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9년 10월 25일 |
---|---|
판형 |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 428쪽 | 522g | 128*188*24mm |
ISBN13 | 9791160074079 |
ISBN10 | 1160074070 |
발행일 | 2019년 10월 2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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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 |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 428쪽 | 522g | 128*188*24mm |
ISBN13 | 9791160074079 |
ISBN10 | 1160074070 |
한국어판 서문.......................005 의자? 인간! (원작: 인간 의자)...............................011 스마트폰과 여행하는 남자 (원작: 오시에와 여행하는 남자).........065 D의 살인사건, 실로 무서운 것은 (원작: D 언덕의 살인사건).......119 『오세이 등장』을 읽은 남자 (원작: 오세이 등장).........................205 붉은 방은 얼마나 바뀌었는가? (원작: 붉은 방)...........................251 음울한 짐승의 환희 (원작: 음울한 짐승)....................................299 비인간적인 사랑에서 시작되는 이야기 (원작: 비인간적인 사랑)....355 옮긴이의 말.......................421 참고문헌............................427 |
에도가와 란포라는 이름은 너무 많이 들어봤어도 작가의 책을 읽을 생각은 하지 못했다. 일본소설을 좋아하지만 오래전 소설이라 취향에 맞을지 알수 없었던 이유가 가장 크다. 마쓰모토 세이초는 오래전 작가라 하더라도 꽤 괜찮게 작품을 읽었었는데 무엇이든 처음 시작하는 것에는 두려움이 있고 용기가 필요하다.
그런 아쉬움을 달래주는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이미 여러 작품을 통해서 잘 알고 있는 작가 우타노 쇼고는 란포의 작품들을 원작으로 삼아서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 냈다. 기존의 이야기의 분위기는 살리면서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이야기들을 써낸 것이다. 원작을 안다면 비교하는 재미가 있어서 더욱 좋을 것이고 나처럼 원작을 읽지 못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그 느낌이 어떤지를 알 수 있으니 이 책을 읽고 나중에 원작을 찾아보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 원작은 다루지 않는다. 이야기가 시작되기 전에 작품의 제목과 더불어 간략한 줄거리만을 알려주고 있다. 그래도 그것으로 원작과 새로운 이야기를 비교해 볼 수 있게 된다. 이런 편집의 배려들이 참 고맙게 느껴진다.
한남자의 편집광적인 사랑을 그린 작품인 <인간의자>는 <의자?인간!>이라는 제목으로 바뀌었다. 이야기를 전달하는 툴은 변했지만 원작가가 전하고자 한 그 이미지는 그대로 살아남은 셈이다. 이런 식으로 원래 있는 이야기를 기반으로 다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것은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것보다 더 어려울수도 있겠다는 것을 알았다. 처음에는 뭐 다 있는 이야기니 조금씩만 바꾸면 되니 훨신 더 쉽겠지라는 생각을 가졌었는데 그것이 아닌 셈이다.
<오시에와 여행하는 남자>는 <스마트폰과 여행하는 남자>로 변했다. 전통공예작품이 시대에 맞게 스마트폰으로 변형된 것이다. 우타노 쇼고는 그 시절을 담아내려고 노력한다는 옮긴이의 말에서도 보듯이 이 작품 속에서도 스마트폰을 비롯해서 cctv, 탭북이나 GPS 등 우리 일상에서 사용되는 여러가지 도구들이 등장을 한다. 원작에서는 결코 찾을 수 없는 변화다.
표제작인 <D의 살인사건, 실로 무서운 것은>에서는 사진작가와 초등학생이 사건을 풀어가며 의견을 주고받는 것이 티키타카 형태가 되어서 읽는 재미를 주고있다. <오세이 등장을 읽은 남자>는 원작 <오세이 등장>을 아예 작품속에 넣어서 그것을 읽은 남자가 그대로 사건을 꾀하려고 한다는 식으로 구성하고 있다.
