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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목민 호텔

유목민 호텔

: 시간과 공간에서의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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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11월 11일
쪽수, 무게, 크기 380쪽 | 402g | 130*188*19mm
ISBN13 9791161110486
ISBN10 11611104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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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그 호텔들의 공통점이라면, 내 마음에 와 닿는 것은, 지나간 시절의 공기다. 항상 작동하지는 않는 구식 수도꼭지, 내 아버지였으면 좋겠다 싶은 문지기, 한물간 색깔들, 넘쳐나는 거울, 여기저기 벗겨진 페인트, 도자기의 실금, 수십만 개의 사라진 신발들이 양탄자에 남긴 마모, 공중으로 올라가기 전에 잠깐, 하지만 확실하게, 주춤거리는 엘리베이터, 그 고요함으로 인해 다른 객실에 관한 생각일랑 싹 없애버리는 방.
--- p.145

일의 능률을 위해 전통 복장을 벗어 던진 모로코인들은 깡마르고 날랜 스페인 또는 이탈리아인 종업원처럼 보이고, 고귀하신 유럽 양반들은 일찌감치 자기 소유의 레스토랑에서 그들을 참아내는 법을 배웠다. 이런 기막힌 국제적 접촉으로 인해 종업원들은 자기 마을이나 부족, 출신 배경보다 한없이 월등하다고 새삼 느낀다. 그들은 진보의 꼭두각시놀음에 첫발을 내디뎠다. 사과는 벌레 먹었고, 나라마다 자기만의 썩은 사과를 가질 자격은 있는 법이다.
--- p.163

무엇 때문에 나는 여기서 행복감을 느끼는가? 아마도 고요함일 것이다. 사람과 동물 소리밖에 없는 고요함. 당나귀들은 모두 장터 모퉁이에 모여 있다. 몇 해 지나면 그들 대신 스쿠터가, 좀 더 지나면 자동차가 있겠지. 하지만 아직은 아니다. 또한, 아마도 물건이 만들어지는 모습을 죄다 볼 수 있어서일 것이다. 대장장이, 무두장이, 빵 굽는 사람, 모두 이 장터 언저리에 한데 모이고, 대서꾼과 이야기꾼, 거지와 푸주한. 우주의 축소판, 자체 완결적이고 자급자족하는 하나의 세계, 이치에 맞는 세계로 보인다.
--- p.168

마라케시는 도시가 아니다. 독립적인 하나의 행성이다. 신의 섭리에 의해, 내 친구의 표현으로는, 붉은 탕녀처럼, 멀리 눈 쌓인 높은 산봉우리가 빛나는 아틀라스산맥의 자락에 내려져 매달린 곳이다. 마라케시는 다 읽는 데 여러 해가 걸리는 책에서 거듭 읽어야 할 도시다. 가장 좋기로는 그 안에 몸을 푹 담그고, 그 험난하고 혼란스러운 역사의 들창문 안으로 몸을 던지며, 나를 이끄는 손을 따라 사디 왕조, 무라비트 왕조, 알라위 왕조의 묘지에 가보고, 모로코의 역사를 전혀 모를 뿐만 아니라 사실 이슬람교에 대해서도 일자무식에 가까우며 그것이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일인지 깨닫는 것이다.
--- p.178

주변 풍경은 온갖 색채를 띠는데 명랑한 색만 없다. 날카로운 톱니 같은 산들이 그 위에 얹혀있고, 굽이를 돌 때마다 새로이 형벌이 시작된다. 역사의 텅 빈 대합실. 도로를 따라 이따금 자동차의 잔해가 처량하고, 저 멀리서 가축 떼의 검은 그림자가 드리운다. 햇볕에 그은 남자가 길섶에서 손을 뻗은 채 꼼짝도 하지 않고 앉아있다. 운전사는 차를 세우고 그에게 무언가를 건넨다. 나는 풀섶으로 조금 걸어 들어가, 바스러지는 풀의 줄기를 꺾는다. 줄기 안에 든 즙에서 흙내가 난다. 불모의, 한없이 오래된 냄새다.
--- p.215

나는 페르세폴리스에 일주일을 머물렀다. 많이 배웠다기보다는 감각적인 한 주였다. 거듭 말하지만, 탐닉이었다. 아침 다섯 시의 빛, 오후의 빛, 해거름의 빛.
--- p.240

여행에는 여행자를 얼간이로 만드는 욕망이 들어 있다. 그는 타인의 일상적인 주변 환경에서 특별함을 찾곤 한다.
--- p.253

여전히 눈은 내리고, 도시는 환하고 빛난다. 나는 이 도시를 옷가지처럼 걸칠 것이다. 뭇 지명과 보물, 수백 년 묵은 중얼거림과 함께, 내가 보고 아는 것과 결코 알지 못할 것들과 함께, 은밀하고 공개된 기억들과 함께. 사람들은 곧잘 잊어버리곤 하지만 도시는 그칠 줄 모르고 이야기한다. 이런 도시는 짐작건대 벌써 천 년도 넘게 그래왔다.
--- p.276

우리 세계는 그들의 세계를 얼마나 오래도록 그대로 있게끔 허용할까? 그들 사회의 '완전함'을 손상하는 단 한 가지라면, 그들이 우리에 의해 보여진다는 점이고, 우리가 쳐다봄으로써 파멸이 시작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은 아니리라. 어쩌면 그것은 향수다. 결코 그렇게 머무르지 못한다는 것. 나는 그에 관해서는 감히 글로 쓰지도 못하겠다.
--- p.349

아무튼. 시간은 흘러가고, 내 유토피아적 애수는 음악과 함께 사라져간다. 나는 이제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다. 금과 은으로 된 여인들이 춤을 추고, 똑같이 새와 같은 몸짓이 거듭되며, 음악은 그 단조로운 박자를 따라가는데, 몇 시간 뒤에 야영지의 테라스에 얼마간 앉아있을 때도 북소리는 둥둥 여전히 똑같이, 변함없이 똑같이 들려온다. 달이 하늘에 누워있고, 어떤 대상은 팀북투로 떠날 것이며, 나귀가 울고, 개들이 울부짖기 시작하며, 내일 이 의자에는 다른 누군가가 앉을 것이고, 내일은 또다시 더울 것이다. 모든 것이 제자리에 있는 듯싶다.
--- p.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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