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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목격자

전쟁의 목격자

: 한국전쟁 종군기자 마거리트 히긴스 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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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9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436쪽 | 534g | 145*225*30mm
ISBN13 9791185585758
ISBN10 1185585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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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녀 히긴스’에 관한 농담, 이야기 들은 제2차 세계대전 때부터 시작되었다. 기자들은 ‘매기’에 관해, 그녀의 다하우 해방, 프랑스 레지스탕스 영웅과의 슬픈 연애 그리고 기삿거리를 교묘히 손에 넣는 기발한 방법들에 대해서 말들을 해 왔다. “매기를 달리게 하는 것은?”은 프레스클럽과 칵테일파티에서 자주 입길에 오르는 대화 주제였다. 먼 곳에서 벌어진 모험들의 젊은 주인공과 이제는 워싱턴의 슈퍼스타가 된 그녀가 같은 사람이라는 걸 받아들이기는 늘 어려웠다.
--- p.10, '프롤로그' 중에서

한 가지는 분명했다. [데일리 캘]의 분위기는 자극적이었다. 매기는 구성원들의 급진적인 성향에 들떴고 가치관에 관한 문제를 두고 열띤 논쟁이 벌어지는 데 자극을 받았다. 자본주의는 아버지가 직장을 잃게 한 주식시장 붕괴에 책임이 있을까? 최소한 아버지의 음주와 자신이 어린 시절에 겪은 외견상의 결핍에 간접적으로라도 책임이 있는 게 아닐까? 어떤 사람은 그토록 많은 것을 소유하는데, 왜 어떤 사람들은 아무것도 가지지 못할까? 그녀를 둘러싼 모든 것이 열리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새로운 문이었다.
--- p.50, '대학에 가다' 중에서

남자들에게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마거리트는 종종 외로웠다. 그녀의 빼어난 외모는 때로 골칫거리가 되기도 했다. 여러 파티에서 모욕적인 희롱을 당한 그녀는 자신이 다른 남성 기자들끼리 공유하고 있는 동지애에서 배제돼 있다는 것을 알고 처음에는 놀랐다. 재능과 용기를 갖춘 여성은 남성 기자들이 보기에 기자로서의 역량뿐만 아니라 남성성에 대한 도전이었다. 예쁘장한 금발 미녀의 외양 뒤에 지칠 줄 모르는 경쟁자가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나면, 그들은 그녀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라 난처해했다.
--- p.130, '다하우 강제수용소 해방' 중에서

마거리트를 비롯해 보트에 탄 사람들의 상황도 별다를 것이 없었다. 한강을 반쯤 건넜을 때 수용 인원을 초과해서 태운 배가 가라앉았다. 그녀와 다른 사람들은 결국 수영해서 강을 건너야 했다. 그 당시 배에 타고 있던 조지 켈리 중령도 강에서 빠져나와 모래사장을 가로질러 달려서는 날아오는 박격포를 피하려고 논으로 몸을 던졌던 일을 기억했다. “한참 헐떡이다가 마침내 숨이 잦아들자 주위를 둘러보고는 내 옆에 누가 있는지 알게 됐어요. 매기가 얼굴에 웃음을 띠고 누워 있더군요! 내가 말했죠. ‘무섭죠, 매기?’ 그녀가 고개를 흔들었어요. ‘아뇨. 하지만 대체 여기서 어떻게 빠져나가죠?’”
--- pp.214-215, '한국전쟁을 취재하다' 중에서

그녀가 나를 비롯한 정말 많은 남자들의 의식을 성장시켰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매기의 용기가 아니었더라면 오늘날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여성을 보지 못했을 테고 그런 게 당연하다고 여겼을 겁니다. 남자들 모두가 스스로에 대해 확신을 갖고 있는 건 아니에요. 여자 앞에서 겁먹고 바보 같아 보일까 봐 두려워하죠. 그렇게 쾌활하고 자신만만한 마거리트의 모습을 보면서 평생 남자랍시고 거들먹거렸던 자기 모습을 되돌아보게 되었어요. 그건 정말 기존의 사고방식을 깨부수게 한 좋은 경험이었어요.
--- p.242, '두 개의 전쟁' 중에서

“자, 용감무쌍한 해병대원들아, 어서 여기서 나가자!” 한 장교가 고함을 질렀다. 첫 번째 병사가 뱃머리로 오르기 시작했다. 사진기자가 ‘컬러’를 충분히 찍었다며 상륙용 주정을 타고 수송선으로 다시 돌아가겠다고 알렸다. 마거리트는 주저했다. 잠깐이지만 그와 함께 가고 싶은 유혹을 느꼈다. 그러다 그녀는 앞으로 이동해 배를 떠날 때 손을 뻗으면 닿을 수 있는 위치에 타자기를 잘 집어넣었다. 곧 그녀는 배 가장자리를 넘어 움푹하게 들어간 방파제 안쪽 90센티미터 깊이의 물속으로 들어갔다.
--- p.262, '인천상륙작전' 중에서

마거리트는 그야말로 쉴 새가 없었다. “그런 건 없습니다.” 그녀가 인터뷰를 하러 온 한 무리의 대학생들에게 말했다. “예를 들어 ‘아파서 집에 갈래요’라고 말하는 것 같은 일은 없어요. 편집장은 이해해줄지도 모르죠. 하지만 집에 가고 싶었던 그날 따낸 기사가 감히 그 기회를 놓친다는 생각조차 할 수 없는, 당신에게 상을 안겨 줄 기사일 수도 있어요. 이 정도의 헌신을 하지 않을 거라면, 적당히 잘 지낼 수 있고 해고당하지 않을 테지만 그 어떤 상도 탈 수 없는 그런 평범한 직업에 안주하면 됩니다.”
--- p.333, '마거리트는 멈추지 않는다' 중에서

마거리트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어느 날 오후에는 이렇게 말했어요. ‘훨씬 나아졌고 정말 감사하는 마음이야. 이제는 내 삶이 명확하게 보여. 언제나 너무 몰아치기만 해 왔지. 그럴 필요는 없었는데. 나는 변할 거야. 이제는 언제나 외국에 나가 있지도 않을 거야. 빌이랑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래. 이제는 달라질 거야. 나는 달라질 거야.’”
--- p.426, '마지막 여행'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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