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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마르는 시간

눈물이 마르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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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11월 11일
쪽수, 무게, 크기 276쪽 | 314g | 126*200*16mm
ISBN13 9788965709053
ISBN10 8965709059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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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돈에서 나는 비린내가 나는 좋았다. 비리고 지저분한 아버지의 손은 거부했지만, 아버지가 주는 돈은 비려도 좋았다. 아버지의 옷과 장화가 삭고 아버지의 무좀 발이 구려질수록 나는 피죤을 뿌린 보송보송한 교복을 입고 비리지 않을 미래를 꿈꾸었다.
--- 「밤의 부둣가에서」중에서

오롯이 내가 책임져야 할 세 가지가 생겼다. 빚과 가난과 개. 나는 그것들을 내 소설로 책임지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소설은 밥벌이가 되지 못했고, 빚은 늘어갔고, 그러므로 가난했고, 평생 약을 먹어야 하는 반려견의 약값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르며 살았다. 내가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 인간의 명줄이 얼마나 질긴 것인지 시험이라도 하려는 듯 신은 고약하게 굴었다.
--- 「그는 이미 늦은 사람이었다」중에서

가난은 결코 낭만적이지 못했다. (…) 가난은 결코 먼저 나를 놓아주지 않았고 꿈은 스스로 찾아오는 법이 없었다. 무언가를 포기하지 않기 위해 가난을 안고 가야 했던 나는 조금씩 얄팍한 생존의 법칙을 알아가고 있었다.
가진 것 없는 자가 죽거나 포기하지 않고 꿈을 꾸며 살기 위해 지켜야 할 것은 건강이었고, 버려야 할 것은 자존심이었다.
--- 「그곳에서는 모두가 꿈을 꾼다」중에서

우연히 얻은 텃밭을 갈다가 깨달았다. 흙을 만지면 마음이 편안해진다는 것을. 바닷가의 비릿한 냄새는 글을 쓰고 싶게 만들었고, 초록이 가득한 숲에 가면 막혔던 숨통이 트였다. 사람들 사이에 있을 때보다 혼자 있을 때 나는 훨씬 안정적이었다. 그래서 나는 바닷가에서도 살았고 산에서도 살았다. 자신의 방식을 찾았을 때 비로소 꿈은 그에 알맞은 형태로 다가오는 것임을 그땐 정말 몰랐었다.
--- 「어디선가 나를 잃고 헤매지 않기를」중에서

삶의 무게가 늘었다 싶으면 나는 대나무 숲에 가서 운다. 대나무 숲에서 울리는 소리를 들으면 내 안에 가득 찼던 울분이 눙쳐 삭아지고 욕심은 민들레 씨앗처럼 허공에 흩어진다. 그렇게 속을 비우고 나면 내 본연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나도 한때는 착한 아이였다는 것을, 나도 때론 좋은 사람이었다는 것을 떠올리며 가벼워진 나를 꼭 안아줄 품이 생긴다. 그 품이 다시 살게 만들고 새로운 인연을 채워갈 힘을 준다.
--- 「대나무 숲에서 울어요」중에서

살다 보면 누구나 어려운 순간을 맞이한다. 모양새는 다르지만 숨이 턱까지 차서 하루도 더 살 수 없을 것 같은 순간들이 있다. 아무리 벗어나려고 발버둥 쳐도 힘이 달리고,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채 어둠 속에서 혼자 눈물을 쏟아야 하는 순간들이 있다. 누군가에게 도와달라고 손을 내밀기도 두렵고, 누군가가 내민 손을 덥석 잡기도 두려운 순간들. 아침이 오는 것이 싫어서 잠 못 들고 몸부림치는 고독한 새벽.
--- 「가끔은 누구에게나 필요한 말」중에서

도시에 살 적에 나는 누군가 먼저 날 사랑해주길 원했고, 타인의 관심과 인정에 목말라했다. 항상 주위 사람들의 눈치를 살폈고 입에 발린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면서도 죄책감이 없었다. 불행이란 게 달리 싹을 틔우랴. 남의 눈을 의식하고 살았던 나 자신이 불행의 씨앗이었음을 인정해야 했다. 내 삶은 돌보지 않고 비굴하게 살았지만, 결국 성공보다 상처가 먼저 왔다.
세상에서 가장 까다롭고 냉정한 판단이 자신을 평하는 것이지 싶다. 그게 바로 되어야 비로소 남에게도 인정받을 수 있는 게 아닐까.
--- 「나를 위한 고수레」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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