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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동생, 티시킨

내 동생, 티시킨

[ 개정판 ] 실크 왕국 이야기-01 용기의 불꽃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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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8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136쪽 | 280g | 150*210*20mm
ISBN13 9791196835002
ISBN10 1196835004
KC인증 kc마크 인증유형 : 적합성확인
인증번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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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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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미스터 그리핀이냐?”
“아니야, 그냥 그리핀이야. 아빠가 ‘전설의 야수’라는 뜻으로 지어 준 이름이야.”
“이야, 전설의 야수!”
아이가 크게 웃었다. 다른 아이들도 그 아이를 따라 점점 더 크게 웃었다.
아이들은 이름으로 장난치는 게 재미없어지자, 그리핀 할머니가 새로 사서 빳빳하게 다린 회색 반바지와 담청색 셔츠를 잡아당겼다. 그러다가 심심한지 모래와 흙먼지가 잔뜩 묻은 장화와 운동화를 신은 발로, 그리핀이 신은 반짝반짝 광이 나는 가죽 부츠를 툭툭 건드렸다.
“너 계집애지? 머리가 이게 뭐냐?”
누군가 그리핀의 머리를 잡아당겼다.
--- p.11

“가끔 호수에 나타난다는 괴물처럼?”
“비슷해. 그리핀은 몸은 사자인데 독수리 머리와 날개를 하고 있어. 우리 집에 가면 아빠가 자세하게 말해 줄 거야.
아빠한테 그림이 그려진 책도 있어.”
레일라 공주는 물망초처럼 파란 눈으로 발등을 내려다 보다가 자갈 더미를 가볍게 찼다. 그 바람에 왕관이 이마
쪽으로 조금 흘러내렸다. 그 순간 레일라가 고개를 들고 명랑하게 말했다.
“이따가 엄마한테 물어보고 내일 학교에서 말해 줄게.”
다시 학교에 갈 생각으로 마음이 어두웠던 그리핀은 레일라 공주가 학교에 있다면 그렇게 끔찍하진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그런데 내가 올챙이 좀 잡아 줄까?”
--- p.26

레일라는 정글짐 꼭대기에서 손으로 엉덩이를 짚고 우뚝 서서 소리쳤다.
“우리 할머니가 마녀라면…….”
레일라는 모든 아이들이 쳐다볼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시 큰 소리로 말했다.
“나는 우리 할머니가 마녀라면 젤 먼저 너희를 마법에 걸어 달라고 부탁할 거야. 그리고 그다음엔 까마귀를 보내서 너희 눈알을 파먹으라고 할 거야! 그러니까 나 같으면 내 친구 그리핀한테 함부로 말하는 게 무서울 거 같은데!”
레일라는 정글짐 맨 꼭대기 철봉에 아슬아슬하게 서 있었다. 레일라의 눈빛은 매서웠다. 아이들은 아무 말도 하지못했다. 그리핀은 청소 도구실을 생각했다. 제우스가 아직거기 있을까 아니면 누나의 말대로 정말 제우스가 레일라로 변한 걸까…….
--- p.61

하늘 끝자락이 호박 빛으로 물들고 청재킷같이 푸르스름한 별이 머리를 내밀었다. 아이들은 툇마루에 앉아 맨발을 금잔화 화단에 넣고 흔들며 대추 스콘을 먹었다. 귀뚜라미가 누군가에게 불러주는 사랑 노래가 들려왔다.
“그리핀, 나한테 왜 화내지 않아?”
“넌 내 친구잖아……. 그리고 네가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니고. 어찌 되었든 지금 머리가 더 낫잖아.”
“내가 일부러 그런 게 아니란 걸 어떻게 알아?”
--- p.95

그리핀은 알지 못했지만, 그 느낌에는 이름이 있었다.
그것은 용기였다.
그리핀은 단 한 번도 동생의 이야기를 소리 내어 말하지 않았다. 한 번 말을 하고 나면, 그 말이 사실이 된다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면 더는 스스로에게는 물론이고, 레일라에게도, 스코티 맥앨리스터에게도, 그리고 다른 그 누구에게도 아닌 체를 할 수 없게 되는 것이 두려웠다.
그리핀이 입술을 간신히 움직였다. 목소리는 아주 먼 곳에서 나오는 소리처럼 들렸다. 하지만 레일라가 밝혀 준 작은 용기의 불꽃이 그리핀의 마음을 강하게 만들어 주었다.
--- p.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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