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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은 나의 힘

절망은 나의 힘

: 카프카의 위험한 고백 86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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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12월 31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226쪽 | 380g | 128*188*20mm
ISBN13 9788959755097
ISBN10 8959755095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인생에는 카프카의 말이 필요한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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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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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자 : 가시라기 히로키
쓰쿠바대학을 졸업하고 카프카의 작품을 번역하며 그에 대한 평론을 쓰고 있다. 옮긴 책으로 《포로+종말-소송으로부터》(프란츠 카프카)가 있다.
역자 : 박승애
일본 소설과 에세이를 국내에 번역 소개하고 있는 전문 번역가. 옮긴 책으로 《전원의 쾌락》《엄마의 가출》 《5학년 3반 료타 선생님》 《결혼 못하는 남자》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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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의 시대의 부정적인 면을 묵묵히 파내어 일구어왔다. 지금의 시대는 나와 무척 가깝다. 그러므로 나는 이 시대를 대표할 권리가 있다. 나는 현대의 부정적인 면을 발굴하여 내 것으로 삼았으며, 긍정적인 것은 눈곱만치도 내 것으로 삼지 않았다. 부정적인 것도, 긍정적인 것도 종이 한 장처럼 깊이가 없는 것들은 내 것이 아니다. 어떠한 종교도 나를 구원하지 못했다. 나는 종말이다. 또한, 시작이다. --- p.13

나는 한 번도 게으름을 피운 적은 없습니다. 뭔가를 하려고 해도 지금까지 할 일이 없었을 뿐입니다. 그리고 내가 보람을 느끼는 일은 비난당하고, 업신여김을 당해 묵사발이 되었습니다. 어딘가로 도망치려고 해도 그것은 나에게 전력을 다해도 도저히 달성하기 어려운 것이었습니다. --- p.26

죽고 싶다는 오랜 소원이 있다. 그럴 때, 이 인생은 견디기 어렵고 다른 인생은 손에 닿지 않을 것처럼 보인다. 지겨워서 견디기 어려워진 오래된 독방에서 언젠가는 다시 지겨워질 새로운 독방으로 어떻게든 옮겨주기를 간청한다. --- p.44

행복에 이르는 완벽한 길이 하나 있다. 그것은 자기 안에 있는 확고한 것을 신뢰하고 그것을 가꾸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이다. --- p.74

생활 능력도 없는 너 같은 놈이 근심 걱정 없이 쾌적하게 살면서 미안한 마음조차 갖기 싫어서 아버지인 내가 너의 생활 능력을 빼앗았다고 잘도 둘러대는구나. ‘무능력자가 된 것은 내 탓이 아니다. 그 책임은 아버지에게 있다.’ 이런 식으로. 그리고 너는 태평하게 뒹굴거리면서 모든 책임은 내게 뒤집어씌우고 부모 뼛골이나 파먹는 인생이 되겠지. - 아버지께 드리는 편지(이 글은 카프카가 ‘자신의 편지를 읽은 아버지가 이런 반론을 펼칠 것이다’ 하고 예상해서 쓴 것이다.) --- p.98

직장을 그만두지 않는다면 진정한 자아라는 것을 완전히 잃어버리고 말 것이다. 내게는 그것이 너무나 확실히 보인다. 일하고 있는 나는 마치 물에 빠지지 않으려고 가능한 한 오래 머리를 들고 있는 꼴이다. 그것은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인가. 얼마나 에너지를 빼앗기는 것일까. --- p.116

당신도 소문을 듣게 될지 모르겠군요. 왜 내가 회사를 그만두지 않는지. 왜 문학을 직업으로 삼지 않는지 거기에 대해 나는 다음과 같은 한심한 답변밖에 드릴 수가 없습니다. 내게는 그러한 능력이 없습니다. 아마, 지금의 직업은 나를 망치고 말 것입니다. 그것도 아주 빠른 시일 내에 그렇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 p.126

누구나, 있는 그대로의 상대방을 사랑할 수는 있다. 그러나 있는 그대로의 상대방과 함께 생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 p.146

실제로 나는 사람들과의 사귐에서 완전히 소외되었다고 여겨진다. 낯선 집, 낯선 사람들, 혹은 전혀 친숙한 느낌이 들지 않는 사람들 속에 섞여 있다 보면 그 공간 전체가 내 가슴을 덮쳐누르는 듯, 숨이 콱 막혀온다. --- p.172

침대에 가만히 누워 있으면 불안이 솟아올라 도저히 잠을 잘 수가 없다. 양심, 끊임없이 고동치는 심장, 죽음에 대한 공포, 죽음을 극복하고 싶은 욕망이 잠을 쫓아낸다. 할 수 없이 다시 일어나 앉는다. 이런 식으로 누웠다 일어났다 반복하며 그동안 부질없는 생각이나 하는 것이 나의 인생이다.
--- p.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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