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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7월 17일
쪽수, 무게, 크기 268쪽 | 366g | 132*190*18mm
ISBN13 9791162850329
ISBN10 116285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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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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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그 큰 손으로 내 어깨를 감싸 안던 그날.
당신이 내 두 시린 어깨 어느 쪽도 버려두지 않고 안아주던 그 순간.
우산 밖 세상은 정적에 휩싸이고 오직 우산 속 그의 숨소리만 가득하던 그 순간.
소리가 들려왔다.

톡!

고요한 숲속에 톡,
무심히 떨어지는 도토리 같은 빗방울 소리가 들려왔다.
서울 한복판이 말갛고 깨끗한 숲으로 변하던 그때의,
톡톡톡
토독토독
빗방울 소리.
연둣빛 한껏 머금은 삼월의 마지막 날. 그 빗방울 소리

톡 톡 톡 우산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

--- 「1부 당신의 목소리, 빗방울 소리」 중에서


그날은 그를 처음 만난 날이었어. 모기 한 마리가 그 남자의 등
에 앉은 거야. 당연히 잡아줘야지. 재빠르게 손바닥으로 내리쳤
는데 짝! 소리가 났어. 신기하지. 아무리 여름이었어도 셔츠와
재킷을 입고 있었는데 말이야. 소리가 어찌나 크게 났던지, 놀
란 그와 민망한 내 얼굴이 동시에 빨개졌어. 아주 오랜 시간 뒤
에 벗고 있는 그 남자의 등을 장난삼아 때려도 그런 소리가 나
지는 않았는데 말야.

짝! 하는 명쾌한 그 소리.
이 남자가 네 짝이다, 하는 그 소리.
짝!

아마도 그 소리 때문이었던 것 같아.
그와 결혼했으니까.

짝 한순간에 반하게 만드는 소리

--- 「1부 당신의 목소리, 한순간에 반하게 만드는 소리」 중에서


당장 만날 수 없는 곳에 있지만, 또 문자라는 건 너무나 흔한 세상이지만, 그렇기에 더욱 소중한 당신들의 메시지.

띵똥!

이런저런 알림음들은 끄고 산 지 오래지만 당신들 문자의 알림음만은 절대 꺼두지 않는다.

띵똥!
새벽이라도 오케이.
당신들, 언제라도 문을 열고 이곳으로 들어오시라.

띵똥 문자 오는 소리

--- 「1부 당신의 목소리, 문자 오는 소리」 중에서


내 슬픔을 햇살에 말리던 그날
너를 햇살에게 자랑하던 그날
너는 콩콩콩 도장을 찍으며 아파트 마당을 돌았지

네가 밟고 지나간 자리마다
내 눈물이 인주되어 콩콩콩
맑은 소주가 인주되어 콩콩콩
그날은 햇살이 너를 따라가며 슬픔을 말렸지
사람의 슬픔을 말렸지

콩 콩 콩 첫아이의 첫걸음마 소리

--- 「2부 온기와 위로의 소리, 첫아이의 첫걸음마 소리」 중에서


아이들은 엄마의 퇴근을 기다리느라 너무나 배가 고팠다. “한 그릇 더요!”를 외치며 국물도 없는 밥을 씹어 삼킨다. 각자 두 그릇씩 먹고 지난 자리는 앞뒤 좌우가 없다.

그릇들을 개수대에 넣고 물을 쏴아~ 튼다. 달그락 달그락 말달리듯 설거지를 한다.
네 다리가 튼튼한 조랑말이 되어 달린다.
다시 달려야 한다. 내일도 모레도.

달그락 달그락 설거지하는 소리

--- 「3부 바람의 웃음소리, 설거지하는 소리」 중에서


오래된 다이어리에 적힌 나의 목록들을 본다. ‘무슨 일을 할지, 어떤 사람이 될지’가 전부인 나의 목록들. 누군가에게 바라는 것은 하나도 없는 나의 목록들. 온통 가족을 위해 해주고 싶은 마음만 가득한 나의 목록들을 본다.

나의 먼지 잔뜩 쌓인 지팡이와 나침반에게 미안해진다.
다이어리를 버리기 전에, 찰칵!
옛 목록들을 사진 찍어둔다. 기억을 고정시킨다.

순간은 그곳에 머물러라. 나는 흘러갈지니. 찰칵!

찰칵 기억을 고정하는 소리

--- 「4부 침묵의 소리, 기억을 고정하는 소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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