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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범, 거대한 슬픔

백범, 거대한 슬픔

[ 개정판 ]
김별아 저 / 이동재 그림 | 해냄 | 2019년 08월 05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5 리뷰 1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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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범』(2008, 이룸)의 개정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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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8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304쪽 | 374g | 135*205*16mm
ISBN13 9788965749578
ISBN10 89657495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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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시간이라고 했다. 하늘과 바다에 잇닿아 세 시간이면 족히 닿을 수 있는 땅이었다. 그러나 그곳에 가기까지 꼬박 스물여섯 해가 걸렸다. 떠나던 날의 흥분과 격정이 여전히 심장 한구석에 돌올한데, 세월은 매정했다. 가차 없었다. 소년은 청년이 되고, 청년은 장년이 되고, 장년은 더 이상 물러설 데가 없는 노년의 삭은 몸이 되었다.
누구도 시간을 되돌릴 수 없다. 지나버린 젊은 날을 돌이킬 수 없다. 하지만 후회는 없다. 애당초 후회를 모르는 천품이 애달프지 않다. 후회는 미련이다. 지난날 가졌던 것과 가지지 못했던 것들에 대한 어리석은 셈속이다. 처음부터 아무것도 가진 것 없고 갖고파 하지 않았던 사람에게는 소용없는 주먹구구다.
11월의 하늘이 차갑고 맑았다. 늦은 가을이자 겨울의 입새, 한해살이풀이 말라가는 계절이다. 고향의 아낙들은 김장 채비에 분주하고, 착실한 농군들은 얼갈이하기에 바쁠 테다. 세상의 형편이 암만 수상해도 시절은 놓칠 수 없다. 속일 수도 없다. 가을이 지나면 겨울이 오고, 겨울이 가면 다시 봄이다.
---「이륙」 중에서

외로움이 내 등을 밀어 더 큰 세상으로 가라 했다. 넓은 세상에서 사람들과 얼키설키 어울려 외로움 따윈 잊어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세상의 법칙과 사람의 약속은 언제나 야릇했다. 그곳은 또 다른 짐승들의 세계였다. 알 수 없는 덫과 함정이 곳곳에 놓여 있었다.
― 해주 놈 때려주자!
조금 전까지 어우렁더우렁 몰려 놀던 아이들이 편짝을 이루어 난장을 치기 시작했다.
― 이유가 뭐지? 도대체 왜 이러는 거지?
이유가 있다면 사과하고 양보할 마음이었다. 나는 심심하여 친구가 아쉬우니 못마땅해도 한 발짝 물러설 생각이었다. 하지만 스스로에게 아무리 거듭해 물어도 요망한 작당을 벌인 패거리의 생억지를 이해할 수 없었다.
― 이유가 없다! 나는 아무 까닭도 없이 매질당하고 있다!
---「냉혹한 슬픔」 중에서

병세가 위중하여 사경을 넘나들면서도 아버지는 나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일본 중위 쓰치다를 죽이고 인천 감옥에 갇혔다 탈옥한 나는 여전히 사방팔방으로 돌아치고 있었다. 술기운에 젖어 삼남을 유람하다가 공주 마곡사에서 출가해 동냥중이 되었다. 세간과 출세간, 울분과 순종, 성과 속의 난마를 헤매는 사이, 아버지는 나를 대신해 징역살이를 했다. 사람을 짐승으로 만드는 곳, 이승의 지옥인 감옥에서 일 년간 차꼬를 차고 갇혀 있는 동안 아버지는 생병이 들었다. 살았는지 죽었는지 모르는 아들을 기다리며 흉한 꿈이라도 꿀라치면 온종일 밥 한술 뜨지 못하는 사이 아버지의 지병은 깊어져갔다.
― 얘는 왔으면 들어오지 않고 왜 뜰에 서 있느냐?
그럼에도 아버지는 단 한 번 나를 원망하는 말을 하지 않았다. 나를 막거나 꺾지 않았다. 안 된다, 못 한다 하지 않았다. 그저 먼 길을 왔으면 어서 들어와 쉬지 왜 뜰에서 손님같이 서성이냐고 채근했다. ---「쓰라린 슬픔」 중에서

