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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

: 우리는 끝내 서로를 놓지 않았다

리뷰 총점8.6 리뷰 14건 | 판매지수 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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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1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40쪽 | 408g | 150*210*20mm
ISBN13 9788992533454
ISBN10 8992533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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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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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식과 내가 5,300미터 빙하의 균열 속으로 빠져들었다면 우리들의 이 이야기는 300년쯤 후, 촐라체 ‘나(Na)’ 빙하에서 어느 알피니스트나 원주민들에 의해 미라로 발견되었을지도 모른다. 지구온난화로 히말라야의 빙하가 1년에 15미터씩 녹아내리고 빙하의 흐름이 방향을 바꾼다면, 그래 아마도 300년쯤 후에 세월 따라 내려오는 히말라야 여러 죽음 중 하나였을 것이다. 아니면 두 육신은 천 길 나락으로 떨어진 자리에서 갈기갈기 찢겨 까마귀밥이 되고, 한줌 흙과 먼지로 에베레스트의 물줄기 두드코시(Dudh Kosi) 강을 따라 흘러갈 운명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길고도 짧은 운명의 끈은 죽음이 아니라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삶의 끈으로 우리를 다시 묶어 주었다. --- p.4

2005년 1월 16일 촐라체 북벽 하산 중에 조난을 당한 뒤, 나의 삶은 광속으로 질주하기 시작했다. 나에게 여덟 손가락은 아름다운 선율을 창조하는 피아니스트의 가냘프면서 힘 있는 손, 멋진 그림을 완성하는 화가의 붓처럼 없어서는 안 될 도구이자 존재의 이유였다. 그런 손가락을 잃고 나는 도전과 목표의 젊음을 떠나보냈다. 좌절과 방황의 산들을 넘었다. 죽음을 불사한 촐라체 원정보다 더 힘든, 삶의 에베레스트를 오르는 험난한 과정이 기다리고 있었다. --- p.8

해발 5,800미터 지점에서 바라보는 거대한 일몰은 시종일관 숨이 막힐 듯했다. 강식과 나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신음을 흘렸다. 자연이 보여 줄 수 있는 최고의 장관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었다. 우리의 오름짓은 어쩌면 이런 순간을 경험하기 위한 것인지도 모른다. 초오유, 로체, 에베레스트의 웅장한 자태 사이로 붉게 물든 노을이 실타래처럼 번져 나갔다. 햇빛을 받은 바위벽들은 정상부에 하얀 눈 모자를 뒤집어쓴 채 황금빛으로 달아올랐다. 천만금을 주고도 감상할 수 없는 초자연의 비경이었다. --- p.36

“강식아, 지금 올라오고 있나?”
“예, 올라갑니다.”
강식은 두 팔을 이용해 있는 힘껏 기어오르는 중이었다. 두어 번 용을 쓰자 거짓말처럼 자일이 위쪽으로 끌려 올라왔다. 피켈을 이용해 체중을 벽으로 분산시킨 때문이었다. 나는 자일을 당길 때마다 가슴을 후벼 파는 통증과 싸워야 했다. 부러진 뼈가 내장을 짓누르는지 명치 부근을 송곳으로 찌르는 듯했다. 입에서 짐승처럼 ‘으으’ 신음이 흘러나왔다. 전기 드릴에 가슴을 내맡긴 듯 나는 몸을 연신 부들부들 떨었다. --- p.76

칼을 꺼내 자일에 대는 동작은 몇 초도 채 걸리지 않을 것이었다. 툭! 칼을 대는 순간, 체중이 실려 팽팽해져 있는 자일은 쉽게 끊어질 것이다. 그러면 모든 게 끝이었다. 강식의 고통도, 나의 고통도, 둘 사이에 처한 이 처절한 지옥의 순간도 순식간에 사라져 버리는 것이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쳤을 때 나는 갑자기 소스라치게 놀랐다. 내가 그런 생각을 했다는 게 믿어지지 않았다. 함께 등반을 떠나던 날부터 강식은 내게 있어 피를 나눈 형제나 다름없는 존재가 아니던가. 죽어도 함께 죽고 살아도 함께 살아야 하는 게 자일파티의 운명이다. 그런데 나는 지금 혼자라도 살겠다고 자일을 자를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세차게 머리를 흔들었다. 잠시나마 그런 생각을 한 나 자신이 극도로 혐오스러웠다.
“강식아. 기운 내. 어서 줄을 타고 올라와!”
나는 속죄라도 하는 심정으로 구멍을 향해 소리쳤다. --- p.80

마취가 시작되기 전 나는 마지막으로 내 손가락들을 내려다보았다. 손가락 상태는 병원에 온 첫날보다 더 악화되어 있었다. 손톱은 금방이라도 빠질 듯 헐거웠고 괴사한 피부조직은 까맣게 범위를 넓혀 가고 있었다. 나는 양쪽 손가락을 들어 번갈아 가며 얼굴에 비볐다. 마지막 작별인사였다.
--- p.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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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은 그 길 없는 세상을 건너가는 인간의 길이다

산악인 박정헌은 수직의 벽에 붙어서 몸으로 길을 열어 나간다. 그 길은 마음의 길이고 땅 위의 길이다. 몸은 마음의 길과 땅 위의 길을 잇는 또 다른 길이다. 몸의 길과 마음의 길과 땅 위의 길. 그 세 갈래의 길을 잇대어 가면서 그는 조금씩 위로, 앞으로, 옆으로, 아래로 나아간다. 합쳐지는 길들이 없던 길을 열어 내는 순간이 그의 자유다. 그때 땅 위의 길들은 마음속으로 흘러들어 온다.

그가 길 없는 수직의 벽을 비벼 몸으로 길을 열 때, 달팽이가 지나간 자리처럼 인간의 축축한 액즙이 바위에 묻어 있다가 이내 사라진다. 길은 거기에 몸을 갈아 바칠 때만 길이다.

끈은 그 길 없는 세상을 건너가는 인간의 길이다.

히말라야 촐라체 북벽에서 후배 최강식은 크레바스에 떨어졌다. 최강식의 몸무게 78킬로그램은 박정헌의 몸무게 70킬로그램과 끈으로 연결되어 허공에 걸렸다. 몸무게가 거꾸로였다면 얼마나 좋았으랴! 끈이 몸과 몸을 연결해서 부서진 몸이 매달린 몸을 당겨 올리고 마음은 몸의 고통을 감당한다. 마음의 길은 몸의 길과 합쳐져서 끈의 길로 이어지고, 죽지 않은 두 몸뚱이는 암벽과 허공에서 버둥거린다.

그 끈이 왜 아름다운지를 나는 안다. 그때 박정헌의 마음속에서 “자일을 끊어 버리자……”는 번민이 요통치고 있었기 때문에 그 끈은 인간의 끈으로서 아름답다.

그들은 살아서 돌아왔고 박정헌은 동상으로 썩은 손가락 여덟 개를 잘라냈다. 이제 박정헌은 자일을 쥘 수 없고 수직 벽을 오를 수 없지만, 그의 길은 끈에서 마음으로, 마음에서 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김훈(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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