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령 어떤 분이 남편을 전도하려 한다면, 남편이 좋아하고 흥미롭게 여기는 주제가 무엇인지, 남편이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인지, 남편을 화나게 하는 것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 잘 알아야 할 것이다. 땅을 잘 알아야, 철학을 잘 알아야 복음을 더 잘 전할 수 있다. 하나님의 말씀을 부지런히 살펴 연구하고, 땅의 탄식을 연구하며 부지런히 살피자.
--- p.17
현실에 대한 마비, 이웃에 대한 마비, 양심에 대한 마비…. 나치는 사람들을 이렇게 마비시켜갔다. 그 가운데 아이히만은 전형적으로 마비가 되어 ‘생각 없음’ 속에 악을 저지른 것이다.
아렌트는 고도의 지식을 가진 이들에게서도 이러한 반성적 사유의 부재를 볼 수 있으며, 그 사유의 부재야말로 현대사회에서 다양한 악을 일으키거나 가담하게 하는 핵심 요소가 되고 있다고 결론 내린다.
--- p.73
현대인은 컴퓨터와 인공지능의 출현으로 생각하는 것 자체를 컴퓨터에 맡기게 되었다. ‘사색’은 하지 않고 ‘검색’을 한다. 혹여 사고한다고 해도 양적인 사고를 할 뿐, 질적 사고를 하지 않는다. 그래서 효율성이나 유용성이나 실용성만 강조하게 된다. 하나님은 우리를 생각하는 인간으로 만들었는데, 생각이 귀찮아져서 컴퓨터에게 맡긴다. 뿐만 아니라 현대인은 온갖 중독과 문화에 자신을 종으로 내어주며 자유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현대인도 역시 자유로부터 도피하는 생활을 한다. 답은 하나뿐이다. 하나님께로 돌아가야 한다.
--- p.112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가 조지 루카스와 영화 「레이더스」를 찍을 때의 일이다. 주인공 인디아나 존스가 트럭 아래로 떨어져 밧줄에 매달려서 끌려가는 장면을 찍고 있었는데, 스필버그가 갑자기 루카스를 바라보면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이렇게 재미있는 일을 하면서 돈까지 받는다는 사실이 믿어지나요?”
사람들은 거의 매순간 “뭐, 재미있고 신나는 일이 없을까?” 하며 일상과 일로부터의 탈출을 시도한다. 그런데 이렇게 노는 가운데 삶의 중압감과 무게를 벗게 되고, 자신 속에 있는 감추어진 능력을 발견하게 되며, 자신의 아름다움을 보게 된다.
…자신이 하는 일을 재미없어 하거나 못마땅하게 여기는 사람 치고 성공한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다. 실제로 자신의 일을 진정으로 즐길 수 있다면, 성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일을 즐기는 사람이 능력이나 학식이 있는 사람보다 더 큰 성과를 창출해 내고, 그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를 얻게 된다. 즐겨야 재미가 있고, 재미가 있어야 자신을 뛰어넘을 수 있다.
--- pp.113-114
좋은 영성 학자 헨리 나우웬은 이런 말을 했다.
“내가 민감하게 몰두하는 것을 보면 내가 하나님에 속했는지, 사람에게 속했는지 알 수 있다.”
약간의 비판에 심히 분노한다거나, 약간의 거절감에 너무 우울해하고, 약간의 칭찬이나 성공에 심히 흥분하는 인생. 사람들의 반응에 민감하게 요동치는 인생은 인정 중독에 빠진 삶이다.
--- p.147
연전연승하는 장군을 고문으로 망가뜨리고 군인의 명예를 다 짓밟고는 다시 전쟁터로 나가라고 한 조선의 왕과, 정치권력. 기록을 좋아하던 이순신인데 취중(醉中)에라도 그 증오심과 억울함을 한 글자도 남기지 않았다. 발설할 충분한 상황 속에서도 무섭도록 경외스러운 그 침묵이 대승(大勝)을 이끌었다.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침묵은 이순신의 침묵이다. 그 침묵의 힘으로 나라를 지켜냈다. 인류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침묵은 예수님의 침묵이다. 그 침묵하심으로 우리를 구원하셨다.
--- pp.168-169
사탄은 성도의 자존감을 떨어뜨려 무기력하게 만든다. 과거의 실패, 죄악, 배신 등 쓰라린 기억 속에 영혼을 묶고, 다른 사람과의 끝없는 비교 속에 초라함을 느끼게 함으로 진흙탕 같은 자존감 속에 살게 한다.
--- pp.183-184
윤동주 님의 또 다른 시 「서시」의 마지막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오늘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100년 전 시인이 보았던 그 별이나 오늘 우리가 보는 별이나 같은 별이다. 시인이 별을 통해 십자가를 보았듯이, 주님이 주신 별 속에서 십자가를 바라보며 행복했던 예수님처럼 사명의 길을 걷고 싶다.
--- p.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