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2년 10월 1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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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64쪽 | 502g | 152*224*20mm |
ISBN13 | 9788961092029 |
ISBN10 | 8961092022 |
발행일 | 2012년 10월 1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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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64쪽 | 502g | 152*224*20mm |
ISBN13 | 9788961092029 |
ISBN10 | 8961092022 |
사람은 모두 대하의 한방울 문득 맥이 빠지는 날에 인생은 고통과 절망의 연속이다 부처는 궁극의 마이너스 사고에서 출발했다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다는 각오로 살아간다 작은 인간상에 대한 공감 소년 시절 대동강변에서 느꼈던 것 사람은 죽어서 어디로 가는가 ‘지옥은 정해진 것’이라 생각한다 대하의 한 방울로서의 나를 응시하며 창랑의 물이 탁해질 때 ‘착한 사람은 일찍 죽는다’라는 짧은 말 굴원의 분노와 어부의 노랫소리 이 세상에 진실은 없는가 물이 탁해졌을 때는 발을 씻으면 된다 반反상식의권장 내면의 목소리를 듣는다는 것 과학은 항상 양날의 검이다 타인과 다른 유일무이한 나 위 8부에서 위 5부로 심야 라디오 이야기 우리는 ‘마음의 내전’ 시대를 살고 있다 자신을 증오하는 자는 타인을 증오한다 현실에서 사라진 최후의 풍경 사람은 죽는 게 아니라 죽어가는 것이다 목숨을 유지하는 보이지 않는 힘 생의 감촉을 실감하며 산다 양자택일의 선택이 아니라 황금시대를 떠나면서 끊임없는 유머는 건강한 몸을 능가한다 일찍이 ‘몸’과 ‘마음’은 일치하여 인간을 만들었다 몸속의 변방을 소중히 여기며 산다 치아 하나하나에도 인간의 영혼이 깃든다 떠나가는 노자가 남긴 수수께끼 ‘보시행’과 자원봉사 원시인이 최초에 발한 것 원시인의 주술과 현대의학 방언은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받은 선물 말하고 또 말하라는 렌뇨 아무 말 하지 않으면 근심이 없어 보인다 면수가 전하는 활기찬 마음 『출가와 그 제자』 속 사소한 대화 언젠가 찾아올 진정한 외로움 우아하게 하산하는 방법을 찾아서 암의 관점에서 보이는 것 관용(톨러런스)의 권장 오닌의 난이 주는 메시지 ‘이너 워inner war’ 시대에 목숨의 무게를 실감할 수 없게 되었다 오닌의 난 전야와 비슷한 지금 만일 신란이 살아 있다면 ‘격려’만으로는 구원받을 수 없는 영혼을 어떻게 할 것인가 후기 해설1__하라다 무네노리 해설2__마츠나가 고이치 |
에세이집을 오랜만에 펼쳐들었다.
나에겐 낯설은 일본작가, 이츠키 히로유키...
작가소개가 대단하다. 그런만치 더 어색하고 낯설다.
책날개의 저자소개부분이 앞뒤 날개를 다 채우고 있다.
그러고도 한참을 모자란 듯 촘촘한 글씨들은 여백을 밀어내는 듯하다.
작가도 그의 글맛도 모른채 제목의 뜻풀이만을 마음에 담아 펼쳐든 책이다.
<대하의 한방울>...큰 물(큰 강)에 담겨진 물 한방울...
사람이, 인생이 그러하다는 뜻일진대, 너무나 보잘 것 없는 존재로도 여겨진다.
어쨌든 제목의 의미가 심상찮아 시작된 책읽기여서 그런지,
읽는 내내 제목을 곱씹고 또 곱씹어 보았다.
작가도 책의 곳곳에서 제목을 되풀이한다.
하늘에서 내린 빗물은 나뭇잎 위로 떨어지고, 한 방울의 이슬은 숲의 축축한 지면에 떨어져 흡수된다. 그리고 지하의 수맥은 지상으로 나와 작은 흐름을 만든다. 이윽고 시냇물은 강이 되고 평야를 빠져나가 대하로 합류한다.
그 흐름에 몸을 맡기고 바다로 흘러드는 대하의 물 한 방울이 우리의 생명이다. 탁한 물이든 오염된 물이든, 모든 물을 차별 없이 받아들여 바다는 넓어진다. 이윽고 태양 빛에 달궈진 해수는 증발하여 하늘의 구름이 되고, 다시 빗물이 되어 지상에 쏟아진다. 24쪽
너무나 작고 보잘 것 없는 물 한 방울이지만 작은 흐름을 만들고, 강을 만들고 바다를 만든다.
그 조건은 낮은 곳으로 낮은 곳으로, 더 낮은 곳으로 내려가는 것이겠지.
저자는 애써 낮아지라는 식의 설교조의 말들은 늘어놓진 않는다.
대신에 모든 걸 겸허히 인정하고 받아들이라고 한다.
