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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따 슈가 울던 날

왕따 슈가 울던 날

[ 양장 ] 초록별 시리즈-05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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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2월 01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104쪽 | 327g | 153*224*20mm
ISBN13 9788965132264
ISBN10 8965132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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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글 : 후쿠 아키코
1957년 가나가와현에서 태어났다. 일본아동문예가협회, 일본문예가협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며, 『진과 할머니와 경단나무』로 히로스케동화상, 『얀모-빛나는 생명 이야기』로 하쿠무토쥬기념 이나다니동화 대상, 『칠도몽』으로 그림동화상을 받았다. 작품으로 『꽃피우는 할아버지』, 『하늘바람이 불 때』 등이 있다.
그림 : 후리야 가요코
1946년 야무구치현에서 태어났다. 일본아동출판미술가연맹 회원으로 활동 중이며, 『할머니 엄마의 여름방학』으로 그림책일본신인상 가작, 『할머니의 섬에서』로 ‘겐부치 그림책마을’ 비바카라스상(대상)을 받았다. 그림책으로 『큰 도둑 곰』, 『듀공이 오는 바다』 등이 있다.
역자 : 김정화
동국대학교 일어일문학과를 졸업한 뒤 한일아동문학을 공부하며 일본의 어린이 문학을 국내에 소개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옮긴 책으로 『폭풍우 치는 밤에』, 『별똥별아 부탁해』, 『도둑맞은 달』, 『알록달록 색깔 목욕탕』, 『아빠가 보고 싶은 아이』, 『엄마가 되고 싶은 토끼』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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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거기 앉으라는 꼬맹이 할머니의 손짓을 보고 꼬맹이 할머니 침대에 슬쩍 걸터앉았어. 그랬더니 꼬맹이 할머니가 내 옆에 바짝 붙어 앉는 거야. 난 조금 놀랐어. 누군가 내 옆에 다정히 앉아 주다니 이상한 느낌이 들었지.
꼬맹이 할머니와 나는 둘이서 같이 다리를 달랑달랑 흔들며 한참 동안 창밖을 내다보았어. “이야기하다 가세요.”라고 말했던 꼬맹이 할머니는 아무 얘기도 하지 않았지.
나는 옆에 앉은 꼬맹이 할머니를 힐끗 쳐다봤어. 꼬맹이 할머니는 얼굴이 아주 동그랬어. 온통 주름투성이였지만 볼은 볼록하고 사과처럼 반들거렸어. 창으로 내리쬐는 햇살을 받아 새하얀 머리카락이 반짝반짝 빛났지.

“난……. 당당하게 싸우고 있어요.”
“슈?”
“겨우 왕따를 당하는 거뿐이라고요. 아무것도 아닌 걸요.”
“…….”
“하지만 할머니.”
“네.”
“요즘엔 좀 지쳐요.”
“…….”
“너무 힘들고 지쳐서 이젠 죽어 버리고 싶어요…….”
그러자 꼬맹이 할머니는 그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고는, 처음 만났을 때처럼 손짓으로 나를 불렀어. 내가 침대에 앉았더니 꼬맹이 할머니는 내 옆에 바짝 붙어 앉아 자신의 허벅지를 톡톡 치는 거야. 침대 위에 올라와 꼬맹이 할머니의 무릎을 베고 누우라는 뜻이었지. 나는 마치 실 끊어진 꼭두각시 인형처럼 꼬맹이 할머니 무릎 위에 무너지듯 털썩 누웠어. 그러자 꼬맹이 할머니는 내 머리를 살살 쓰다듬어 주었어.
“착하지, 착하지. 이렇게 착한 아이가 죽으면 나는 어찌 살려나.”
꼬맹이 할머니가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렸어. 그 목소리를 듣고 있으려니 내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뚝 떨어졌어.

꼬맹이 할머니가 있는 105호실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자니, 그곳의 문은 닫혀 있었는데도 내게는 왠지 거기만 둥둥 떠 있는 것처럼 보였어. 눈을 감으면 105호실 문 근처에서 반쯤 울먹이고 있는 어제의 내가 꼬맹이 할머니한테 말하는 모습이 보였어.

너무 힘들고 지쳐서 이젠 죽어 버리고 싶어요.

그런 말을 아픈 꼬맹이 할머니에게 하다니. 난 정말 약해 빠지고 못났어. 할 수만 있다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내 입을 막아 버리고 싶었어.

“마미 씨.”
“네?”
“고마워요. 지켜봐 줘서.”
꼬맹이 할머니는 벤치에서 일어나 몸을 돌리더니 공손히 엄마한테 인사를 했어. 아니, 그런 것처럼 보였어. 그러나 숙인 머리는 다시 들리지 않았고 꼬맹이 할머니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어. 울음이 터진 모양이었어.
엄마가 꼬맹이 할머니의 어깨에 가만히 손을 얹자 꼬맹이 할머니는 더 이상은 참을 수 없었는지 “흐윽 흐윽”하며 괴로운 소리를 내면서 어린애처럼 울음을 터뜨렸어. 꼬맹이 할머니의 어깨가 위아래로 들썩들썩 눈물과 함께 너울거리고 있었어.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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