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테시!”에인절은 그녀를 끌어안으면서 그녀의 상기된 뺨에 자신의 얼굴을 부비며 속삭였다. “제발 그놈의‘씨’자 좀 떼어버려. 너 때문에 이렇게 서둘러 돌아왔는데.” 흥분하기 잘하는 테스의 심장이 대답이라도 하듯 그의 가슴에 안겨 쿵쾅거렸다. 그리고 그들은 현관의 붉은 벽돌 바닥 위에 서 있었다. 그가 그녀를 가슴에 꼭 껴안고 있는 동안 창문으로 비스듬히 스며든 햇빛은 그의 등과 그녀의 숙인 얼굴, 그녀의 관자놀이의 푸른 핏줄, 팔과 목덜미, 머리카락 속까지 비추었다. 옷을 입은 채 누워 있었기 때문에 그녀는 햇볕을 쬔 고양이처럼 따뜻했다. ---p. 259
도덕적인 사람은 누구인가? 좀더 적절히 말하자면, 도덕적인 여자는 누구인가? 한 인간의 아름다움과 추함은 그의 성취뿐만 아니라 의도와 충동으로 이루어진다. 그의 진짜 이야기는 무슨 일을 했느냐보다는 뭘 하려고 했느냐에 담겨 있다. ---p. 507
사실이라면 끔찍한 일이었다. 일시적인 착란이라면 슬픈 일이었다. 그러나 어쨌든 여기에 그를 보호자로 철석같이 믿고 매달리는 버림받은 아내, 열정적으로 사랑하는 여자가 있다. 그가 그녀를 보호할 수 없다는 것은 그녀로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마침내 클레어의 마음에는 따뜻한 사랑이 가득 찼다. 그는 창백한 입술로 끝없는 키스를 퍼부으며 그녀의 손을 잡고 말했다. “널 버리지 않을게. 내 힘이 닿는 데까지 전력을 다해 널 지켜줄게. 내 사랑, 네가 무슨 일을 저질렀든 아니든!”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가계를 책임져야 할 처지에 놓인 테스는 먼 친척이자 귀족 가문인 더버빌가로 일자리를 찾아 나선다. 부잣집 하녀로 일하던 테스는 주인집 아들인 알렉의 성희롱에 시달리다 결국 겁탈을 당한다. 미혼모로 아이를 낳았다가 잃은 다음, 목장에 소젖 짜는 일꾼으로 취업한 테스는 농장 경영을 준비하기 위해 그곳에 머물고 있는 에인절과 사랑에 빠져 결혼하지만, 테스의 과거를 알게 된 남편은 그녀를 버리고 떠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