자기 안에 있는 혼탁하고 뒤섞인 악랄한 색, 그것을 그대로 응시하며 인정해본다. 그리고 그 안에 흐르는, 커다란 우주로부터 시작된 생명의 흐름에 맡겨본다. 마치 대하의 한 방울처럼. 바로 그런 삶의 방식에 희박한 생명력을 되살리는 방법이 있는 게 아닐까요. 104쪽
자신안의 엄연히 존재하는 어둠과 부정, 뒤엉켜 알 수 없는 감정의 회색지대...
그 모든 것을 겸허히 인정하고 받아들이라고 한다.
부정적인 것들을 떼어내라고, 아님 꼭꼭 눌러놓은채 꿋꿋이 살아가라고 세상은 말하는데.
어느 정신분석의의 말처럼, 그런 일에 허비되는 에너지를 되찾아오라고 하는 것 같다.
자신의 연약함이 드러날까 늘 긴장하고 사는 나 자신에게 쉼을 주라는 말 같다.
호흡을 고르고서 숨가쁜 이세상에서 나의 어둡고 아파하는 모습들에 귀기울여주라는 말로 들린다.
나의 못난 모습들을 끊임없이 밀어내던 어리석은 행동들을 그만두고,
병들고 뒤틀어지고 희망없어보일지라도 그런 내모습을 받아들이라고 하는 것 같다.
자신에게 정직해지고 스스로를 받아들여줄때, 또다른 이들을 받아들수 있겠지.
그들이 탁한 물이던, 오염된 물이던 상관없이...
내가 깨끗하다고, 내 삶은 평화로워야만 된다고 고집하며 착각하며 살때는 그런 일은 일어날 수 없겠지만.
나 자신이 탁하게 물들어있고 오염되어 지독한 냄새가 나는 물임을 인정할 때 그 누구를 거부할 수 있겠는가.
대하의 물 한 방울임을 깨달아 아는 것이,
낮은 곳으로 낮은 곳으로 흘러야 강을 만들고 바다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또한 나와 다른 물방울들과 만나 서로 한데 섞여져야지만 되어질 일들이라는 것이
너무나 크고 무거운 슬픔으로 가슴에 내리앉는다.
그래야지만 저 높은 하늘로 오를 수 있다는 것을,
그래야지만 눈부신 비가 되어 이땅의 생명들을 적실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에...
낮아지고 한데 섞여지는 것을 그 무엇보다 힘들어하는 '나'라는 벽을 더욱 묵직하게 느끼는 슬픔이다.
자신이 살아온 시간들에 대한 깊은 통찰과 모습 그대로를 적나라하게 들어내면서 현재 살아가는 우리에게 어떤 마음과 생각으로 살아야할지 알려주는 이츠키 히로유키의 '대하의 한방울' 그는 열 네살의 어린 나이에 전쟁에서 패전하자 갑자기 찾아 온 자유와 혼란스런 시간 중에 불어난 대동강 물을 헤엄쳐 건너 보려는 무모한 시도를 시도한다. 허나 강을 건너는 와중에 갑자기 엄습한 공포로 인해 자신이 따를 수 밖에 없는 운명이라 커다란 힘을 처음 느꼈으며 이때부터 수없이 보아온 강들을 보면서 자신의 마음속에서 들려오는 한마디가 있었다고 한다. '대하의 한방울'
'사람은 대하의 한 방울.'
우리의 삶은 대하에 흐르는 작은 하나의 물방울에 불과하지만, 커다란 물의 흐름을 형성하는 한 방울이며, 영원한 시간을 향해 움직이는 리듬의 일부라고 나는 강물을 바라보면서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그렇게 느꼈던 것이다. -p28-
이렇게 자신의 치부와 잘못을 적나라하게 드러낼 만큼 저자 이츠키 히로유키는 삶을 살아가는데 어떤 마음이 필요한지 경지에 올랐다는 느낌을 받았다. 자살에 관한 경험이나 80대의 자신은 하루의 식사량을 어느정도 해야 좋을지에 대한 확고한 생각, 초콜릿이 치아에 나쁘다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인데 이를 닦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은 초콜릿을 먹은 후 느끼는 행복감에 젖어있는 마음, 불교 신자라고 절대 말하지 않으면서도 '관세음보살'이란 말을 읊조리는 모습, 극락과 지옥, 삶과 죽음, 불교에 바탕을 둔 이야기 등등..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읽다보면 어느새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고 편안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동안 수 없이 읽어왔던 에세이들과는 확실히 다른 느낌을 받는다. 일상의 생활에 쫓겨 삶에 지치고 사람들에 치였던 마음에 누군가가 힘을 내라며 나를 안고서 가만히 등을 톡닥여주는 힐링을 느끼게 해 주는 책이다.
