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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방의 소년

하얀 방의 소년

: 카를 올스베르크 SF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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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8월 12일
쪽수, 무게, 크기 352쪽 | 376g | 131*190*30mm
ISBN13 9791185653594
ISBN10 11856535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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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어디지?
주사위 모양의 하얀 방. 아무리 찾아도 등은 보이지 않는다. 빛은 벽에서 뿜어 나오는 것 같다. 그래서 저 구석의 가느다란 검은 선이 없다면 벽이 어디서 끝나는지도 알 수 없을 것이다. 창문도, 문도, 가구도 없다. 벽에 그림 한 점 걸려 있지 않다. 이 방 바깥에 무엇이 있는지, 내가 어쩌다 이리로 왔는지도 알 길이 없었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내가 누구지?
이름도 떠오르지 않았다. 내 얼굴도 기억나지 않았다. 단어만 잔뜩 떠올랐다. 주사위가 무엇이고 나무와 개와 컴퓨터가 무엇인지는 알겠다. 하지만 그 물건들은 나랑 아무 상관이 없다. 그 물건들과 얽힌 일들이 하나도 떠오르지 않았다. 이 단어들이 머릿속 어디에서 튀어나왔는지도 모르겠다. 아무것도 기억이 안 났다.
나는 놀라 내 손을 쳐다보았다. 손에 얇은 비닐장갑을 낀 것 같았다. 손가락 끝의 잔주름과 지문이 보이지 않았다. 내 몸이 매끈한 타원형의 흰 물체에 박혀 있었다. 몸을 만져도 아무 느낌이 없었다. 손가락에도, 손가락이 닿은 신체 부위에도 느낌이 없었다. 마구 때려 봐도 아프지 않았다. 감각이 없었다. 냄새도 맡을 수 없었다.
나는 천천히 벽 쪽으로 걸어가 손을 뻗어 매끈한 표면을 만져보지만 역시나 아무 느낌이 없었다. 힘주어 꾹 눌러도 벽은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나는 벽을 더듬어 스위치를 찾았다. 혹시 틈이 있나, 구멍 같은 것은 없나 여기저기 찾았지만 나갈 곳은 전혀 없었다.
와락 겁이 났다. 이게 뭐지? 누가 나를 여기다 가두었을까? 왜? 내가 뭘 잘못했나? 기억이 나지 않았다. 분명 지금 심장이 요란하게 뛸 텐데도 아무 느낌이 없었다. 이게 무슨 일이지?
혹시 몰라 벽을 힘껏 차 봐도 아무 느낌도 소리도 나지 않았다. 내가 산 사람이 아닌 것 같았다.
꿈일지도 몰라. 하지만 꿈이라기에는 너무 생생했다. 너무 조용해서 숨이 막혔다. 이 방 바깥에도 아무것도 없을 것만 같았다. 상상만 해도 너무 무서웠다.
“누구 없어요? 나 좀 내보내 줘요.” 나는 울부짖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울부짖고 싶었지만 내 입에서 나온 소리는 컴퓨터가 단어를 발음하듯 높낮이 없는 야릇한 목소리였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습니다.” 여자 목소리였다. 억양이 내 목소리처럼 부자연스러웠다. 소리가 사방에서 동시에 쏟아져 나오는 것 같았다. 그래도 나는 기대 반 걱정 반의 심정으로 뒤를 돌아보았다. 마법처럼 누군가가 이 방에 나타난다면 입구가 있는 것이고 그럼 출구도 있을 테니까. 하지만 아무도 없었다.
“뭐라고요?” 내가 물었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습니다.”
“누구 …… 누구야?”
“제 이름은 앨리스입니다. Advanced Language Interpretation Counseling Extension의 약자지요.”
“여기가 어디야?”
“현 위치나 현 상태에 관한 상세 정보는 제 소관이 아니므로 알려드릴 수 없습니다.”
“나는 누구지?”
“환자입니다.”
환자라는 말을 들으니 우울한 상상이 떠올랐다. “여기가 병원이야?”
