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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부터 오는 비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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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장 ] 민음의 시-264이동
리뷰 총점7.7 리뷰 6건 | 판매지수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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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11월 08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160쪽 | 312g | 134*220*15mm
ISBN13 9788937408847
ISBN10 8937408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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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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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당신은 다시 이 운세를 보게 될 것입니다 믿지 않는다면 믿지 않을 것이라고 쓰입니다 말도 안 된다고 하면 부인할 것이라고 적힙니다 당신의 금전운 애정운 직장운 학운 성적운 모두 지금과 크게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그렇게 살다 갈 겁니다 창밖에 눈이 내립니다 당신은 훗날 저 수많은 눈송이 중 한 송이입니다 찬란한 비상은 없고 질척이는 지상에서 파닥거리다 불운이 다합니다
--- 「운」중에서

같이 겪었는데 서로 다른 기억을 떠올린다
시력이 다른 두 눈으로 네 얼굴을 바라보는 것처럼
함께 살아왔지만 공유할 수 없는 연대

나는 쓸쓸함을 갖고 있다 아무리 맞춰 봐도 네겐 없는
--- 「명리」중에서

사실 네 다리로 짓누르고 있는 탁자를 들 힘이 없어서가 아니라
무심한 중력을 이겨 내지 못해서가 아니라
밤하늘 창문을 활짝 열어 놓은 채 잠들어도 날아가지 않는 것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었던 거였어
세상의 모든 양탄자들이 동시에 날아올라야 했던 거였어
--- 「양탄자」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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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에 비친 목련의 자태는 분명히 아름다우나, 감각되지 않는 경계 너머의 그 목련은 온전히 아름답지 않기도 하다. 하지만 ‘불미’에서 ‘극려’로 나아가는 이 시집의 궤적처럼, 시인은 아름답지 못한 현실에서도 너머의 세계를 볼 수 있는 곳으로 끊임없이 나아가려 한다. 그 접촉의 순간은 잠시뿐이지만 “비의 사막에 살며 유리창에 소라귀를 대 보는”(「고비(苦悲)」) 그의 노력 덕분에, 우리 또한 창문 너머에서 울리는 미려한 빗소리를 들은 듯싶기도 하고 상량에 새겨진 아름다운 신의 필적을 잠시나마 훔쳐본 것 같기도 하다.
- 조대한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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