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9년 09월 20일 |
---|---|
판형 |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 252쪽 | 368g | 135*195*18mm |
ISBN13 | 9791189426606 |
ISBN10 | 1189426609 |
발행일 | 2019년 09월 2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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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 |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 252쪽 | 368g | 135*195*18mm |
ISBN13 | 9791189426606 |
ISBN10 | 1189426609 |
작가의 말 _ 자신을 속이지 않는 글쓰기 역자의 말 _ 시인들에게 보내는 편지 첫째 날. 동물 사로잡기 둘째 날. 바람과 날씨 셋째 날. 사람들에 관해 쓰기 넷째 날. 생각하는 법 배우기 다섯째 날. 풍경에 대한 글쓰기 여섯째 날. 소설 쓰기 - 시작하기 일곱째 날. 소설 쓰기 - 계속하기 여덟째 날. 가족 만나기 아홉째 날. 달에 사는 생물 작가 후기 _ 언어와 경험 |
시 좋아하시나요? 저는 시를 읽는 거는 좋아합니다. 그런데 어떤 시들은 제가 읽기에 너무나 어려워 그 의미를 파악조차 못할 때도 있습니다. 의미도 모르고 작가가 무슨 말 하는지도 모르니 당연히 감동이나 느낌도 있을 수 없겠죠. 이해하던 못하던 감동을 느끼던 못 느끼던 상관없이 시가 주는 말의 느낌이 너무 좋아서 자주 읽는 편입니다. 간결하고 함축된 말의 느낌이 정말 좋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시를 읽다 보면 건방지게도 이 정도 시는 나도 쓸 수 있겠다 싶은 생각도 듭니다. 시를 자주 읽다 보니 시를 쓰고 싶어졌습니다. 그런데 마음뿐 막상 시작하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책 제목이 정말 멋지네요. 중의적인 의미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오늘부터 시작한다는 의미도 있고 오늘부터 시를 쓴다는 의미도 있네요. 둘 다 저는 좋습니다. 읽어보니 시를 쓴다는 게 그렇게 어려운 게 아닌 것 같습니다. 주위에 있는 모든 사물들이 다 시의 소재가 될 수 있네요. 우리가 살아가고 사랑하는 그 자체가 시 인것 같습니다. 그리고 단어가 이렇게 생동감 있게 느껴진 적은 처음인 것 같습니다. '딸깍'이란 의성어도 그전에는 아무 느낌 없이 그냥 소리 중에 하나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에서 '딸깍"에 대한 글을 읽고 제가 천천히 '딸깍'이란 말을 여러 번 발음해보니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딸깍"이란 단어가 정말 살아움직이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살아 움직이는 듯한 단어를 가지고 시를 쓰는가 봅니다. 어떤 느낌인 줄 알겠습니다. 이 느낌이면 시를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제 오늘부터 시작만 하면 되는데 그게 잘 될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시작해봐야지요. 시작하지 않으면 어제와 같은 날만 되풀이될 뿐입니다.
가을은 시와 정말 잘 어울리는 계절인 것 같습니다.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경치보다 더 아름다운 시를 읽는 것도 좋고요. 단풍 든 나무와 길가에 핀 코스모스를 보면서 멋지진 않지만 소박한 시 한편 지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시를 지어보고 친한 사람들끼리 돌려 읽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예전에 학교 다닐 때는 시 짓는 게 정말 죽도록 싫었는데 이제 나이를 들긴 들었는가 봅니다. 그렇게 싫어하던 일도 해보고 싶은 거 보면 말이죠. 오늘부터 지금 당장 시를 써보고 싶으신 분들은 읽어보심 좋을 것 같습니다.
시를 쓸 때 가장 어려운 점이 내가 쓴 시가 제대로 읽힐까 하는 의문이다.
상징과 은유를 쓸 때 각 시어(詩語)가, 문장이 유기적으로 관계를 맺게 하는 데도 힘들지만...
쓰고 읽고를 수없이 반복해도 막상 쓰는 것은 압박감과 함께 큰 어려움으로 다가온다.
이 책을 좀 더 시를 쉽게 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 책은 의외로 쉽게 해결의 실마리를 던져 주었다.
'역자의 말'에서 단초를 잡았다. 바로 시를 그림으로 생각하고 그림을 그리는 마음으로 천천히 그려나가면 될 것 같았다.
저자 테드 휴즈는 평생을 시인으로 살아오면서 터득한 삶에 대한 깊은 통찰과 그가 느낀 글쓰기의 본질에 대해 이 책에서 털어 놓고 있다.
각 장의 끝에는 실천 가능하고 유용한 조언을 담은 ‘시인의 노트’가 추가됐다.
