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에서 가장 의미 있고 중요한 관계가 아내와의 관계인데, 내가 가장 조심성 없이 다루는 관계 역시 아내와의 관계다. 우리 부부가 행복한 결혼 생활을 이어가고 있음에도, 우리는 여전히 자신의 정서적 문제, 부적절한 반응, 이기심과 씨름하고 있다. 우리가 서로 사랑하지 않아서 싸우는 게 아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가끔씩 자신의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싸우는 것이다. 이건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우리 부부만 그런 게 아니다. 상처받거나 상처 입히지 않고 누군가와 가까워진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상처 없이 자신의 약점을 드러낼 수 있을 정도의 친밀한 관계로 발전할 수는 없다. --- p.8 「문제 없는 부부는 없다」
함께 오랜 세월을 보낸 부부들이 중요한 것은 사랑이 아니라 사랑에 빠진 ‘후’ 일어나는 일들을 헤쳐나가는 방식이라고 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난 사랑에 빠지는 게 야구 경기에서 2루에 있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사랑에 빠진 순간에는 홈까지 아직 절반밖에 가지 않은 것이다. 물론 사랑하는 사람을 찾는 것도 힘든 일이다. 좋은 사람을 찾아 그 사람을 알아가고, 당신의 어두운 비밀들도 드러내야 한다. 하지만 결혼에는 그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 결혼은 평생 함께한다는 약속이다. 당신의 목표가 그저 사랑에 빠지는 것인가, 아니면 평생 사랑하며 살아가는 것인가?--- p.27 「변화는 좋은 것이다」
자신의 관계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끼면서도, 헤어졌을 때 감당해야 할 당혹감이나 슬픔이 두려워서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실수를 피하려면 당신이 결혼한 혹은 결혼하려는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바라봐야 한다. 오늘 그 사람이 행동하는 방식은 아마 내일도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오늘 그 사람이 문제를 해결하는(또는 해결을 회피하는) 방식도 앞으로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가 지금 주위 사람들에게 자기 의견을 강요한다면, 앞으로도 그렇게 행동할 것이고, 당신에게도 똑같이 행동할 것이다. 그 사람이 지금 남들에게 거짓말을 자주 한다면, 분명 당신에게도 거짓말을 할 것이다. 그가 지금 변화에 저항한다면, 앞으로도 아마 저항할 것이다.--- pp.42-43 「1단계 결혼 - 배우자 선택이 평생의 행복을 결정한다」
두 사람이 오래 사귀었거나 가족과 종교와 사회경제적인 면에서 가치관이 비슷하더라도, 일상적으로 같이 생활하며 활동하면 생각한 것보다 서로 많이 다르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양쪽 모두 자기 나름대로 믿는 바가 있으며 그 믿음을 웬만하면 지키고 싶어한다. 이런 태도가 ‘부모님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와 같은 중요한 부분부터 ‘화장실 변기 시트를 어떻게 놓아야 할 것인가’와 같은 사소한 부분까지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친다. 지극히 평범한 것 같은 의견 차이에서부터 이 단계의 문제들이 시작된다. 두 사람은 인생 모든 영역에서 자신이(또한 그들의 가족과 친구들이) 옳다고 여겨왔던 행동 방식과 사뭇 다른 상대방의 견해와 협상하며 조화롭게 살아가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p.67 「2단계 신혼부부 - 결혼은 두 개의 세상이 합쳐지는 일」
처음 아기가 태어날 때만 해도 많은 이들이 “우린 하나”이니 누가 더 많이 일하고 힘든지 따지지 않을 거라고 얘기한다. 그런 말을 들을 때면 난 행운을 빈다고 말한다. 어차피 ‘내가 이것을 했으니 그는 저것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서로 점수를 매기게 되리라는 사실을 솔직히 인정하는 편이 낫다. 그것을 나쁘다거나 이기적이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사람은 누구나 재고 따진다. 그게 인간의 본성이다. 뭔가 불공평하다고 느끼면서 그런 감정을 얘기하지 않거나 점수판이 한쪽으로 너무 기울어져 있을 때 문제가 생길 뿐이다. 눈가리개를 한 상태로는 부모 역할을 제대로 해낼 수 없다. 재고 따지고 점수 매기는 것은 인생에서나 사람과의 관계에서나 있을 수밖에 없는 부분이니, 보다 성숙하고 건강한 방법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면 된다.--- p.149 「3단계 아기 탄생 - 가장 행복하지만 가장 혼란스러운 시기」
무엇보다 자녀가 있는 부부는 아이들이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부부가 하는 모든 행동과 모든 말, 심지어 그들이 간과하는 모든 사소한 것들까지 아이들은 매일 집안을 돌아다니며 스펀지 같은 작은 뇌로 세세히 관찰하며 빨아들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가 성숙하고 책임 있는 본보기를 보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각자 유능하고, 권위 있으며(독재적이지는 않게), 융통성을 지닌 리더로서의 면모를 보여야 한다. 불필요한 싸움을 벌이거나 미숙한 문제를 일으킬 경우, 가족 모두가 고통받는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행복하고 성숙한 가정에서 행복하고 성숙한 아이들이 자라난다. 이런 가정 환경을 만드는 것이 부모로서 할 일이다.--- pp.175-176 「4단계 가족 구성 - 행복한 부부가 좋은 부모다」
빈 둥지 채우기 단계로 들어서면 갑자기 친밀감이 약해지는 것을 느끼는 부부들이 적지 않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혹은 가족 구성 단계를 겪으면서 서로 친밀하게 교감할 수 있었던 상황들이 이제 더 이상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이 일어나더라도 전처럼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앞으로 30년간 이 사람과 함께해야 한다는 사실이 서글프게 느껴진다면, 이 현실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 위해서 부부 관계에 변화가 필요하다.--- pp.231-232 「5단계 빈 둥지 채우기 - 다시 둘만 남은 부부」
이 단계는 남편과 아내가 전보다 더 서로에게 의지하는 시기인 동시에, 역설적으로 다른 어느 단계보다 더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기다. 자주 자신의 문제 때문에 힘들어지고,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거나 불안을 위로받고 싶어진다. 배우자의 욕구와 감정에 신경 쓰지 않거나 이기적이라서 그런 게 아니라, 의지할 존재, 건강, 죽음, 외로움에 대한 걱정들이 대단히 강렬해지기 때문이다. 저출산 고령화 사회의 실버 부부들은 따로 또 같이 홀로서기를 준비하면서 배우자와 함께했던 추억을 되새기고, 하고 싶었지만 그동안 하지 못했던 것들을 마무리하면서 삶과 죽음의 의미를 체험한다.--- pp.244-245 「6단계 실버 부부 - 홀로서기를 준비하는 부부」
대화는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중략) 비난하고 지적하는 어조로 말하지 마라. 상황이 이렇게까지 된 데에는 둘 다 책임이 있으며 둘 다 달라질 필요가 있다는 점을 이야기해야 한다.
가능하면 서로에게 득이 되는 시나리오를 제시하는 것도 중요하다. 배우자와 대화할 때, 그런 변화를 만들어낼 경우 그 사람과 그들의 관계에 어떤 이득이 될지 알려주는 게 좋다. 인정하기 싫지만, 뭔가 얻어낼 게 있다고 느껴야만 움직이기 시작하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이다. (중략)
마지막으로, 이 작업에 당신도 함께하리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배우자와 이야기할 때 당신도 그 변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고 이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 당신에게도 힘든 일이라는 점을 반드시 전달해야 한다. 미리 자신의 변화 리스트를 만들어 준비해두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 pp.306-307 「변화에 성공하고픈 당신과 배우자에게 필요한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