“현 위치나 현 상태에 관한 상세 정보는 제 소관이 아니므로 알려드릴 수 없습니다.”
“그럼 네 소관은 뭔데? 이게 다 뭐야? 내가 왜 여기 있는 거야?”
“저는 환자분이 낯선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움을 드릴 것입니다.”
무슨 말인지 도무지 모르겠다. 고약한 장난인가? 과학 실험인가? 신종 치료법인가? 평소 다니던 병원은 아닌 것 같고 정신병원 같았다. 병원에서 나한테 주사를 놓았을까? 기억을 차단하고 감각을 마비시키고 목소리를 단조롭게 만드는 약을 먹인 것일까? 이유가 뭐든 나는 나가고 싶다. 나가야 한다!
“날 내보내 줘.”
“무슨 말인지 모르겠습니다. 저의 기본 기능을 알고 싶으시면 ‘도와줘’라고 말씀하세요.”
“도와줘.”
“환영합니다. 제 이름은 앨리스(Alice)입니다. Advanced Language Interpretation Counseling Extension의 약자이지요. 자연언어를 해석하여 한 차원 높은 도움을 드린다는 뜻입니다. 저는 환자분이 새 환경에 적응하시도록 도와드리기 위해 여기에 있습니다. 환자분은 제게 간단한 명령을 내리거나 질문을 하실 수 있습니다. 제가 알아듣는 명령어는 ‘보여줘’, ‘무엇’, ‘어디’, ‘열어’, ‘닫아’입니다.”
“문을 열어.”
“무슨 말인지 모르겠습니다.
“이 방 밖에 뭐가 있지?”
“무슨 말인지 모르겠습니다.”
“어쩌라고? 닥치고 이게 다 무슨 일인지 설명해보란 말이야!”
“무슨 말인지 모르겠습니다. 저의 기본 기능을 알고 싶으시면 ‘도와줘’라고 말씀하세요.”
나는 절망에 빠져 주먹으로 벽을 쳤다. 힘껏 쳐도 아무 느낌이 나지 않으니 더 마음이 불안했다.
“도와줘.” 나는 애가 탔지만 입에선 높낮이 없는 단조로운 목소리가 튀어나왔고 컴퓨터는 다시 기능 설명을 시작했다.
한동안 나는 우리에 갇힌 맹수처럼 방 안을 한시도 쉬지 않고 왔다 갔다 했다. 시간이 갈수록 방이 점점 작아지는 느낌이 들었다. 빛을 뿜어내는 벽들이 점점 서로를 향해 다가가고 있는 것 같았다. 몇 번이나 걸음으로 방 크기를 쟀다. 한 면에서 다른 면까지 정확히 다섯 걸음이었다. 거리는 변함이 없는데도 방이 자꾸 쪼그라드는 기분이 들었다. 산소도 점점 줄어드는 것 같았다.
정신줄을 놓으면 안 돼! 무슨 일인지 알아내려면 정신 바짝 차리고 집중해서 체계적으로 접근해야 해! 나는 숨을 크게 들이쉬고 내쉬었다. 하지만 호흡에 집중하려고 해도 폐가 느껴지지 않았다. 숨을 쉴 수가 없었다. 머리가 핑 돌아서 이러다 기절하는 게 아닐까 더럭 겁이 났다.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침착하자! 여기가 어디건 위험한 곳은 아닌 것 같다. 세상만사에는 다 이유가 있다. 내가 여기 있는 것도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니 조금 용기가 생겼다.
“내가 어떻게 여기로 왔지?” 컴퓨터 목소리에게 물었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습니다.”
“이 방은 뭐지?”
“이 방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입니다. 가상현실이라고도 하죠.”
이렇게 당연한 것을 왜 나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을까? 가상 세계라면 나도 잘 안다. 컴퓨터 게임 이름이 줄줄이 떠올랐다. 마인크래프트,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리그 오브 레전드, 팀 디펜스, 어쌔신 크리드. 왜 내가 이런 이름들을 알고 있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아마 게임을 너무 많이 했던 것 같다.