일곱편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모두 변형방법이 다르다. 그래서 더욱 읽는 맛을 준다. 연극적인 즐거움을 주는 <붉은 방은 얼마나 바뀌었는가>와 추리소설의 정석인 암호풀이가 등장하는 마지막 이야기인 <비인간적인 사랑에서 시작되는 이야기>까지 이 책은 다양하게 골라 읽을 수 있는 콜라보 무대이자 작가가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에게 바치는 헌정무대다.
처음에 책 제목을 보고 D의 살인사건 다음에 나오는 말 ‘실로 무서운 것’이 무얼까 했다. 우타노 쇼고가 처음에 쓴 글을 보고 여기 담긴 소설이 에도가와 란포 소설을 지금 시대에 맞게 썼다는 걸 알았다. 우타노 쇼고는 어릴 때부터 에도가와 란포 소설을 봤다고 한다. 에도가와 란포가 추리소설을 썼을 때 다른 소설가도 있었겠지만. 난 에도가와 란포와 같은 때 추리소설을 쓴 사람을 거의 모른다. 에도가와 란포가 요코미조 세이시한테 추리소설을 써 보라 말했다는 건 안다. 두 사람이 친하게 지냈을 거다. 에도가와 란포 소설보다 요코미조 세이시 소설을 조금 더 많이 본 것 같다. 에도가와 란포는 거의 이름만 알고 2019년에 단편 중편이 담긴 걸 만났다. 거기에서 본 건 여기에는 없다. <천장 위 산책자> 이야기는 <음울한 짐승의 환희>에 나오는구나.
내가 에도가와 란포 소설은 별로 못 만났지만, 에도가와 란포한테 영향 받은 소설가 책은 많이 만나지 않았을까 싶다(추리, 미스터리 많이 본 사람보다 여전히 적지만). 많은 일본 소설가가 에도가와 란포한테 영향 받았겠지. 그리고 마쓰모토 세이초도. 란포와 세이초 비슷한 점 있지 않을까. 어딘가에 다니기 좋아하는 거. 란포는 글이 잘 쓰이지 않으면 여기저기 다녔다고 한다. 에도가와 란포를 많이 생각나게 하는 건 오래된 만화 <명탐정 코난>이다. 에도가와 코난은 에도가와 란포와 코난 도일 이름을 합친 거다. 코난인 쿠도 신이치는 홈즈를 더 좋아하던가. 란포 소설도 읽었겠지. 코난은 이것저것 아는 거 많다. 란포가 코난을 알았다면 참 기뻐했을 것 같다. 코난 이야기는 전에도 했던가.
예전에 다른 책에서 <인간 의자>와 <오시에와 여행하는 남자>(오시에 : 꽃, 새, 인물 모양 판지를 여러 빛깔 헝겊으로 감싸 솜으로 높낮이 효과를 주어 판자에 붙이는 전통 공예품) 이야기는 조금 봤다. 우타노 쇼고는 <인간? 의자!>와 <스마트폰과 여행하는 남자>로 썼다. 사람이 의자에 들어가는 건 <검은 도마뱀>에도 나오기는 한다. ‘인간 의자’에 나오는 건 다른 의자구나. 사람이 의자(1인용 소파)에 들어가게 의자를 개조해서 그 안에 들어가는 건데, 인간? 의자!에도 그런 게 나올까 하면서 봤다. 여기에서는 말뿐이었지만 이상한 일이 일어나서 그 말을 들은 사람은 그걸 믿고 큰일을 저지르고 만다. 책을 보면서 내가 생각한 말이 나와서 조금 신기했다. 그건 뭐라 해야 할까. 누구나 책을 보면서 그게 아닐까 생각하기도 한다. 복수하려고 오랜 시간을 들이다니 하는 생각이 들었다.
