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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 어딘가가 부서졌다

내 마음 어딘가가 부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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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9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272쪽 | 292g | 110*183*16mm
ISBN13 9791190305433
ISBN10 1190305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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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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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일이다. 어떤 것에도 뜨거워지지가 않는다. 사랑도, 꿈도, 가족도 모두. 하루하루가 건조하다 못해 메마른 사막이다. 누구에게도, 무엇에도 열정이 생기지 않게 된 지 벌써 여러 해가 지났다.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언젠가부터 어떠한 것에도 무딘 뻣뻣한 산송장이 되어버렸다.
--- p.11

나는 인생을 잘 짜인 하나의 드라마처럼 보여주고픈 모습만 연기하며 살았다. 초라하거나 절박하고 허름한 면은 철저히 숨긴 채, 아쉬울 것 없고 당당하고 강한 면만 보여주려 애썼다. 그렇게 꾸며진 연기는 꽤 자주 자연스럽지 않았고, 그래서 어떤 사람들에게는 이 드라마의 허점을 들키고 말았다.
--- p.19~20

사랑의 시작은 늘 특별하다. 첫사랑이라고 해서 더 설레지 않고, 두 번째 사랑이라고 해서 시들하지 않다. 매 사랑의 처음은 설렜고 특별했으며,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다. 그렇지 않다는 걸 깨달았을 때는 이미 모든 사랑이 시시해진 후였다.
--- p.28

그런 사람은 되고 싶지 않았다. 남의 기쁨에 질투하고 트집 잡는 사람, 그 행운도 오래가지 않을 거라며 배배 꼬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또 그러길 바라는 사람, 안 하느니만 못한 ‘축하해’를 마지못해 내뱉는 사람. 정말이지 그런 사람은 되고 싶지 않았는데.
--- p.35~36

수영에서 기본적으로 중요한 건 장비도 체력도 아닌, 물에 가라앉을 것 같은 두려움을 버리는 것이다. 그러려면 몸에 힘을 빼야 한다.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를 이겨내야 한다. 힘이 들어간 몸은 나를 더 깊숙이 가라앉힌다. 살고자 낸 힘이 나를 죽이고 있었던 것이다. 경직은 몸을 무겁게 만든다. 사람들과의 젠가도 똑같지 않을까?
--- p.73~74

나는 이렇게 화가 많고 이기적인데, 항상 착하고 타인에게 배려 넘치고 차분한 너는 나를 더욱 악마처럼 보이게 하는 ‘나쁜 사람’이었다. 나는 그 사람의 ‘인간미’를 찾고 싶었고 어떻게든 내면의 분노를 이끌어내고 싶었다. 나만 이기적인 사람이 아니라는 걸 증명하고, 그 사람의 한결같은 차분함에 오류를 만들고 싶었다.
--- p.84~85

도망치고 싶은 순간이 있다. 모든 책임이 걸리적거릴 때, 그저 ‘나’로 살고 싶은 순간. 내가 맡은 역할과 그에 대한 기대치가 나를 짓눌러 숨 막히게 할 때, 나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치고 싶어진다. 몸을 돌리려는 순간 나를 주저하게 하는 단 하나는 바로 나를 지켜보는 많은 이의 시선이다.
--- p.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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