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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의 간헐적 직장 탈출기

30대의 간헐적 직장 탈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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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에세이 top100 7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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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10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360쪽 | 322g | 128*188*20mm
ISBN13 9791188829118
ISBN10 1188829114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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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세상에는 세 가지 인간형이 있다. 명상하고 나약한 지식인의 전형인 햄릿, 행동하고 돌파하는 저돌적 인간 돈키호테, 그리고 파우스트 형 인간이다. 이 세상 파우스트들은 인간의 가능성을 인정하고, 이상을 향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당신은 어떤 인간인가?
--- p.32

책을 내려놓고 가만히 생각했다. 단테처럼 길 잃고 헤매는 지금의 내가 보인다. 짧은 인생에서 진정으로 붙잡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 모르고, 온갖 나태와 욕망을 뿜어내는 살진 남자의 모습이다. 나는 지금 별을 쫓고 있을까. 기차가 멈춘 그곳에서 정답을 얻을 수 있을까. 늦은 밤 기차는 피렌체에 도착했다. 단테의 목소리가 들린다.
“너의 별을 따라가라.”
--- p.57

‘새미오네’의 나이는 고작 열여덟이다. 전북 남원의 평범한 중학생이었던 그녀는 어느 날 TV에서 우연히 스페인 프로축구를 보고, 작은 공놀이 하나에 영혼을 빼앗겨 버렸다. 그 순간 새미오네는 꿈을 찾았다. 그녀는 스페인으로 건너가 축구 감독이 되기로 마음먹었다. 고등학교에 진학 후 혼자서 1년간 유학원을 돌아다니며 유학을 준비했다. 반대하는 부모님을 완벽한 프레젠테이션으로 설득해 혈혈단신 스페인으로 넘어온 것이다.
--- p.121

그렇게 라만차의 풍차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 날씨도 좋고, 경치도 좋다. 초록과 갈색이 조화롭게 섞인 들판이 지평선까지 이어졌다. 절로 콧노래가 나왔다. 나는 돈키호테다. 라만차의 길을 용감하게 전진하는 편력 기사 돈키호테다. 돈키호테와 산초가 500년 전에 누볐을 그 길을 걷는 이 순간이 더없이 행복했다. 뜨거운 태양은 뜨거워서 좋았고, 쭉 뻗은 들판은 끝이 보이지 않아서 좋았다. 이쯤에서 노래라도 불러야 했다. 버즈의 ‘비망록’을 하늘에 대고 크게 불렀다.
--- p.130

미국행을 서둔 이유는 농구 선수 코비 브라이언트 때문이다. 미 프로농구 LA 레이커스에서 뛰는 코비는 20년 차 베테랑 프로농구 선수다. 그는 20년 동안 세계 농구팬의 우상이었다. 농구가 취미인 나 또한 코비의 플레이에 열광한 지 벌써 20년이다. 10대 초등학생은 어느덧 30대 회사원이 됐다.
세월의 흐름은 막을 수 없었다. 코비는 이번 시즌이 끝나는 4월, 정든 코트를 떠난다고 선언했다. 이 말은 곧 내가 그의 플레이를 지켜볼 시간이 2달밖에 남지 않았다는 뜻이다. 새해 달력을 무심코 넘기던 중 불현듯 마음속에 파도가 몰아쳤다. 가자!
--- p.164

에비타는 26살 나이에 영부인 자리에 올랐다. 그녀는 자신의 가난했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가난에 신음하는 아르헨티나 국민들의 고통을 어루만졌다. 에바 페론 재단을 만들었고, 기관과 기업이 후원한 돈으로 가난한 아이들과 여성을 위해 사업을 벌였다.
하지만 정치판은 간사한 곳이다. 대부분 에비타를 사랑했지만, 일부는 비난을 퍼부었다. 하지만 에비타는 굳건했다. 몇 차례 유산을 겪고, 암세포가 퍼지는 상황에서도 꿋꿋이 자신 일을 했다. 하지만, 영욕이 교차한 에비타의 고단한 삶이 어느새 끝나가고 있었다. 병마를 이기지 못하고 쓰러져 병원에 들어간 그녀는 죽음을 직감하고 국민 앞에서 마지막 노래를 불렀다.
“아르헨티나여, 나를 위해 울지 말아요.”
--- p.243

헤밍웨이가 잠을 청한 침대는 작았다. 그는 이 좁은 침대 위에서 별을 보고 꿈을 꿨을 것이다. 무수히 많은 불면의 밤을 보내며 그보다 많은 영감을 떠올렸을 것이다. 작은 창 너머 아바나의 검푸른 바다와 새파란 하늘을 바라봤을 것이다. 물결을 치고 나오는 청새치와 하늘을 나는 새들을 보며 자유를 갈망했을 것이다. 환영이 떠오르면 곧바로 타자기에 그 이미지를 글로 옮겼을 것이다. 타자기를 두드리는 힘찬 손가락 끝에서 이야기가 탄생했다. 그렇게 또 다른 세계가 창조됐다.
--- p.274

드디어 시베리아 횡단 열차 1번 열차 16호 객차에 올랐다. 소련의 대문호 이반 솔제니친은 오랜 미국 망명 생활을 끝내고, 1994년 20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왔다. 그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횡단 열차를 타고 모스크바로 향했다. 기차에 오르기 전, 계단 손잡이를 붙잡은 채 뒤를 돌아보는 모습이 카메라에 담겼다. 표정은 지난 세월의 회한과 새 삶의 희망이 교차하는 듯 복잡미묘했다. 기차를 타는 이 순간, 나 역시 오랜 시절 꿈꿔온 장면이다. 솔제니친의 감정으로 폼나게 타고 싶었지만, 출입문 앞 차장에게 기차표를 제출하고, 뒷사람에 밀리다 보니 이미 기차 안이다.
--- p.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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