두번째 이야기 <스마트폰과 여행하는 이야기>는 조금 상상이 되지 않나. 그렇기는 해도 지금은 많은 사람이 스마트폰을 들고 다닌다. 여기에서는 그걸 어떻게 나타냈을까. 어떤 복제 인공지능이 스마트폰 화면에 보였다. 인공지능 자체가 스마트폰 안에 든 건 아닌 듯했다. 첨단과학이 나오면서 환상도 나온다. 이걸 보면서 나도 스마트폰과 다니는 사람 이야기 써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생각밖에 못했다. 그때 바로 썼다면 좋았을지. 이걸 보다보니 <나츠메 우인장>에서 본 이야기가 생각났다. 그건 <오시에와 여행하는 남자>에 영향 받았을까. 나츠메 우인장에서는 요괴가 그림을 가지고 여기저기 다닌다. 그 요괴는 자신이 만났던 사람이 그림속에 들어갔다 여겼다. 그 사람이 정말 그림속에 들어갔는지 그저 그 사람을 그린 그림일 뿐인지 그건 모른다. 난 이런 쪽이 더 좋은데. 스마트폰에도 누군가의 영혼이 들어갔으려나 했다. 우타노 쇼고는 인공지능을 썼구나.
책 제목이기도 한 <D의 살인, 실로 무서운 것은>에는 무서운 초등학생이 나온다. 무섭다고 하다니. 그만큼 그 아이가 상처받아서 친구라 여긴 사람(어른)을 용서하지 않겠다고 했겠지. 그 사람은 왜 그런 생각을 했을까. 그러지 않았다면 좋았을 텐데. 이렇게밖에 말하지 않다니. 어쩐지 요즘 어린이는 똑똑하고 무섭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그런 아이만 있지 않겠지. 그래야 할 텐데. <‘오세이 등장’을 읽는 남자>는 이상 소설 <날개>가 생각나게 했다. 아니 이건 에도가와 란포 소설 <오세이 등장>이 그랬다. 폐병 걸린 남편과 다른 사람을 만나는 아내라는 게. 우타노 쇼고가 쓴 소설에서는 나이 차이 많이 나는 남편과 아내가 나오고, 남편은 치매를 앓는 아내 아버지를 돌봤다. 그렇다고 좋은 남편이냐 하면 아니다. 남편인 타로는 장인이 죽기를 바라는 생각을 하고 자신이 먼저 의류함에 들어간다. 그렇게 들어가고 뚜껑을 닫으려 할 때, 난 마음속으로 타로가 저기에 들어가면 갇히겠구나 했다. 실제 그렇게 된다. 그래도 한번 살 기회가 있었는데 놓치고 만다.
소설이 시작하기 전에 짧게 에도가와 란포 소설을 소개한다. 그것과 비슷한 것도 있고 조금 달라 보이는 것도 있다. <붉은 방은 어떻게 바뀌었는가?>는 연극으로 많은 사람을 속이는데 비극으로 끝난다. 본래는 아무도 죽지 않았는데. <음울한 짐승의 환희>는 망상을 즐기던 사람이 그걸 깨어버려셔 안 좋은 일이 일어난다. <비인간스런 사랑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는 암호풀이구나. 그걸 하는 사람은 즐거웠겠지만 그건 듣는 사람은 그저 그래 보였다. 아니 그래도 잠시 좋은 일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생각했구나. 우타노 쇼고가 쓴 소설을 보니 에도가와 란포 소설은 어떨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 그 소설을 만날지.
희선
D의 살인사건, 실로 무서운 것은 (2019년 초판)
저자 - 우타노 쇼고
원작 - 에도가와 란포
역자 - 이연승
출판사 - 한스미디어
정가 - 15800원
페이지 - 428p
우리가 꿈꿔오던 최강의 조합, 최고의 시너지, 역대급 콜라보
일본 추리소설계에 한 획을 그으며 지금까지도 전설로 추앙받는 작가 '에도가와 란포'와 신본격의 기수로 불리며 역대급 서술트릭 [벚꽃 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 하네]를 쓴 작가 '우타노 쇼고'가 만났다. 이것이야 말로 추리 마니아들이 꿈꿔오던 최강의 조합, 최고의 시너지, 역대급 콜라보가 아닌가!!! 기괴, 음울, 환상, 배덕, 에로티시즘, 관능으로 대표되는 '란포'의 작품세계에 치밀하고 세밀한 설정이 돋보이는 반전이 만나니 더 없이 새로운 작품으로 거듭나는 마법같은 현상을 직접 목격하게 될 것이다. 이건...뭐....무조건 봐야 된다. '란포'의 팬이던, '쇼고'의 팬이던 일본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절대 놓쳐서는 안되는 작품! [D의 살인사건 실로 무서운 것은]이다.