― 낭자의 마지막 길은 제게 맡겨주십시오. 그것이라도…… 하게 해주십시오.
생전에 한번 잡아보지 못한 손이었다. 책장을 넘기거나 붓 잡는 법을 가르칠 때에도 행여 닿을까 스칠까 몸가짐을 조심했다. 그렇게 아껴두었던 손을, 발을, 얼굴을 가만가만 씻는다. 수줍게 봉긋 솟은 젖가슴과 하얀 속살을 산쑥을 삶은 검푸른 물로 차근차근 닦는다. 쓰디쓰고, 쓰라리다. 언젠가 내 가슴으로 품어 안으리라 했던 그 따뜻한 몸을 차갑게 식은 후에야 어루만진다.
정갈한 손발톱은 깎을 것이 없다. 손끝이 여물어 바느질이며 길쌈이며 흠잡을 게 없었다. 처음 만난 날 먹었던 밥의 양을 기억하고 모자랄세라 공기가 비기 전에 덧밥을 얹어내던 눈썰미도 엽렵했다. 버선 속의 발가락이 맥없이 굼실거린다. 여옥이 만들어준 가름솔이 얌전한 버선은 오래 걸어도 발이 편했다. 가야 할 길은 아직 멀고 험한데, 같이 가자던 사람은 더 이상 곁에 없다.
---「아련한 슬픔」 중에서

두 번째는 기막히게도 어머니가 동반 자살을 채근하였다. 쓰치다를 죽이고 해주 감옥에서 인천 감옥으로 배를 타고 이송될 때 어머니는 내 옆구리를 찌르며 속삭였다.
― 얘야, 이제 인천으로 실려 가면 너는 왜놈의 손에 죽게 된다. 왜놈의 손에 죽을 바에야 차라리 나랑 같이 맑은 물에 깨끗이 빠져 죽자. 자식 앞세운 어미가 세상의 무슨 영화를 보겠느냐? 물귀신이 되어 구천을 떠돌지라도 모자가 함께하는 편이 나으리라!
달빛도 없는 여름밤이었다. 천지를 메운 깜깜절벽 속에 일렁이는 물결조차 보이지 않았다.
― 어머니, 저는 결코 죽지 않습니다. 제가 왜놈을 죽인 것은 하늘에 사무친 정성으로 한 일입니다. 그것을 굽어 살핀다면 하늘이 반드시 도우실 것입니다.
하지만 어머니는 거듭 뱃전으로 내 손을 이끌며 재촉하였다.
― 너희 아버지와도 벌써 약속했다. 네가 죽는 날을 우리의 제삿날로 삼으리라고.
체구가 작고 호리호리하지만 어머니의 꺽짓손은 장정이 된 내게도 만만찮았다. 어머니의 말씀이 얼김에 홧김에 하는 소리가 아니라는 걸 알고 나는 더욱 힘주어 말했다.
― 어머니, 염려 마셔요. 저는 분명히 죽지 않습니다!
---「슬픈 밥」 중에서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1945년 11월 23일, 중국 상해 강만 비행장에 대한민국 임시 정부 요인들이 모였다. 그들을 배웅하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과 취재진으로 떠들썩한 오후 1시, 열다섯 명의 사람이 태극의 깃발이 나부끼는 속에서 미군 수송기에 오른다. 한국은 외부의 힘으로 ‘해방’되었지만 자체적인 투쟁으로 ‘광복’하지 못했기에 대한민국 임시 정부는 한국의 공식 정부가 될 수 없었다. 울분을 삼키며 미군의 군정을 받아야 한다는 서약서에 서명하고 올라탄 비행기 안, 대한민국 임시 정부 주석 김구가 하염없이 기창 밖을 내다보며 쉼 없이 달려온 지난 세월을 회상한다.

호랑이 꿈을 꾸고 사나운 짐승을 가슴에 품은 소년 김창암은 자신이 가고자 하는 ‘바른길’을 찾아 이리저리 헤매며 김창수로 이름을 바꾸고 스무 살을 맞는다. 용강에서 안악으로 향하는 길, 나룻배가 얼음덩이에 갇혀 나오지 못하자 겁에 질린 사람들을 달래며 직접 얼음산으로 뛰어들어 헤치고 도달한 치하포 나루터에서 김창수는 장연의 조선인인 척 가장하고 있는 일본 육군 중위 쓰치다를 맞닥뜨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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