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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12월 09일
쪽수, 무게, 크기 300쪽 | 424g | 140*210*20mm
ISBN13 9791158791254
ISBN10 1158791259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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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쿠하쿠쇼에 있는 별장 세 채는 관리인이 따로 있었어. 나는 가미하쿠쇼의 별장지만 담당했지. 그런데 어쩌다가 고무로 도쿠야와 아는 사이가 되어서 고무로 저택을 받게 되었을까?”
“에엑, 받았다고?”
사실 별장 주인에게 양도받지 않았다면 오쿠하쿠쇼에 세운 고무로 저택이 삼촌 손에 들어갈 리가 없었다. 일면식도 없던 풋내기 대학생에게 그런 횡재가 떡하니 떨어졌다는 말도 쉽사리 믿어지지 않았다.
“어째서?”
“실은 그때 고무로 도쿠야의 손자인 히사시가 행방불명되었거든.”
“어디서?”
“그걸 알면 고생할 일이 없지. 다만, 경찰과 소방대는 오쿠하쿠쇼 인근에 있는 숲에 들어갔다가 길을 잃고 미아가 되었을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었어.”
“그래서 어떻게 됐어?”
“결국 사건은 미궁에 빠지고 말았어.”
--- p.46-48

“히사시는? 그애는 뭐라고 했어?”
“그게 말이지, 정말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했어.”
“뭐? 기억이 없대……?”
“자기가 숲에 들어갔는지조차 확실히 기억하지 못했어. 실종되기 전의 일이라면, 자기네 별장의 정원에 있었던 것만 기억난대. 그때 누가 자기 이름을 불렀다는데 확실하지는 않고. ‘눈을 떴더니 어두운 데서 자고 있었고, 눈앞에 누가 있었다.’ 히사시가 할 수 있는 말은 그뿐이었어.”
“결국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이 질문에 삼촌은 난처하다는 얼굴로 말했다. “가미카쿠시의 숲에 히사시가 불려가서 사로잡히고 말았다. 수색에 나선 나도 길을 잃고 헤매다 우연히 아이를 발견했다. 관리인인 요시마타의 말로는 지역 사람들은 그렇게 결론을 내린 모양이야.”
--- p.55

유마는 몹시 망설였다. 문을 열어 사토미 씨가 침대에 있는지 확인해야 할까. 이대로는 잠들 수 없다. 유마는 천천히 오른손으로 문손잡이를 돌려서 살짝 문을 열고 방 안을 훔쳐보았다. 자고 있었다. 침대 옆에 백열전구 스탠드가 켜져 있고 확실히 잠든 사토미 씨의 얼굴이 보였다. 그렇다면 지금 3층에는……. 덜덜 떨리기 시작하는 오른팔을 왼팔로 꽉 누르면서 어떻게든 문을 닫고 3층으로 이어지는 계단을 올려다보았다. 물론 올라갈 생각은 전혀 없었다. 하지만 도저히 시선을 뗄 수 없었다. 아, 삼촌일지도 몰라. 극히 합리적인 해석이 떠오르자 자기도 모르는 새에 힘이 들어가 있던 두 어깨가 풀렸다. 삼촌이라면 밤중에 3층에 올라가도 그리 이상하지 않다. 사업상의 문제가 생각보다 빨리 정리되어 유마가 화장실에 들어가 있는 사이에 돌아왔는지도 모른다. 유마는 2층 홀을 가로질러 남쪽 창문을 열고 베란다로 나가서 고무로 저택의 정면을 내려다보았다. 차가, 없어……. 삼촌의 차가 보이지 않았다. 돌아오지 않은 것이다. 사토미 씨는 침실에서 자고 있다. 그러면 3층에 있는 것은 무엇일까.
--- p.104-105

요시마타는 일단 말을 끊고서 어인 일인지 의미심장하게 숲 쪽을 보면서 입을 열었다. “행방불명된 히사시가 발견된 뒤에 내 기억으로는 두 번인가 고무로 도쿠야 씨와 만났어. 이 집을 세토 군에게 넘긴다는 얘기도 그때 들었지. 다만 만날 때마다 고무로 씨는 이상한 이야기를 했어.”
“무슨 얘기를요?”
“‘숲에서 세토 군이 발견한 아이는 히사시가 아니라는 기분이 든다’고 하더구나.”
“네?” 무슨 뜻인지 이해할 수 없어서 유마는 당황했다.
“네 삼촌이 숲에서 찾아내서 데려온 아이는 확실히 고무로 히사시였어. 비슷하게 생긴 다른 애도 아니고. 아이 부모가 ‘우리 히사시가 틀림없습니다’라고 했으니 말 다한 거지.”
“그, 그렇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무로 씨는 히사시가 아니라는 기분이 든다고 얘기한 거야.”
“아이가 하나도 기억하지 못해서 그랬을까요?”
“처음에는 고무로 씨도 그렇게 생각했던 모양이야. 어쨌든 큰일을 겪었으니 조금 이상한 느낌이 들만도 하다고 생각했겠지. 그런데 사소한 몸짓이나 사용하는 단어를 보니 이질감을 떨칠 수가 없는 거야. 하나씩 떼어놓고 보면 사소하지만, 나중에 문득 돌아보면 심상치 않다고나 할까.”
“히사시의 아버지하고 어머니는 어땠어요?”
“고무로 도쿠야 씨 말로는, 아이 아버지는 행방불명 후유증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어머니는 애가 이상해졌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것 같다고 하더구나.”
--- p.129-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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