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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만남과 시간으로 태어난다

도시는 만남과 시간으로 태어난다

: 매일이 행복해지는 도시 만들기

아우름-39이동
최민아 | 샘터 | 2019년 08월 2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3 리뷰 31건 | 판매지수 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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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8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16쪽 | 266g | 133*198*16mm
ISBN13 9788946421103
ISBN10 894642110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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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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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도시가 바뀌면 나의 삶이 바뀔까요? 네. 당연히, 그리고 아주 크게 바뀝니다. 바르셀로나의 구도심은 낡고 어두운 집들로 가득해 밤에는 범죄가 빈번히 발생하던 곳인데, 이곳에 작은 광장이 생기고 미술관과 카페의 불빛이 어두운 동네를 밝히자 아주 짧은 시간에 활기를 되찾고 많은 사람이 즐겨 찾는 매력적인 장소로 변했습니다. 물론 우리 도시 속에도 이와 같은 사례는 수없이 많습니다. 온라인 속에서의 생활이 점점 늘어나지만 이럴수록 사람이 매력을 느끼는 공간을 만들고 그 속에서 직접적인 만남을 이끄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 p.9

미국 세인트루이스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인 ‘프루이트 아이고Pruitt-Igoe’는 1954년에 매우 야심차게 지어진 공공주택으로, 모든 공간이 기능적으로 세심하게 계획되어 지어졌습니다. 이 단지는 편리하고 현대적인 주거시설은 물론 커뮤니티 공간까지 갖추며 건축적인 기능을 훌륭하게 충족시켰지만, 오래지 않아 범죄자들의 소굴이 되고 약탈과 폭행 같은 심각한 사회 문제가 발생하여 건축된 지 18년 만인 1972년 폭파되고 맙니다. 20세기 초, 기능과 효율을 우선시하며 전 세계에 유행했던 모더니즘 도시계획에 종지부를 찍은 사건이었지요.
이 사건으로 인해 편리함은 도시 환경이 요구하는 일부 조건일 뿐 전체가 될 수 없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모든 것이 완벽한 도시 환경을 절대로 가질 수 없습니다. 이 세상에 자동차가 집 바로 앞까지 오면서 소음이 없고, 안전하고, 녹지가 가득하고, 새가 우는 아름다운 공간은 없습니다. 집 앞에 나무가 많고 새소리에 잠을 깨고 싶은 사람은 차를 조금 멀리 대고 걸어와야지만 자동차 소음과 매연에서 벗어나 녹지와 새소리를 가까이할 수 있습니다. 바꿔 말하면 집 앞까지 자동차로 오는 것은 편리함이고, 새소리와 나무, 풀이 가득한 공간이 주는 느낌은 편안함입니다.
--- p.22~23

도시의 길은 동맥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길을 통해 경제와 문화가 한데 모이고 다시 퍼져나가기 때문에, 도시의 매력과 활력이 응축되어 그대로 우리에게 전달됩니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하고 비싼 상품, 가장 훌륭하다 극찬받는 공연, 가장 큰 부가 축적되어 있는 빌딩이 모여 있는 거리를 보고 있자면 도시가 경제적, 사회적 역량을 바탕으로 꽃피운 문화의 결정체라는 것을 실감합니다.
--- p.80

도시에서 자연이 사라지면서 생긴 문제점들은 다시 자연을 도시 속으로 되돌리는 방법으로 완화할 수 있습니다. 지구가 수많은 동식물이 함께 사는 생태계인 것처럼, 도시의 길에도 물과 바람, 그리고 나무로 연결되는 길이 필요합니다. 빽빽하게 들어선 건물 사이로 바람이 흘러갈 수 있는 길을 터주고, 도로 밑으로 숨어 들어갔던 하천을 다시 도시 위로 흘러가게 만들면 그 길을 따라 저절로 바람도 흐르고 풀과 꽃, 물고기 들이 돌아옵니다.
--- p.96~97

무엇보다 도시를 계획할 때 사람이 직접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 안에 모든 시설을 배치하고, 생활에 꼭 필요한 상점, 여가시설, 주택단지, 학교, 유치원, 문화시설 들을 보행자도로를 중심으로 연결합니다. 이왕이면 사람이 다니는 길들이 자동차의 방해를 받지 않게 연결되어야 좋고, 나무와 꽃이 눈을 즐겁게 하고, 곳곳에 쉴 수 있는 벤치와 쉼터도 있으면 더욱 좋겠지요. 가로수가 많으면 사계절 내내 사람들이 기분 좋게 걸어다닐 수 있습니다. 그렇게 집 밖으로 나온 사람들이 많아지면 거리는 산책을 하러 나온 작은 공원처럼 변하기도 합니다. 그 이름이 무엇이든, 도시는 사용하는 사람이 중심이 되는 공간으로 변해야 합니다. 높은 주상복합 건물이나 지하 쇼핑몰에서 나와 도시를 직접 만날 수 있는 아기자기한 공간이 많이 생길수록 도시 환경은 보다 풍요로워질 것입니다.
--- p.138~139

동대문운동장을 이전하는 것에 대해 주변 상인이나 시민들이 소리 높여 반대했던 것처럼 주변을 차분히 둘러보면 사라지지 않고 함께 있기를 바라는 공간이 있습니다. 모파상이 자기 눈에 흉측하게 비친 에펠탑을 피하기 위해 파리와 프랑스를 떠난 것처럼, 자신이 살던 공간이 낯설어지면 사람들은 그곳에 더 이상 미련을 두지 않고 떠나기 쉽습니다. 사라지지 않는 공간과 이야깃거리가 많은 도시가 반드시 아름답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그런 도시는 사람들이 애착을 갖고 오랫동안 머물고 싶게 하는 힘을 지닙니다.
--- p.164~165

스마트 도시의 최신 기술은 사람의 편리함만을 추구하는 방향이 아니라 사람이 사는 환경이 보다 더 인간적인 모습을 지닐 수 있도록 도와주는 쪽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이지요. 바르셀로나가 가장 앞서나가는 스마트 도시가 된 이유는 분명합니다. 무조건 편리함을 추구하는 게 아니라 사람과 도시에 어떤 기술이 필요할지 고민하고, 그에 맞는 기술을 선별적으로 판단해서 적용했기 때문이지요.
--- p.201

어찌 보면 도시를 만드는 것은 선택을 하는 것입니다. 거대한 중앙 공원을 만들까, 아니면 그 면적을 작게 잘라서 작은 공원을 수십 개 만들까? 환경을 생각해 차가 적은 도시를 만들까, 아니면 사람이 편리하게 살 수 있는 도시를 만들까? 만약 환경을 생각하는 도시를
만들겠다는 선택을 한다면 이용자들은 어느 정도의 불편함을 감수해야 합니다. 대신 사람들은 깨끗한 환경이라는 더 큰 편익을 얻게 될 것입니다. 모든 사람이 자신의 차를 자기 집 앞까지 가져오면서 환경오염을 적게 하는 방법은 없습니다.

다음 세대를 생각하는 인문교양 시리즈 아우름(Aurum)
아우름은 다음 세대에 말을 거는 샘터의 인문교양서 시리즈입니다.
‘Aurum’은 라틴어로 ‘빛나는 새벽’이란 뜻입니다. 우리의 감성과 지성에 빛나는 새벽을 여는 책을 만들어갑니다.
세대를 아우르는 지혜, 앞 세대가 다음 세대를 껴안는 사랑을 담습니다.
--- p.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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