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우리의 잔치는 다 끝났다. 말한 대로 이 배우들은 모두 정령이었다― 이제 다 공기, 엷은 공기 속으로 녹아버렸다. 그리고 기초 없는 이 허깨비 건물처럼 구름 높이 솟은 탑들, 호화로운 궁정들, 지엄한 사원들, 거대한 이 지구 자체도, 진정 이 세상의 온갖 사물이 다 녹아서, 이제는 사라져버린 저 환영처럼 희미한 흔적조차 남지 않게 된다. 우리는 꿈과 같은 존재이므로 우리의 자잘한 인생은 잠으로 둘러싸여 있다.
밀라노의 대공 푸로스퍼로는 마술 연구에만 몰두하고 정사를 소홀히 한다. 동생 앤토니오는 나폴리의 왕 알론조의 힘을 빌어 형 푸로스퍼로에게서 대공의 지위를 찬탈한다. 푸로스퍼로는 보트에 실려 세 살 난 딸 미랜더와 함께 망망대해로 쫓겨나는데, 나폴리의 인자한 노대신 곤잘로 덕분에 귀중한 마술서적을 가지고 떠날 수 있게 된다. 푸로스퍼로가 딸 미랜더와 함께 당도한 곳은 악의 마녀 시코랙스가 살던 무인도. 시코랙스는 생전에 짐승과 같은 괴물 캘리밴을 낳았고, 에어리얼이라는 정령을 소나무 속에 가두어놓고 노예로 부렸다. 푸로스퍼로는 에어리얼을 구해주었고, 에어리얼은 은혜에 보답코자 푸로스퍼로를 주인으로 모신다. 괴물 캘러밴 역시 푸로스퍼로의 하인이 된다. 한편 알론조 왕과 앤토니오는 튀니즈 왕의 결혼식에 참석했다가 귀국하는 길에 폭풍우를 만난다. 그런데 이 폭풍우는 마법을 완성한 푸로스퍼로가 일으킨 것. 푸로스퍼로는 이들을 섬으로 유인하고, 동시에 알론조의 아들 퍼디넌드를 무리에서 따로 떼어 내어 딸 미랜더와 사랑에 빠지도록 만든다. 그 결과 그는 자비를 베풀어 원수들을 용서하고, 마술을 버림으로써 비극적인 결말 대신 행복한 결말을 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