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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 눈꽃

매운 눈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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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10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268쪽 | 376g | 146*208*20mm
ISBN13 9788972756163
ISBN10 8972756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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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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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웃해 살면서도 서로를 돌아볼 여유가 없었다. 저마다 제 몫의 인생을 살아내기에 급급했던, 어찌 보면 더없이 삭막한 시기였던 것이다. 그러면서 우리는 어느새 불혹의 나이로 슬금슬금 다가가고 있었다. 흰 와이셔츠에 넥타이를 단정히 매고 아침마다 창황히 집을 나섰다가 늦은 시간 귀갓길에서 축 처진 어깨를 하고 흐느적거리는, 갈데없는 월급쟁이의 모습을 이따금씩 서로에게 들키곤 했다. ---「아름다운 환멸」

그는 아버지의 거동을 가만히 지켜보기만 했다. 그랬다. 아버지는 조수석에 올라앉기 전 마지막으로 등 뒤를 힐끗 돌아보았다. 그의 시선도 따라갔다. 거기, 여러 해 동안 그의 가족이 몸담고 살았던 집이 텅 빈 채로 서 있었다. 흡사 벗어던진 두루마기처럼 초라하고 허전한 모습이었다. 짧은 일별이었지만 마음속에 돋을새김으로 남는 풍경이었다. 마침내 아버지는 조수석에 올랐고, 지체 없이 차는 출발했다. ---「감나무가 있는 풍경」

집 밖으로 한 발만 나서면 온갖 차들이 뻔질나게 오갔고, 뒤쪽 창을 열면 악취 나는 폐수가 바로 코밑에서 흘러가고 있는 게 보였다. 그는 한동안 잠을 설쳤다. 방에 누웠어도 길바닥에 드러누워 있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차가 끔찍한 소리를 내면서 급정거하는 소리에 놀라 잠이 깰 때마다 그는 고향집 마당을 떠올리곤 했다. 황토로 잘 다져진 그 마당에 멍석을 깔고 누워 별이 총총한 하늘을 올려다보곤 여름밤들을 회상했다. ---「감나무가 있는 풍경」

그가 만년에 엉뚱한 고장에 짐을 푼 것도 서울에서 멀어지는 것을 겁내서라기보다, 막상 돌아갈, 돌아가고 싶은, 그 고향이 없어졌기 때문인지도 몰랐다. 그렇다면 만년의 삶이란, 귀향 의지를 포기한 삶일 수밖에. 더러 까닭 없이 마음이 썰렁해지곤 하는 것도 어쩌면 그 탓인지도 모를 일이었다. ---「감나무가 있는 풍경」

낡고 몽롱한 회상의 바다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는 실루엣 하나를 나는 간신히 건져 올렸다. 그리고 자문했다. 저 모습이 젊은 날의 나였던가? 충혈된 눈과 꺼벙한 어깨, 지척대는 걸음걸이... 욕망의 충동과 잦은 허기와 깊은 갈증에 대책 없이 내몰리기만 했던 순간들이 낡은 영상처럼 자욱하니 피어올랐다. 그러면서 느닷없이 귓불이 확 붉어졌다. 지나온 삶을 뭉뚱그려 보면 너무 서툴렀고 너무 아둔했었다고, 대중없이 나는 자책했다. 크고 작은 상처들을 주거니 받거니 하며 그 시절 나를 스쳐 지나간 얼굴들이 떠올랐고, 그러자 도무지 감당하기 어려운 자괴감이 나를 사로잡았다. 지나온 삶의 태반이 참으로 졸렬했었다는 의식이 나를 한정 없는 부끄러움 속으로 밀어넣었다. ---「자망이 이야기」

모종도 살 겸 읍내장에 가노라고, 서너 걸음 뒤처져서 따라오던 궁촌댁이 말했다. 올해에는 고추 말고도 토마토며 참외, 수박 따위를 골고루 챙겨 심을 작정이란 말도 했다. 아무렴! 나는 깊이 공감했다. 생의 끝자락에서 맞닥뜨린 저 도저한 허무 앞에 우리는 어떻게 맞설 것인가? 시인은 인간의 근원적 비극을 노래함으로써, 농부는 잡초 무성한 땅에 씨를 뿌리고 가꿈으로써 그것을 극복한다. 농부에게 파종은 미래의 기약이면서 강력한 자기 존재 증명인 것이다. 읍내 버스 정류소로 가고 있는 주 노인 일가를 보면서 나는 그런 생각에 젖었다. ---「시인과 농부」

그녀가 어머니 집에 닿은 것은 점심때가 한참 지나서였다. 봄볕이 따스하게 들이치는 툇마루 위에 두 노인네가 마주보고 앉아 있었다. 오랜 세월을 이웃으로 살아온 때문이리라. 흡사 피를 나눈 자매 같았다. 고사리, 두릅, 취나물 등 산나물에 혹해 끼니를 놓쳤다며 때늦은 점심식사를 하던 중이었다. 둘 사이에는 양은냄비 하나만 달랑 놓여 있고 그 안에 날된장으로 버무린 산나물 비빔밥이 푸짐하게 담겨 있어 입맛을 당기게 했다. 양산댁이 제 집인 양 부엌으로 가더니 숟가락을 챙겨다주었다. 마침 시장하던 판이기도 했다. 딸은 두 노인네 사이로 얼굴을 들이밀고 아귀아귀 퍼먹었다. 산나물과 날된장과 참기름이 찬밥과 어우러져 입안 한가득 씹히는 이 맛! 어쩐지 오래고 아련한 그리움 같은 것에 옴팍 젖게 만들었다.
식후에는 함께 커피를 마셨다. 한 봉만으로는 싱겁다면서 두 노인은 한 잔에 커피 믹스 두 봉을 넣었다. 큰 잔에 물도 넉넉히 부었다. 커피를 숭늉 마시듯 하는 모습이 그렇게 편안하고 행복해 보일 수가 없었다. ---「아름다운, 그러나 조금은 쓸쓸한」

그간에 퇴직하고 시골로 이사를 했다. 문막의 산골마을로 옮겨 앉은 게 지난 2009년 9월의 일이다. 내가 살던 분당에서 찰 한 시간 반 남짓한 거리다. 공기 맑고 조용한 곳으로, 특별한 연고는 없다. 돌아보면 초등학교 4학년 때 도시로 이주한 이래 거의 60년 만의 귀촌이다. 새 환경에 적응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다. 또, 건강상의 문제도 있어 지난해 9월부터 상당 기간 병원 신세를 졌다. 내 나이 어언 일흔 고개였다. 지금은 웬만큼 건강을 회복한 것만 감사할 따름이다. 인명은 재천이라 했으니 마음 다스릴 일만 남은 셈이다.
그래서일까. 이번 수록 작품 열 편을 들여다본즉 위의 영향이 짙다. 소설은 허구의 세계지만 그 본질은 일상적 삶의 성찰이라는 평소 생각을 고수한 결과다. 더 정직하게 말하자면 ‘의도적 고수’라기보다 그런 묵은 생각에 여전히 ‘발목 잡혀 있는 꼴’이다. 상전벽해의 세태에도 불구하고 몽니 부리 듯하는 자신의 모습이 딱하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그게 바로 나라는 생각도 없지 않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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