싯다르타 태자는 젊은 시절에 왕궁을 버리고 출가出家하여 6년간 수많은 스승들을 찾아다니면서 숱한 고행苦行을 하였습니다. 고행을 하시다가 마지막으로 부다가야 보리수나무 밑에 앉아서 7일간 바른 선정에 들었습니다. 그러고는 비로소 정각正覺을 이루었습니다. 싯다르타 태자가 정각을 이루시어 드디어 여래如來 응공불세존應供佛世尊이 되시어 그 자리에 앉으신 채로 21일간 자신이 깨달은 진리를 80권이나 되는 방대한 내용으로 남김없이 설파하셨으니, 이것이 곧 화엄경華嚴經이며 불교의 첫 출발입니다. 그러므로 화엄경은 불교의 수많은 경전 가운데 최초로 설해진 경전이며, 자신이 깨달은 진리의 내용을 추호의 방편도 사용하지 않고 그대로 드러내 보이신 가르침이며, 인류가 남긴 최고의 걸작입니다.
--- pp. 12~13 「대방광불화엄경 강설 제1권 一. 세주묘엄품世主妙嚴品 1」 서문 중에서
그러나 우리가 공부하는 이 80권본 화엄경은 그것을 줄이고, 줄이고, 또 줄여서 간략하게 만든 축약본입니다. 축약본인데도 그 서론[序分]에 해당하는 세주묘엄품이 무려 다섯 권이며, 이제 그 다섯 권째입니다. 그동안 법회에 모인 청중들을 소개하였고, 그들 무수 억만 명을 대표한 4백여 명이 부처님의 지혜와 공덕과 자비와 원력과 신통과 교화 등등을 찬탄하는 노래를 끝없이 불렀습니다. 이것이 서론입니다. 만약 열 개의 삼천대천세계 미진수의 게송과 한 사천하 미진수의 품을 다 가져와서 번역하였다면 서론만으로도 아마 수천 생을 거듭거듭 태어나서 수만 년을 공부하더라도 다하지 못할 것입니다.
설법심심說法甚深을 밝히는 내용에서 “여래의 깨달음은 한 법이거늘[如來所悟 唯是一法] 어찌하여 설법은 이와 같이 깊고 넓은가?”라고 하였습니다. “하나의 먼지 속에 시방세계가 다 들어 있고, 일체의 먼지 속에도 또한 그와 같다.”라고 보는 것이 화엄경의 안목입니다. 여래의 법은 한 법입니다. 그 한 법 안에 열 개의 삼천대천세계 미진수의 게송이 다 들어 있습니다.
--- pp. 20~21 「대방광불화엄경 강설 제5권 一. 세주묘엄품世主妙嚴品 5」 서문 중에서
불법佛法을 수행하여 궁극의 경지에 이르는 것을 화엄경에서는 네 가지로 설하기도 합니다. 즉 믿음[信]과 이해[解]와 실천[行]과 증득[證]입니다. 또는 십신十信과 십주十住와 십행十行과 십회향十廻向과 십지十地와 등각等覺과 묘각妙覺으로 자세히 나열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한편 처음 불법에 대하여 마음을 일으킬 때 이미 궁극의 경지인 정각을 이룬 상태라고도 합니다. 불법 수행이란 그 어떤 일도 사람에서 출발하여 사람에게 이르는 일입니다. 그래서 처음도 사람이요, 중간도 사람이요, 끝도 사람입니다.
그 사람은 누구와도 차별이 없는 만인동등의 참사람[無位眞人]입니다. 누구와도 차별이 없는 자리에서 차별을 펼쳐 놓으니 52위의 계제階梯가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하나의 사람이 곧 52위요, 52위가 곧 하나의 사람입니다. 즉 차별이 없는 가운데 차별이 있으며, 차별이 있는 가운데 차별이 없습니다. 원융문圓融門과 항포문行布門의 관계입니다. 원융문에서 보면 누구나 하나의 사람이요, 항포문에서 보면 52위와 천차만별의 차별이 있습니다. 이것이 사람의 일입니다.
--- pp. 63~64 「대방광불화엄경 강설 제20권 二十一. 십행품十行品 2」 서문 중에서
회향廻向. 이 얼마나 아름다운 말입니까. 화엄경은 이 한마디 말을 이해시키려고 열 권 반이나 되는 경을 설하였습니다. 불교는 오직 이 회향이라는 한마디가 전부입니다. 부처님의 가르침 중에서 “자신이 닦은 모든 선근 공덕을 회향한다.”는 말보다 더 좋은 말이 어디 있겠습니까. 우리 화엄행자華嚴行者 모두는 일체를 널리 회향하시기를 바랍니다.
내가 모은 재산과 내가 가진 권세와 내가 쌓은 공덕과 내가 닦은 수행과 내가 배운 지식과 내가 얻은 깨달음을 일체 중생에게 회향합시다. 부처님이 이루신 보리菩提에 회향합시다. 진리인 실제實際에 회향합시다. 삼처三處에 회향하는 일이 모두모두 원만하여지기를 간절히 서원합시다. 그 서원대로 생활합시다.
--- pp. 73~74 「대방광불화엄경 강설 제24권 二十五. 십회향품十廻向品 2」 서문 중에서
또한 여래수호광명공덕품如來隨好光明功德品에서는 여래에게 갖추어져 있는 잘생긴 모습의 공덕을 설하였습니다.
그때에 세존께서 보수寶手보살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불자여, 여래 응공 정등각에게 따라서 잘생긴 모습[隨好]이 있으니 이름이 원만왕圓滿王이요, 따라서 잘생긴 모습에서 큰 광명이 나오니 이름이 치성熾盛이라. 칠백만 아승지 광명으로 권속이 되었느니라.”
여래수호광명공덕如來隨好光明功德이란 여래께서 본래로 갖추고 있는 상호에 따른 잘생긴 모습의 광명과 공덕입니다. 여래의 지혜 광명과 공덕은 아무리 찬탄하고 설명하더라도 다할 수 없습니다.
--- p. 134 「대방광불화엄경 강설 제48권 三十四. 여래십신상해품如來十身相海品
三十五. 여래수호광명공덕품如來隨好光明功德品」 서문 중에서
거룩하신 선지식善知識이시여,
저희들이 이제 선지식과 한데 모였으니
이것은 저희들이 광대하고 훌륭한 이익을 얻은 것입니다.
왜냐하면 선지식은 친견하기도 어렵고
선지식은 그 이름을 듣기도 어렵고
선지식은 세상에 나타나기도 어렵고
선지식은 받들어 섬기기도 어렵고
선지식은 가까이 모시기도 어렵고
신지식은 마주 대하여 뵙기도 어렵고
선지식은 만나기도 어렵고
선지식은 함께 있기도 어렵고
선지식은 기쁘게 하기도 어렵고
선지식은 따라다니기도 어려운데
저희들은 이제 만났사오니
이것은 훌륭한 이익을 얻은 것입니다.
이와 같은 선지식은 누구이며 어디에 계시는 분입니까.
지금 여기에서 마주하고 있는 대방광불화엄경이
곧 그와 같은 선지식입니다.
부디 지혜의 눈을 뜨고 달리 찾지 마십시오.
--- pp.183~184 「대방광불화엄경 강설 제63권 三十九. 입법계품入法界品 4」 서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