1. 의자? 인간! (원작: 인간 의자)
아이디어 뱅크이던 남친과 헤어져 전남친이 이야기했던 아이디어를 글로 써 작가로 성공한 여성은 기괴한 메일을 수신받는다. 5년간 연락을 끊었던 전남친의 메일에는 매일 여성이 집에서 하는 행동을 훔쳐 본듯 그녀의 일거수 일투족을 메일로 써보낸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무시하던 여성도 점차 구체적으로 변해가는 전남친의 메일에 신경이 쓰인다. 그러던 어느날 전남친의 메일에는 여성이 집필을 위해 구매한 대형 안락의자를 언급하는데.......
2. 스마트폰과 여행하는 남자 (원작: 오시에와 여행하는 남자)
여행을 위해 나가사키를 찾은 나는 휴대폰을 들고 끊임없이 이야기하는 남자를 만난다. 남자는 휴대폰 화면을 바깥쪽으로 향한채 나가사키의 경관을 비추며 이야기하고, 자신을 지켜보는 것을 깨달은 남자는 나에게 다가와 휴대폰 화면을 보여준다. 남자의 화면 속에는 미모의 여성이 있었다. 그리고 그 여성이 얼마전 실종된 인기 걸그룹의 멤버라는 것을 떠올리는데.....
3. D의 살인사건, 실로 무서운 것은 (원작: D 언덕의 살인사건)
불륜 사진을 찍어 생계를 이어가던 나는 한 오래된 도시에서 초딩소년과 친해진다. 그날도 초딩소년과 할일 없이 대화를 나누던 중 근처 약국에서 비명소리가 들리고, 이를 수상하게 여긴 남자와 소년은 약국 2층에서 사망한 젊은 여성과 마주한다. 알몸의 상반신 등에는 선명하게 채찍 자국이 남아있었는데....그녀를 죽인 범인은 누구인가?....
4. 『오세이 등장』을 읽은 남자 (원작: 오세이 등장)
치매가 걸린 장인어른과 함께 생활하는 백수 남자는 점점 기행을 일삼는 장인어른이 눈엣가시다. 아내는 매일같이 출장을 핑계로 바람을 피우는것 같고, 장인은 온통 집안을 어질러대니 미칠 노릇. 그러던 어느날 에도가와 란포의 단편 [오시에 등장]을 읽고 단편의 내용대로 장인을 죽이려는 음모를 세운다. 그리고 실행에 앞서 자신이 직접 연습을 해보는데.....
5. 붉은 방은 얼마나 바뀌었는가? (원작: 붉은 방)
란포의 붉은 방을 극화한 연극이 상연된다. 등장인물들이 장난감 권총을 돌려가며 쏘던중 세 번째 총을 맞은 이가 무대에 쓰러지고, 그에게서 붉은 피가 점점이 번져간다. 공연장은 순간 패닉 상태의 아수라장이 되고, 관객석에 앉아 있던 경찰이 나서는데.....