이를 통해 테드 휴즈는 시와 친해지고 싶은 모두에게 유쾌하고 진솔하며 실용적인 격려를 건넨다.
아일랜드의 시인 셰이머스 히니가 “땅과 언어의 수호자, 테드 휴즈의 창의적인 글쓰기에 대한 고전적인 앤솔러지”라고 평한 이 책에는 휴즈가 직접 선별한 50여 편의 걸작들을 함께 소개하고 있어 감상하는 재미를 더한다.
해적판의 오역을 바로잡고 내용을 가다듬어 비아북에서 <오늘부터, 詩作>이라는 제목으로 새롭게 선보였다.
특히 한국 현대시의 ‘지금’을 대표하는 젊은 시인, 김승일이 번역을 맡아 원문에 실린 시의 말맛과 독특한 느낌을 고스란히 재현했다. 이 번역자는 내게 큰 감명을 주었고, 난 영감을 얻어 시 연습을 더 열심히 하게 된 계기가 됐다.
<오늘부터, 詩作>은 총 아홉 개의 장으로 구성돼 있다.
각각의 장은 동물, 날씨, 사람, 생각, 풍경, 가족, 환상 속 생물 등 독자가 주변에서 찾기 쉬운 친숙하고 일상적인 소재들을 주제로 삼아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 각 장의 내용을 간단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날 ‘동물 사로잡기’는 유년 시절에서 출발해, 사냥에 대한 저자의 각별한 애정이 어떻게 시에 대한 열정으로 옮겨갔는지 그 과정을 따라간다. 그러면서 저자가 쓴 두 편의 동물 시 「생각여우」와 「창꼬치」를 소개하는데, 두 시를 통해 동물들을 종이 위에서 창조하는 일에 관해 이야기한다.
둘째 날 ‘바람과 날씨’에서는 사람의 감정이 날씨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날씨가 변할 때 우리가 느끼는 감정을 어떻게 시로 표현할 수 있는지 설명한다. 예시로 보여주는 비, 바람, 안개에 관한 다양한 작품들은 독자들이 날씨에 따른 섬세한 감정의 변화를 느껴볼 수 있도록 돕는다.
셋째 날 ‘사람들에 관해 쓰기’는 사람을 묘사하는 일의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한다. 무의미하게 늘어놓기만 하는 묘사는 아무것도 전달할 수 없다. 저자는 비유의 힘을 언급하며, 사람들을 가능한 생생하고 또렷하게 언어 속으로 데려오는 여러 방법을 제시한다.
독자들은 사람에 관해 쓴 다양한 시들을 통해 지금까지 몰랐던 인물들을 새로 만나게 될 것이다.
넷째 날 ‘생각하는 법 배우기’는 한 가지 대상에 집중하는 법을 다룬다.
저자는 우리가 얼마나 많은 생각들을 쉽사리 놓치는지 지적하면서, 어슴푸레하기만 한 생각들을 찬찬히 살펴볼 수 있도록 붙드는 기술을 연습해 볼 수 있도록 돕는다. 함께 실린 저자의 시 「돼지 관찰」에는 저자가 강조하는 ‘생각하는 법’이 무엇인지 잘 나타나 있다.
다섯째 날 ‘풍경에 대한 글쓰기’에서는 풍경이 사람의 마음속에 불러일으키는 독특한 감정에 대해 이야기한다.
왜 사람들이 풍경을 보며 강렬한 감정을 느끼는지, 왜 그런 감정을 원하는지를 차분히 설명해나가는 동시에,
어떻게 시를 통해 그런 감정을 포착하고 강화할 수 있는지 예시를 통해 보여준다.
여섯째 날 ‘소설 쓰기-시작하기’는 모든 사람들이 천부적으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재능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저자는 생각을 글로 써내는 것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강조하며, 그 방법 중 하나로 소설 쓰기를 제안한다.
처음 글쓰기를 시작할 때 마주치기 마련인 어려움들과,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실용적인 방법을 몇 가지 제시한다.
일곱째 날 ‘소설 쓰기-계속하기’는 앞 장에서 하던 이야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글을 계속해서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진정한 관심사를 찾아야 한다고 충고한다. 그러면서 글을 쓸 때 주의해야할 점과, 글을 쓰는 태도에 관해서 조언하고 있다.
여덟째 날 ‘가족 만나기’는 우리 주변에 있는 가장 흥미진진한 소재, 가족을 통해 시를 발전시키는 법에 관해 이야기한다. 저자는 가족을 비틀고, 뜯어 고치고, 심지어는 새로 만들어내며 여러 방향으로 이야기를 전진시킨다.
