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나라의 지리적 위치는 그 나라의 기후와 생물, 역사와 문화, 경제활동과 국제관계 등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한국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국이 지구상에서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
우선, 위도는 기후에 영향을 많이 준다. 한국은 위도(緯度, latitude)상으로 볼 때 북위 33도~43도에 위치하고 있어 기후가 온화하다. 또한 경도는 한 국가와 지역에서 표준으로 삼는 시간을 정하는 기준이 된다. 한국은 경도(經度, longitude)상으로 볼 때 동경 124도~132도에 위치하며 동경 135도가 표준시를 정하는 기준이 된다.
한국은 유라시아 대륙 동쪽 끝에 위치하며 태평양을 향해 뻗어 있는 반도국가(半島國家)이다. 북쪽에는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과 국경을 접하고 있다. 동남쪽에는 바다 건너 일본 열도가 있고, 서쪽에는 서해(황해)를 사이에 두고 중국의 산둥반도(山東半島)가 있다. 이러한 지리적 위치로 인해 한국은 예로부터 대륙과 해양을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해왔다.
또한 근대에 접어들면서 한국은 대륙 세력(중국, 러시아)과 해양 세력(일본, 미국)이 힘을 겨루는 장소가 되었다. 20세기 초에 한국은 일본의 대륙 침략을 위한 발판이 되었고,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자유주의 세력과 사회주의 세력이 충돌하는 곳이 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반도국이라는 지리적 특성은 대륙과 해양, 두 방향으로 진출하는 데 유리한 점으로 작용하였다. 예로부터 한국은 대륙의 문화를 받아들여 한국만의 고유한 문화를 꽃피웠으며, 바다 건너 일본으로 유교나 불교와 같은 수준 높은 문화를 전해주기도 하였다.
오늘날 한국은 대륙 국가들 중 풍부한 노동력과 넓은 시장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과 경제적 협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러시아나 중앙아시아 국가들과도 교류를 확대하고 있다. 또한 한국은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해양으로 진출하기에 매우 유리한 위치에 있다. 동쪽으로 태평양을 건너면 북아메리카 대륙과 만나고, 남서쪽으로는 호주나 동남아시아와도 직접적으로 교류할 수 있다. 이러한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한국은 동아시아 지역의 국가 간 교류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 「1. 한국의 위치」 중에서
한국은 국토의 면적은 좁지만 다양한 지형적 특색을 지니고 있는 나라이다. 한국에는 산과 바다, 강과 평야가 골고루 분포하고 있기 때문에 다채로운 자연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우선, 한국은 국토의 63퍼센트가 산지이기 때문에 어디에서나 산을 볼 수 있는 나라이다. 태백산맥과 소백산맥 등 고도(高度, altitude) 천 미터 이상의 높은 산지는 대체로 동쪽에 분포한다. 반면, 서쪽과 남쪽에는 낮은 산지와 평야가 많다. 이렇듯 동쪽이 높고 서쪽이 낮은 한국의 지형 때문에 강은 대부분 동쪽에서 시작하여 서쪽이나 남쪽 방향으로 흐른다. 그리고 큰 강의 끝에는 넓은 평야가 분포하여 곡물이 많이 생산된다.
한국에서는 산을 많이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바다도 쉽게 만날 수 있다. 서쪽에는 서해가 있고 동쪽과 남쪽에는 각각 동해와 남해가 있다. 동해안은 해안선이 매끈하고 섬이 적어 드넓은 바다를 볼 수 있으며, 바닷물의 색깔이 매우 진하고 푸르다. 뿐만 아니라 암석절벽이 많은 동해안은 경치가 매우 아름답기 때문에 한국에서 손꼽히는 관광지이다. 서해안과 남해안은 해안선이 매우 복잡하고 섬이 많다. 한국에는 4천 개가 넘는 섬이 있는데, 그 중 2천 개 정도는 남해에 분포한다. 그래서 남해를 ‘다도해(多島海)’라고 부르는데, 다도해는 섬이 많은 바다라는 뜻이다. 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남해의 ‘한려수도(閑麗水道)’에는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하는 섬들이 많이 있다. 또한 남해는 대부분 청정해역(淸淨海域)이기 때문에 이곳에서 나온 수산물은 품질이 좋기로 유명하다. 이에 비해 서해는 바다 깊이가 매우 얕고 갯벌이 발달되어 있다. 갯벌이란 바닷물이 밀려들어 올 때에는 물에 잠겼다가, 물이 빠져 나가면 진흙 바닥이 드러나는 곳을 말한다. 최근 서해안의 갯벌은 바다를 메워 육지로 만드는 간척사업을 하여 소금을 생산하는 염전이나, 농경지와 산업단지 등으로 개발되고 있다. --- 「2. 한국의 지형」 중에서
한국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절이 뚜렷하다. 또한 한반도는 대륙과 해양이 만나는 곳이기 때문에 계절에 따라 바람의 방향이 바뀌는 계절풍 기후가 나타난다.
한국의 봄은 3월부터 5월까지로, 날씨의 변화가 매우 심하다. 봄이 되면 중국에서 따뜻하고 건조한 바람이 불어오고, 날씨가 맑고 화창하며 꽃이 피기 시작한다. 그러나 이른 봄에는 가끔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기도 하는데, 이를 ‘꽃샘추위’라고 한다. 봄에는 대체로 날씨가 건조하지만, 때때로 봄비가 내려 땅을 촉촉하게 적셔주기도 한다. 봄철에는 중국 대륙으로부터 ‘황사’라는 모래 먼지가 날아와 공기를 오염시켜 생활에 많은 불편을 끼친다.
한국의 여름은 6월부터 8월까지로, 기온이 높고 습기가 많아 매우 무덥다. 그러나 6월에서 7월 사이에는 일정 기간 동안 날씨가 흐리고 비가 자주 내리는 ‘장마철’이 있다. 장마가 끝나면 뜨거운 불볕더위가 계속되고 밤에도 25도가 넘는 ‘열대야 현상’이 나타난다. 한국 사람들은 일 년 중 가장 무더운 7월 말과 8월 초 사이에 일주일 정도 여름휴가를 떠난다. 여름에는 태풍이 지나가면서 많은 비가 내려 무더위를 식혀주기도 한다.
한국의 가을은 9월부터 11월까지로, 날씨가 선선하며 하늘은 매우 높고 푸르다. 가을이 되면 들판의 곡식과 과일이 익어 수확을 한다. 또한 나뭇잎은 울긋불긋하게 색깔이 변하기 때문에 전국의 유명한 산은 단풍놀이를 오는 관광객들로 넘쳐난다. 늦가을이 되면 가을비가 내리고 점차 기온이 낮아져 서리가 내린다.
한국의 겨울은 12월부터 다음해 2월까지로, 기온이 낮고 건조하다. 겨울에 이런 날씨가 나타나는 이유는 시베리아에서 차갑고 건조한 바람이 불어오기 때문이다. 가장 추운 1월에는 기온이 영하 20도까지 내려간다. 한국 사람들은 본격적인 겨울로 접어들기 전에 추운 겨울을 지낼 준비를 한다. 한 번에 수십 포기의 김치를 만들어 저장하는 ‘김장’은 한국인의 겨울 준비에서 필수적인 행사이다. 이 외에도 추운 겨울에 대비하여 난방 기구를 수리하거나 새로 구입하기도 한다. 겨울철에는 지역에 따라 많은 눈이 내리기도 하는데, 특히 강원도에는 겨울철에 많은 눈이 내려 교통에 불편함을 줄 때가 많다.
--- 「3. 한국의 기후」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