예전에 비해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물질적인 면에서는 충분히 풍요로워졌지만 정신적인 면에서는 오히려 힘들어하고 황폐해져 간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아들에게 겪어보지 않은 시절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한 귀로 한 귀로 흘리지만 내가 자랄 때 생활이 설령 조금 쪼들렸어도 그 반면에 공부에 치이지 않고 친구들과 어울리며 맘껏 뛰놀았던 그 시절이 생각도 나고 지금처럼 공부에 목숨을 걸어야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아들의 모습이 안쓰럽게 보일 때도 있다.
삶에 지치고 힘들어 하는 사람들에게 충분히 위로를 느끼게 해 주는 책으로 인생에서 힘들고 아프며 고통스러운 순간은 누구나 찾아올 수 밖에 없는데 그 때 긍정적이고 진심어린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이 책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우리의 삶은 대하에 흐르는 한 방울에 불과 하다 그러나 무수한 다른 한 방울들과 함께 커다란 흐름을 이루어 확실히 바다로 흘러간다. 높은 봉우리에 오르는 것만을 꿈꾸며 필사적으로 달려온 전후 반세기를 돌아보면서, 지금 우리는 유유히 바다로 흘러가고, 또 하늘로 돌아가는 인생을 그려야 할 시기에 접어들고 있는 게 아닐까. “사람은 모두 대하의 한 방울” 다시 거기서부터 시작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작가가 말한 대하의 한 방울이란 표현을 보며 얼마 전 온 몸을 땅에 던져 세상과 이별을 한 전직 대통령의 짧은 유서 속 ‘우리는 모두 자연의 한 조각이 아니겠느냐’라고 표현한 구절이 떠올랐다 이 책의 작가 이츠키 히로유키도 일본에서 작가로서는 누릴 수 있는 모든 영광을 누렸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전직 대통령도 이 생에서 누릴 수 있는 모든 것을 누린 것으로 보여진다 이렇듯 생에서 대가를 이루고 성취한 사람들에 보는 시각에서도 생이란 것은 참으로 허무하고 모든 존재하는 모든 자연의 생명처럼 탄생과 동시에 죽음을 향하여 느린 듯 빠르게 달려가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으로 느껴짐을 어핏 짐작할 수 있었다
작가가 표현한 대하의 한 방울에서 한 방울은 더불어 사는 주위의 사람들 혹은 모든 생명체를 은유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그렇게 부대끼며 바쁘게 살아 가지만 결국은 죽음의 커다란 바다에 다다르게 되는 것이다
책을 읽다 보면 ‘인간은 죽어 가는 것이다’ ‘죽을 뿐만 아니라 죽어가는 것이다’ 라는 표현처럼 곳곳에서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하고 있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과도 결국 죽음으로 이별을 맞이하게 된다 어떤 스트레스 지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인간이 가장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경우가 사랑하는 사람을 죽음으로 떠나 보내야 하는 상황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가장 사랑받은 사람이 자신이 떠나며 남겨진 사랑하는 이에게 가장 커다란 슬픔과 스트레스를 안겨주고 떠나 가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에게 생이란 기쁨도 슬픔도 동시에 존재하는 알 수 없는 심연에서 꿈꾸듯 살아 가는 것이 아닐까
작가는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의 허망한 인생을 사실 그대로 받아 들여 보는게 어떻겠냐고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 같다 일단 그 허망함과 허무함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순간 우리에게 진정한 희망이 보이는 것이라며 역설적인 말을 하고 있다
쉽게 받아 들이긴 힘들지만 서점에 가면 흔하게 만날 수 있는 ‘노력하면 성공한다’ ‘최선을 다해 자기를 계발하라’ 류의 무조건 열심히 살아라고 충고하는 기존의 처세술 책들 보다는 훨씬 더 현실감 있게 받아 들일 수 있었고 책을 읽는 곳곳에서 작가가 평생을 살면서 체득한 경험과 다독에서 비롯한 통찰력을 느낄 수 있었다
‘ 모든 것을 상대적으로 보면 그렇게 만들어진 우주의 구조를 순순히 인정하고 싶어지고 그렇게 할 수 있으면 편해질 뿐만 아니라 타인이 보이고, 자기 자신이 훨씬 선명하게 보이고 ’우주 속 단 하나의 존재‘ 한없이 존엄하게 여겨지기 시작한다’ 라는 책 해설의 내용처럼 작가는 대하의 한 방울 안에서 우주를 볼 수 있고 그 속에 죽음과 삶이 같이 내재 되어 있다고 말하며 그런 모든 것을 인정하기에 앞서 존귀가 따로 없는 각각의 별 것 없는 인생을 인정하는 것이야 말로 흔들리지 않는 마음을 지니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길이라고 말한다
오랜만엔 책을 아껴가며 읽고 읽다가 자주 덮으며 숨고르기를 하며 삶에 대한 질문에 스스로 대답하며 사색할 수 있는 책을 이 가을에 읽게 되어 기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