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뉴욕은 실리콘밸리와 경쟁하면서 세계 IT기업의 새로운 산실이 되었다. 그래서 나는 뉴욕 스타트업들이 어떤 아이디어로 성공하고 있는지도 샅샅이 살펴보았다. 그들은 상상 그 이상의 아이디어로 뉴욕을 넘어 세계를 호령하고 있었다. 나는 그들의 창업 사례를 통해 우리가 배우고, 벤치마킹할 수 있는 아이템이 무엇인지 수많은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그 밖에도 뉴요커가 열광하는 한국의 프랜차이즈와 한국산 제품들이 불티나게 팔리는 이유, 뉴욕이 세계 패션을 선도하는 이유 등에 대해서도 자세히 관찰했다. 나에게 허락된 지면이 너무나도 모자랄 만큼 기록했다. 이 책은 막무가내 정신을 발휘하여 내가 직접 보고 뒤져낸 비즈니스 인사이트의 산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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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를 이용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한 방법이다. 뉴욕에서 한국의 케이팝은 원더걸스, 싸이를 거쳐 BTS에서 절정을 이루고 있다. 물론 앞으로 더 인기를 끌가수나 그룹이 나올 수도 있지만, 뉴욕지하철공사는 2018년 10월 6일 BTS의 뉴욕 퀸즈 시티필드Citi Field 공연에 맞추어 아예 지하철 노선을 변경해주기까지 했다. 한국의 케이팝이나 드라마에 빠진 사람들은 가수나 배우가 입은 옷부터 음식, 사용하는 제품, 한국어, 한국문화에 이르기까지 관심의 범위를 넓힐 수 있고 그만큼 한국제품에 대한 선호도는 증가한다. 한국식품을 파는 슈퍼마켓, 간편식 코너, 스타 셰프의 한식당, 한국 특색 요리 강습 같은 방법을 동원하면 Eat + Korea의 국내외 사업이 가능하다고 본다. 사업의 그림을 그리고 적극적인 시도를 하는 한국의 오스카 파리네티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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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도 요즘 들어 교외 지역에 아울렛이 많이 생기고 있다. 넓은 공간과 세련된 인테리어, 식당, 극장 등 다양한 여가를 즐길 수 있는 복합 쇼핑몰 역할을 하는 아울렛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바로 사람들이 찾는 ‘그’ 물건이 있느냐 없느냐이다. 2014년 초 지인 중 한 분이 센추리21 백화점에서 마크 제이콥스의 2,400달러짜리 코트를 단돈 400달러에 건졌다며 좋아했다. 이처럼 아울렛을 찾는 이유 중 하나는 평소 가지고 싶었던 고가의 명품을 싼값에 사기 위해서이다. 이번엔 꼭 하나 구입하겠다며 전의를 불태우고 할인매장에 갔는데, 막상 찾는 브랜드가 보이질 않고 2류, 3류 브랜드 제품만 있다면 아울렛을 다시 찾을 이유가 없어진다. 소비자들에게 횡재했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 할인매장의 성패와 직접 연결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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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현재 뉴욕은 한국 화장품 브랜드들로 넘쳐나고 있다. 맨해튼 유니온 스퀘어 화장품 거리에는 네이처 리퍼블릭, 이니스프리, 클럽클리오 등 한국 화장품 브랜드의 플래그십 스토어가 거리를 점령하고 있다. 이니스프리 옆에 있는 세포라에는 LG생활건강의 빌리프,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 닥터자르트 등의 한국 화장품 브랜드가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중소 브랜드들도 질세라 맨해튼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속속 오픈했다. 토니모리가 2015년 맨해튼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연 것에 이어, 더샘도 2017년 맨해튼 차이나타운에 매장을 냈다. 한국 화장품 브랜드들이 인기를 끌자 한국 화장품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편집숍들도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대표적인 것들이 러브, 소코글램, 0035mm, 에브리데이뷰티랩, 제이케이엔리, 네이처컬렉션, 베스프렌뷰티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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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임대료가 만들어낸 신종 비즈니스가 있다. 바로 룸메이트를 찾아주는 비즈니스 혹은 재임대 비즈니스이다. 룸메이트가 있다는 건 곧 월세가 절반으로 줄어든다는 뜻이다. 그 때문에 유학생, 직장인 가릴 것 없이 룸메이트를 구한다. 토박이야 지인들이 있다고 쳐도 뉴욕에 처음 온 학생이나 직장인들은 어떻게 룸메이트를 구할까? 혈혈단신으로 뉴욕에 뚝 떨어진 사람이라도 살아날 구멍은 있다. 바로 룸메이트 소개 사이트가 있기 때문이다. 뉴욕의 대표적인 룸메이트 소개 사이트들을 꼽자면 루미, 디기즈, 스페어룸, 룸스터, 레인보우룸메이트(LGBTQ를 위한 사이트) 등이다. 또 플립, 리스팅스프로젝트 등은 재임대를 전문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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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은 현재 7천 여 개의 스타트업들이 활동하고 있는 세계 제2위의 스타트업 생태계이다. 그럼 1위는 어디냐고? 물론 아직은 샌프란시스코이다. 그렇지만 발전 속도로 보아 뉴욕이 1위로 등극할 날이 멀지 않았다고 본다. 뉴욕이 단기간 내에 스타트업의 요람이 된 것은 벤처캐피털, 인큐베이터, 액셀러레이터, 밋업, 대학 등 창업에 필요한 돈, 컨설팅, 인적자원 등이 풍부히 공급되기 때문이다. 특히 인종의 용광로답게 창업자 4명 중 1명은 이민자이다. 당연히 먹이를 찾아 헤매는 하이에나들처럼 글로벌 벤처캐피털들은 보석이 될 스타트업 원석 찾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 글로벌 벤처캐피털들은 2017년, 2018년 연속하여 120억 달러 이상의 엄청난 돈을 뉴욕 스타트업들에게 쏟아부었다. 이는 10년 전에 비해 3배에 달하는 규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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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하는 일은 한국 기업의 미국시장 진출을 돕고, 미국 기업의 투자를 한국으로 유치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미국 기업 측 사람들과 수시로 접촉하고 만난다. 내가 맨해튼에서 미국인들과 비즈니스를 하면서 느낀 바가 하나 있는데, 그들은 자신의 이익이 없으면 절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바쁘게 돌아가는 맨해튼에서 시간은 곧 돈이다. 비즈니스의 세계에서 누군가에게 만남을 청한다는 것은 곧, 그 사람의 돈을 빼앗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러므로 그들과 만날 때는 동기부여, 즉 뭔가 돈이 될 만한 것을 주어야 한다. 그래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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