이 장에서 독자들은 오로지 즐거움을 위해 시를 쓰는 기쁨을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아홉째 날 ‘달에 사는 생물’에서 저자는 각자의 마음속에 있는 환상의 달을 현실로 끌어오는 경험을 선사하고자 한다. 자신의 달에 살고 있는 환상 속의 생물들을 시로 그려내면서, 독자들이 각자의 마음속에 있는 다채롭고 무한한 상상력을 끌어내도록 돕는다.
저자의 친절한 안내에 따라, 독자들은 무한한 상상의 힘이 기다리고 있을 자신만의 달을 찾아 나서기만 하면 된다.
이 한 권의 책을 읽으면 최소한 시와 시작에 대한 감이 잡히고, 시를 쓰고 싶다는 생각이 솟아오른다. 두고 두고 수시로 읽어볼 생각이다. 나의 시작에 많은 교감을 해주고 때론 영감을 주는 텍스트로 삼고 싶다.
저자는 영국의 저명한 문학상인 휘트브레드상을 두 차례 연속 수상한 이력이 있는 시인이다. 영국 BBC의 프로그램 <듣기와 쓰기>에서 진행한 그의 강의 내용을 모아 책을 낸 책이다. ‘시와 글쓰기 전반에 관한 안내서이자 시인의 마음으로 즐기며 감상하는 방법을 소개한 책’이라고 하지만 역시 시를 잘 모르는 나에게 쉽지는 않았다. 시집을 일 년에 몇 권 정도 읽고 있지만 번역시는 거의 읽지 않다보니 이 책 속 시들이 왠지 더 어렵게 다가온다. 물론 한국시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결코 적지 않으니 번역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그래도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잊고 있던 글쓰기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모두 아홉 꼭지로 나누어져 있다. 각각의 꼭지는 동물, 날씨, 사람, 생각, 풍경, 가족, 소설 쓰기, 상상 속 동물 등을 주제로 한다. 이 소재들은 시인의 삶과 경험과 생각들로 이어져 있다. 사실 이 책을 읽다 보면 우리가 스치듯이 생각한 것을 집중해서 단어를 모으고 정리하고 연결한 것들이 시로 발전할 수 있음을 알게 된다. 관찰은 빼놓을 수 없는 행동이다. 비유와 은유는 상상을 통해 더 발전하고, 그 상상력은 세상을 다른 시각에서 보게 만든다. 이런 일들이 쉽게, 그냥 되지 않는다. 훈련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것을 위한 기초적인 책으로 솔직히 이 책은 쉽지 않다.
목차를 읽으면서 소설 쓰기 꼭지가 두 개나 있어 놀랐다. 소설 쓰기라고 했지만 간단한 글쓰기 연습으로 소설은 아주 좋다. 물론 이것은 시인이 시를 쓰기 위해 말한 이야기와 연결되어 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시나 소설을 한 번쯤 써보려고 했을 것이다. 생각을 행동으로 옮길 때 자신이 머릿속에 떠오른 이미지들을 글로 표현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깨닫게 된다. 이것을 아주 오랫동안 해야 한 편의 시나 소설이 탄생한다. 예전에 수업용으로 시나 산문을 쓰면서 얼마나 힘들어했던가. 자신을 짜내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말에 동의할 수밖에 없다.
“그냥 바라보고, 만지고, 냄새 맡거나 귀 기울이며, 여러분이 직접 되어보세요. 여러분이 이렇게만 하면, 단어들이 마치 마법처럼 스스로를 돌볼 것입니다.” 이 문장은 시가 쉬운 것처럼 말한다. 만약 이처럼 시가 쉬웠다면 시인들이 시를 그렇게 어렵게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여기에 좋은, 훌륭한 시인이란 단서는 빠져있다. 사실 시는 누구나 쓸 수 있다. 시를 쓰는 방법을 안내하는 책들도 많다. 시집을 읽으면서 공부하는 방법도 있다. 이 책도 소재들을 통해 시를 쓰는 법을 가르치면서 훌륭한 시인들의 작품을 보여주지 않는가. 다만 내가 이 시들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문제가 있을 뿐이다.
재밌는 사실 중 하나는 이 책이 해적판으로 여러 번 나왔고, 이 책의 역자이자 시인인 김승일이 이 책에 아주 많은 애정을 품고 있었다는 것이다. 역자의 말에 의하면 여러 번 사고, 지인들에게 나누어 주었다고 한다. 이번에 번역까지 했다니 대단하다. 그리고 이 책 속에 테드 휴즈의 시가 상당히 많이 들어 있다. 쉽게 다가온 시도 있지만 어떤 시는 난해했다. 개인적으로 재밌게 읽은 시들은 가족들에 대한 시였다. 실재 인물에서 시작해 상상력이 동원된 시는 다른 시들보다 훨씬 이해가 쉬웠다. 내가 시를 쓴다고 하면 가장 먼저 가족들에서 시작하지 않을까 할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