시작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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