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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품정리인은 보았다!

유품정리인은 보았다!

: 생의 흔적을 정리하는 이들이 말하는 죽음 그 이후

[ 개정3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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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10월 02일
쪽수, 무게, 크기 304쪽 | 492g | 148*210*18mm
ISBN13 9788960305359
ISBN10 8960305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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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세상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일. 무섭다. 이 일에 종사하면서 많은 사람의 죽음과 이해하기 어려운 현실을 많이 봐 왔다고는 하지만, 진짜 살인범을 대한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조금 충격적이었다. 하지만 어쨌든 죽은 부인의 명복을 빌어주고 싶은 마음이다.
--- p.29

아마 그 아들은 모친의 진짜 마음도 모른 체 일생을 보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제삼자(第三者) 인 우리들이 어떻게 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었다. 아무리 내가 말로 설득한다고 해도, 저렇게 완고하게 거부하고 있는 아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언젠가 자신도 나이가 들어 돌아가신 어머니와 같은 나이가 됐을 때 문득 부모의 마음을 알게 되는 그런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 p.44

하지만 가족에게는 그 가족만의 사정이라는 것이 있기에 당사자가 아니면 이해할 수 없는 면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자살 원인은 모른다. 대충 표면적인 원인은 짐작할 수 있다고 해도, 스물일곱 살에 스스로 목숨을 끊어 버린 아들의 마음 깊숙한 곳에 있었던 것을 헤아리는 것은 누구도 할 수 없는 일일 것이다.
--- p.139

마을회관과 근처 작은 교회를 내려오는 길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할머니들이 지나가는 우리를 보며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매일 생활하는 공간에서 동네 사람들과 인사라도 하고 지냈다면 좋았을 것을 쯔쯔가무시 병보다 무서운 쓸쓸한 무관심이 등 뒤로 쏘는 듯했다.
--- p.207

혼자 사는 노인 사이에서 카레가루는 가장 빨리 요리할 수 있는 간편식 가운데 하나이다. 물을 끓여 컵에 따른 후 휘휘 저어 흰밥 위에 붓기만 하면 3분 요리처럼 한 끼를 때울 수 있다. 유품정리 현장에서 간혹 발견하는 컵라면과 카레가루를 보면 이것들이 현대사회의 노령화를 대변하는 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
--- p.182

마땅히 해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을 부작위(不作爲)라고 한다. 계모가 아기에게 젖을 먹이지 않아 굶어 죽게 하는 것처럼 위험이 발생하는 것을 방지할 의무가 있거나 자기 행위로 위험이 발생할 수 있음에도 그것을 야기한 자가 그것을 방지하지 아니했을 때는 그 발생 결과에 따라 처벌을 하는데, 이것이 부작위범(不作爲犯)이다.
--- p.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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