어쩌면 누가 내게 최신 3D 안경을 씌우고 마약을 먹여서 내가 기억을 다 잃어버린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누가 그런 짓을 한단 말인가? 무슨 이유로?
나는 얼굴을 만졌다. 역시 손에 아무 느낌이 없었다. 고개를 돌리면 방의 다른 단면이 눈에 들어왔다. 왔다 갔다 할 수도 있고 제자리에서 깡충깡충 뛸 수도 있지만 그래도 방이 일그러진다거나 화면이 밀리는 현상은 없었다. 픽셀도 보이지 않았다. 정말로 안경을 쓰고 있다면 성능이 엄청나게 좋은 모양이었다.
“이게 컴퓨터 게임이야?”
“컴퓨터 게임은 한 명 혹은 여러 명의 유저가 정해진 규칙에 따라 게임을 할 수 있는 컴퓨터 프로그램입니다. 더 궁금한 점이 있으신가요?”
대체 어떤 인간이 이런 멍청한 프로그램에게 ‘고급’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었을까? “내가 컴퓨터 게임 안에 있는 거야?”
“현 위치나 현 상태에 관한 상세 정보는 제 소관이 아니므로 알려드릴 수 없습니다.”
이곳이 정말로 게임이라면 분명 내 임무는 이 방을 나가는 것이다. 그렇지만 어떻게 나가지? 개폐 메커니즘이 있을 것 같지는 않으니까 유일한 방법은 앨리스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다. 어쩌면 문을 여는 암호 같은 것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바로 물어보았다. “암호가 뭐야?”
“무슨 말인지 모르겠습니다.”
질문으로는 안 될 것 같았다. 앨리스한테 할 수 있는 명령이 뭐라고 했지? ‘보여줘.’ ‘열어.’ ‘닫아.’
나는 생각나는 대로 아무 말이나 던져보았다. “코끼리를 보여줘.”
놀랍게도 앨리스가 내 명령을 알아들었다. 벽에 3x4 크기 격자 모양의 코끼리 동영상들이 주르륵 떴다. 대부분은 동물원 코끼리 우리에서 찍은 웹캠인 것 같았다. 인터넷에 올린 해상도가 낮은 동영상에서 볼 수 있는 특유의 픽셀 구조와 줄무늬가 선명했다. 나는 시험 삼아 엄지손가락으로 그중 한 개를 터치했다. 그러자 그 영상이 점점 커져서 거의 벽면 전체를 채웠고 나머지 영상들은 줄어들어 화면 하단으로 밀려났다.
동영상 위쪽 끝부분에 장소가 적혀 있었다. 동영상에 찍힌 코끼리 우리는 네덜란드의 동물원에 있었다. 시간도 찍혀 있었다. 2019년 4월 27일 10시 15분이었다. 다른 카메라 몇 대에도 시간과 장소가 적혀 있어서 나는 이 동영상 스트림들이 라이브로 전송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내가 있는 곳은 어딘지 몰라도 적어도 날짜는 알게 되었다. 그게 엄청나게 유익한 정보 이기라도 한 것처럼.
어쨌든 인터넷은 연결되어 있는 모양이었다. 그러고 보니 앨리스가 말한 두 가지 명령어가 무슨 의미인지 알 것 같았다.
“구글을 열어!”
코끼리 영상들이 사라지고 벽면이 다시 하얘졌다. 앞쪽 벽면에 검색창이 있는 웹브라우저가 떠 있었다. 내가 검색창을 터치하자 커서가 깜빡였다. 보아하니 벽면 전체가 거대한 터치스크린인 모양이었다. 하지만 자판은 없었다.
“코끼리” 내가 큰 소리로 외치자 그 단어가 검색창에 입력되었다. ‘구글 검색’이라고 적인 버튼을 터치하자 예상대로 검색 결과 리스트와 코끼리에 대한 몇 가지 영상 및 정보가 벽면을 가득 채웠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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