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모임이 끝났을 때, 한 부인이 내게 오더니 이렇게 말했다.
“토미가 아처를 위해 기도할 때, 불타는 십자가를 지고 언덕을 오르는 아처를 보았어요. 검은 형상들이 주변에서 그 십자가를 끌어내리려 하고 있었는데, 이 검은 형상들의 이름은 ‘낙담’이었어요. 하지만 아처는 결국 십자가를 지고 언덕 끝까지 올라갔답니다!”
헬렌의 두통은 사라졌고, 나는 생각했다.
‘정말 재미있는걸. 이것은 아처가 오늘 어떤 시험을 겪었는데 결국에는 승리했다는 뜻일까?’
그로부터 열흘 후, 아처에게서 편지가 왔다. 거기에는 5월 10일에 예수원을 시작하기 딱 좋은 장소를 찾았다고 쓰여 있었다. 그날은 우리가 그를 위해 기도했던 날이었다. 아처가 요한과 함께 땅 주인에게 처음 말을 꺼냈을 때는 땅값이 너무 비싸 포기할 생각으로 낙담한 채 황지로 돌아갔다고 했다. … 요한은 주인과 한 번 더 협상을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땅 주인이 값을 내렸을 뿐 아니라 “토지 소유권이 정리될 때까지 기다릴 필요 없이 지금 즉시 그 땅에 건물을 지어도 좋습니다”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날이 바로 5월 10일이었다.
--- p.22, “준비” 중에서
우리에게는 도로가 꼭 필요했다! 그래서 계획대로 밀고 나가려는데, 새로운 생각이 한 가지 떠오르더니 좀처럼 머리에서 떠나지를 않았다.
“너희가 이 젊은이들과 함께 살려면 그들의 말을 듣고 그들의 생각을 고려해 보아야 한다. 이들은 한국 사람들이고 이 상황에 대해서 너희보다 더 잘 알고 있다!”
그것은 하나님의 음성이었다. … 이 일은 우리의 목적이 좋은 도로와 큰 건물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가족이자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하나가 되어 살면서 하나님의 사랑을 나타내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었다. …
그러던 어느 날, 한 광업 회사가 기계와 트럭을 가지고 와서 우리 집 앞을 지나는 도로를 만들고 산꼭대기까지 길을 냈다! 숲속에 있는 나무를 베기 위해서였다. 그들은 이 작업을 끝낸 후 우리에게 길을 주었다.
“주님, 우리를 큰 실수로부터 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바라던 것보다 더 큰 것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 p.60, “축복” 중에서
우리는 ‘아이들이 성령 세례라는 주제는 계속해서 피하려고 하는구나’라고 생각했다. 드디어 아처가 물었다.
“성령을 받기 위한 조건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깨끗한 마음이요!”
연찬이가 재빨리 대답했다.
“아니, 틀렸습니다! 우리는 깨끗한 마음을 갖기 위해서 성령을 받는 것입니다.”
아처가 대답했다. 그때부터 그들은 이 주제에서 벗어나지 않았으며, 사도행전 2장과 누가복음 11장 13절의 약속들을 찾아 보았다. … 한 사람씩 앞으로 나와서 기도할 때, 차례로 그 다음 사람을 위한 기도를 덧붙이더니 이내 한 무리가 되어 한국어와 방언으로 기도하며 울음을 터뜨렸다. … 다음 날 아침, 이들은 모두 물로 세례를 받고 세례명도 받고 싶어 했다.
--- pp.217-218, “손님들(2)” 중에서
이 산에서 33년을 살고 난 지금, 나는 내가 처음에 거의 반항조로 던졌던 질문들을 다시 떠올리면서 하나님이 그 각각의 질문에 얼마나 놀라운 대답을 가지고 계셨는지 깨닫게 된다. 나는 “왜 우리가 광야로 나가야 하지요?”라고 물었다. 하나님은 평온한 가운데 자극을 받을 수 있고 피난처가 되는 아주 아름다운 산으로 우리를 인도하셨고, 우리를 비롯한 많은 이들은 이곳에서 창조주의 솜씨를 한껏 즐기는 가운데 자신의 영혼을 확장시킬 수 있었다.
또 나는 “그렇게 외딴 곳까지 찾아올 사람이 과연 있을까요?”라고 물었다. 그러나 우리가 심지어 천막에서 지낼 때도 사람들은 찾아왔다. …
그리고 나는 “도대체 왜 우리가 공동체로 살아야 하지요?”라고 물었다. 처음에는 아무도 찾아오지 않을까 봐 걱정했고, 그 다음에는 혼자서 생각하고 그림 그리고 기도하는 것을 좋아하는 내 성품을 생각하고는 도리어 너무 많은 사람들이 찾아올까 봐 걱정했다. 그러나 하나님은 참으로 귀한 형제자매들을 예수원 가족으로 보내 주셨다. …
또 나는 “어떻게 이렇게 엄청난 프로젝트를 운영하지요?”라고 물었다. 참으로 하나님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계속해서 보내 주셨다. … 하나님이 그렇게 해주시지 않을 경우, 우리는 그분의 음성을 잘못 들었다는 것과 다른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것을 안다. …
우리는 이 모든 세월을 기적으로 살았다. 이것이 하나님이 광야에 마련해 주신 식탁이다.
--- p.280-283, “하나님이 마련하신 식탁”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