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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로망주의보

제주로망주의보

: 서울 부부의 제주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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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9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328쪽 | 361g | 135*190*30mm
ISBN13 9788997256037
ISBN10 8997256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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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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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네 집은 딱 우리가 제주에서 얻고자 했던 그런 집이었다. 지붕 색이 주황색, 초록색인 전형적인 농가주택. 비행기에서 내려다보면 푸근할 만큼 예쁜 색색의 집들 중 하나였다. 조금 허름하긴 했지만 누추하지는 않았다. 작은 거실에서 내다보니 마당에 나무가 한그루 보였다. 열매가 맺혀 있는 게 꼭 배 같았다. 배나무 같아요. 하고 말하자 배나무가 맞다고 하셨다. 이 집을 지을 때 함께 심었는데 몇 해 전부터 열매를 맺기 시작했다고. 배가 그렇게 오랜 시간에 걸쳐 열매를 맺는지는 처음 알았다. 아마 나 같으면 나무를 잘못 심었나 보다, 하고 진즉 다른 나무로 바꿔버렸을지도 모르겠다. 오랜 끈기로 맺은 배처럼 화사하고 고운 세화에서 만난 할머니. 커피를 다 마시고 갈 길이 멀어 금세 일어나자 서운하신지 명절에 놀러온 손주 배웅하듯 차 타는 곳까지 따라나오셨다. 들어가시라고 몇 번 말씀을 드려도 끄떡없이 서 계시더니 차가 출발하고 나자 멀리서 손을 흔들며 계셨다. 할머니네 집에서 커피가 아닌 밥을 얻어먹었으면 푸릇푸릇 생기가 도는 황금 밥상을 볼 수 있었을까. 돌이켜 생각하니 괜스레 아쉬운 마음이 든다. 그 집에서는 문을 꼭 닫지 않아도, 이웃들과 데면데면하게 인사를 해도 어쩐지 푸근할 것 같다. 이제는 배가 많이 익었을까.
--- p.66

낮 동안 소란스러웠던 축제의 현장은 겨울해변다운 한산한 모습으로 변해있었다. 곳곳에서 숯불에 귤을 굽고, 등불 하나씩을 나눠줬다. 우리는 하나의 등불에 함께 소원을 적고 구운 귤을 까먹으면서 등불 날릴 시간을 기다렸다. 구운 귤은 유자차 맛이 났고 생각보다 맛있었다. 하지만 찬 귤만 먹던 사람들은 쉬이 손을 대지 않았고, 등불에 소원을 적느라 바빴다. 행사요원들은 호객꾼들처럼 “구운 귤 드세요.”라며 사람몰이를 했다.
“바람이 바닷가 쪽으로 불어야만 등불을 날릴 수 있습니다. 해변 쪽으로 오면 나무를 다 태워버려요.”
등불을 날리기에 앞선 진행 요원의 말에 모두 한마음으로 바람을 바다로 떠밀었다. 하지만 시험 삼아 몇 번 올린 등불은 번번이 해변으로 날아왔고, 그마저도 훨훨 위로 날지 못하고 다시 모랫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행사요원은 안 되겠다 싶었는지 집에 기념으로 등불을 가져가시란 말까지 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듣는 둥 마는 둥 각자 불을 빌려 와 붙여 올렸고, 그 중 등불 하나가 훨훨 날아 올라갔다. 해변 가까이 와서 불안했던 등불은 방향을 틀어 다시 바다로 날아갔다. 모든 사람의 소원을 담은 것처럼 모두의 시선을 따라 이동하면서. 사람들은 그제야 너나 할 거 없이 등불을 올렸고, 남편씨와 나도 한 아저씨의 도움을 받아 겨우 등불을 날렸다. 등 안에 있는 양초에 불을 붙이고 열기가 종이 안에 고루 전달되도록 오래 잡고 있어야 했는데, 성급한 사람들이 손을 일찍 떼어서 자꾸 고꾸라진 것이었다. 우리가 올린 등불도 훨훨 바다로 안전하게 날아갔다. 애니메이션 라푼젤의 환상적인 모습만큼은 아니었지만, 드문드문 올려진 등불은 경건하게 느껴질 만큼 아름다웠다.
--- p.173

우리 집은 열쇠가 없다. 처음 위미 집을 보러 부동산 사장님과 찾았을 때는 주인집 딸이 있어서 몰랐는데, 오후에 둘이서 다시 찾은 집엔 아무도 없었고 심지어 문은 살짝 열려있기까지 했다. 우리는 괜히 주춤하면서 멀찌감치 떨어져 더 수상스럽게 집을 훔쳐봤었다. 그 뒤 1년이 지나 집주인이 바뀌고 새로운 세입자가 들어와 살고 있을 때도 역시나 문은 열려 있었다. 그땐 몰랐다. 그냥 그 집은 열쇠가 없는 집이라는 걸.
(중략)
서울에 좀 오래 다녀와야 할 일이 있는 날. 마침 옆집 할머니를 만나서 집을 좀 봐주십사 부탁했다.
“이 동네는 원체 깨끗한 동네라 별일 없을 껴.”
“그래도 혹시 무슨 문제가 있으면 저희 전화번호 드릴 테니까 연락 좀 주실래요?”
“없어, 없어. 원체 깨끗한 동네라.”
할머니는 별일 없을 거라며 단호하셨고, 결국 우리는 평상시처럼 문단속을 하고 서울로 가기로 했다. 그나마 대문은 안에서 잠그고 창문을 통해 빠져 나왔다. 그것만으로도 꽤 안심이 됐다. 서울에서 볼일을 보고 2주 정도 뒤에 집을 다시 찾았을 때 다시 옆집 할머니를 만났다.
“이제 와?”
“네. 저희 오늘 내려왔어요.”
“내가 그간 없는 사이에 집에 별일 있나 몇 번씩 들여다봤어.”
“정말요? 고맙습니다.”
할머니는 별일 없을 거라며 장담을 하신 것과 달리 우리가 없는 사이 담 너머로 집안을 들여다봐주고 살펴주셨다. 생각해보니 우리가 이사 오기 전에 앞집 아줌마와 딸이 우리를 수상쩍게 여기기도 했고, 간혹 비가 올 때는 누군가가 널어놓은 빨래를 집안으로 들여놔주기도 했다. 이웃들이 이웃해있고, 조용하게 관심을 가져주니 집에 별일이 있는 것이 더 이상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할머니 말씀대로 집은 우리가 나갔던 모습 그대로 별일 없이 잘 있었다.
--- p.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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