6. 음울한 짐승의 환희 (원작: 음울한 짐승)
저속한 망상을 즐기던 고등학교 교감은 집 근처 엔틱 가게 주인을 보고 꿈에 그리던 이상형을 만났다고 생각한다. 그녀를 만나기 위해 매일 같이 엔틱 가게를 찾고 이야기를 나누던중 수심이 가득한 얼굴의 주인을 보고 교감이 이유를 묻자 주인이 말한다. 언제부턴가 오는 메일에 누군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내용의 메일을 보낸다는 것. 그와 함께 택배가 배달됐는데, 안에는 란포의 단편집이 있었다는 것. 그리고 [인간의자]와 [천장위 산책자]에 책갈피가 꽂혀 있다고 했다. 둘 다 누군가를 감시하는 내용의 단편임을 알고 있던 교감은 기회다 싶어 주인을 돕기로 하는데.....
7. 비인간적인 사랑에서 시작되는 이야기 (원작: 비인간적인 사랑)
격정에 남편을 살해하고 형기를 마치고 감옥에 나온 여성은 죄수자 낙인을 벗기 위해 새로운 성을 받고자 70세 노인과 허울뿐인 결혼한다. 함께 살고는 있지만 노인의 굼뜬 행동이 싫었던 여성이 좀처럼 마음을 열지 않던중 노인은 우연히 여성이 감옥에서 썼던 행복해지는 주문을 보고 관심을 갖는데...교도소 안에서 돌던 의미를 알 수 없는 주문에 숨겨진 의미는......
개인적으로는 3번과 6번이 가장 좋았다. 사실 '우타노 쇼고'가 새롭게 업그레이드한 '란포'의 원작들을 읽고 비교하는게 가장 좋은 방법일테지만 그렇지 못한 상태에서 읽어 원작과 리메이크의 비교 분석을 하지 못한 점이 못내 아쉽게 느껴진다. ㅠ_ㅠ 다만 7편의 단편중 딱 한편 [D의 살인사건] 원작을 읽어본 본인으로서 이 단편집에 대해 단언하자면, 이 리메이크가 원작의 설정에서 단순히 결말이나 일부 소재들을 변형한 소극적 의미의 리메이크는 절대로 아니라는 점이다. [D의 살인사건]의 경우 '우타노 쇼고' 버젼의 [D의 살인사건]은 죽은 여성의 묘사와 일부 건물의 묘사를 제외하고는 아예 다른 작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수준이다. 그냥 새로운 작품을 창조한거다. -_- 기상천외한 추리와 반전에 반전이 거듭되는 본격의 묘미가 신들린듯 칼춤을 춰댄다. ㄷㄷㄷ
엎치락 뒷치락 독자의 후두부를 강타하는 반전과 더불어 7편의 단편 전반을 아우르는 '란포'의 감성이 덧입혀져 유니크한 색체를 더한다. 읽은 사람은 눈치 챘겠지만 '쇼고'가 새롭게 재창조한 작품들이 공통으로 갖는 정서는 '복수'다. 단순히 자신을 배신한자에게 보내는 분노의 감정을 발산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복수에서 평범한 상식을 벗어난 불쾌하고 기괴한 정념이 바탕된 복수의 감정이 작품 전반의 베이스로 깔려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느낄 수 있는 원초적 감정인 복수에 음울한 비상식이 더해지니 그것만으로도 독자의 가슴에 비수가 되어 내리 꽂히게 되는 것. 그런 엽기적 정서가 지금껏 '란포'를 추앙하게 하는 이유이기도 하지만 그 기본 정서를 그대로 가져가면서 능수능란하게 트릭을 짜내는 '쇼고'의 능력과 노력도 쌍엄지를 추켜들게 만든다.
무려 100년전 작품을 인공지능, 스마트폰, 최신 어플리케이션 등으로 새롭게 현대화 시키는 이야기들은 그저 경이롭게 다가온다. '란포'의 원작은 단 한편만 보고도 이정도이니, 이 작품에서 다루는 일곱 작품의 원작을 모두 본 이라면 얼마나 더 충격적이고 새로울지 감이 오지 않는다. 그와는 별개로 원작을 보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출판사에서 대강의 원작 줄거리를 소개해주는 배려는 작품의 대단함과는 별개로 칭찬하고 싶다. '란포'의 유지를 잇는 앞으로 100년은 회자될 레전드 작품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