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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0대 트레일 걷기 여행

세계 10대 트레일 걷기 여행

: 배낭여행자의 꿈을 걷는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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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2월 14일
쪽수, 무게, 크기 280쪽 | 440g | 148*210*20mm
ISBN13 9788972217978
ISBN10 89722179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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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사이토 마사키
1961년 일본 나가노 현에서 태어났다. ‘셰르파 사이토’라는 필명을 쓰는 여행 작가로 배낭여행, 자전거 및 오토바이 여행, 반려견과 함께하는 여행 등 다양한 스타일의 국내외 여행을 이어가는 배낭여행자이다. 1995년 가족과 함께 야쓰가다케의 남쪽 산기슭으로 이주해 손수 집을 지었다. 여유로운 시골 생활과 여행을 반복하는 느긋한 나날을 즐기고 있다. 20년 넘게 연재해 온 잡지 을 비롯해, 그동안 여러 아웃도어 잡지와 등산 잡지, 자전거 잡지에 수많은 글을 연재해 왔다. 지은 책으로는 [셰르파 사이토의 무작정 떠나는 여행], [동방 화장실 기행], [반려견과 함께하는 배낭여행], [경운기 on the road], [셰르파 사이토의 섬 여행은 언제나 자전거로] 등이 있다.
역자 : 최종호
2005년 명지대학교 일어일문과를 졸업하고 출판편집자로 일하다가 지금은 다양한 일본 서적을 번역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아동서 [동물들의 낮과 밤], [연못에 사는 생물들], 자기계발서 [써먹는 심리학-인간관계 편], [써먹는 심리학-자기계발 편], [내 마음을 맑게 하는 마법의 언어], [기억하세요, 당신의 가치는 무한대입니다], 취미실용서 [자전거 정비법], [로드바이크 정비법], [등산 구급법], [강아지 상담실], [아빠가 뚝딱 만들어 주는 우리 아기 장난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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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행복하냐고 묻는다면 주저 없이 “네.”라고 대답할 수 있다. 지금의 생활에 이렇다 할 불만이 없다. 하지만…….
달빛 아래서 취기가 깊어지자, 문득 머릿속에 이런 의문이 떠올랐다. 나는 정말로 아무 불편 없이 느긋하게 지내는, 지금과 같은 평온무사한 일상을 원했던가? 아니, 그렇지 않았다. 나는 시골 생활을 결심했을 때, 아내에게 분명히 이렇게 선언했다. “20대 때는 여행에 빠져 살았으니까, 30대 때는 우리 집을 짓겠어. 그리고 집을 완성하면 40대 때는 다시 여행에 몰두할 거야.”라고. 이것이 시골 생활을 바라며 손수 집을 짓고자 하던 아내와, 여행을 계속하고 싶어 하던 나와의 약속이었다.
나는 이제 곧 마흔두 살이 된다. 체력적으로는 예전만 못할지라도, 나름의 연륜이 쌓인 만큼 20대 때보다 더 충실히 여행할 자신이 있다. 집안일은 잠시 제쳐 두고, 참으로 성에 찰 만한 여행을 떠나고 싶다. 내 발로 땀을 흘리며 온 힘을 다해 전진하는 여행을 하고 싶다…….

페루-잉카 트레일
관광버스에는 젊은 서양인들만 타고 있었다. 커플 한 쌍과 남성 2인조, 여성 한 명으로 모두 20대 같아 보였다. 동양인은 나 혼자뿐이라서 그들과 어울릴 수 있을지 조금 불안했다. 특히 그런대로 잘생겼고 모든 여성을 사로잡을 만한 센스도 있어 뵈는 녀석이 청초한 미녀를 옆에 끼고 있는 꼴이 눈꼴사나웠다. 그 경박함이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에 등장하는 잭 스패로우를 연상시킨다.
……
‘너 참 좋은 녀석이구나!’ 첫인상이 경박스러워서 혐오감마저 느꼈는데, 이제는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로 좋다. 그룹원이 여섯 명뿐이라서 그랬을지도 모르지만 나이로 보나 민족적으로 보나 다른 부류이고, 영어 회화 실력도 서툰 내가 겉돌지 않고 잘 어울릴 수 있었던 것은 다 뤼에첸의 덕분이다.
나는 이번 잉카 트레일을 걸으며 관광 회사 주최의 단체 여행도 그 나름의 가치가 있음을 알게 됐다. 오랫동안 혼자 다니면서 구축한 내 여행 스타일만을 고집하다가는 자칫하면 언제까지고 자신만의 세계에 갇힐 수도 있겠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물론 앞으로도 혼자 다니는 배낭여행을 계속할 작정이지만, 앞으로는 다른 종류의 여행도 적극 즐겨 보려 한다.

스코틀랜드-웨스트 하일랜드 웨이
호텔 옆의 지정된 야영지에 텐트를 쳐 놓고 커피를 마시며 쉬고 있는데, 노인과 소녀 하이커가 내 앞으로 지나갔다. 이 두 사람과는 첫째 날부터 매일 얼굴을 마주치는 사이였다.
“얘는 우리 보배인 손녀딸이지. 아직 아홉 살인데 처음부터 끝까지 웨스트 하일랜드 웨이를 제 발로 다 걷겠다지 뭐야.”
“정말 기특하네요.”
사진을 다 찍은 뒤에도 그들의 걸어가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봤다. 때때로 손녀가 할아버지를 올려다볼 때마다 할아버지는 손녀에게 웃음을 짓는다. 그런 둘의 모습이 풋패스 저편으로 사라질 때까지 나는 눈을 떼지 못했다. 그 장면을 눈에 새겨 넣고 싶었기 때문이다. 누구를 원망하거나 미워하거나 질투하는 마음이 일 때, 그 장면을 떠올리면 딱딱한 심경이 누그러질 것 같았다. 그리고 언젠가 나도 저렇게 되겠다고 맹세했다. 우리 아들들은 이미 자립해서 더 이상 나를 따라서 장기 트레킹에 나서지 않는다. 이제는 아들들과 함께하는 행복한 여행은 아무래도 어렵겠지만, 손자 손녀와 여행을 떠날 행복한 앞날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에필로그
저 산 너머에는 어떤 풍경이 펼쳐져 있을까? 어떤 만남이 기다리고 있을까? 이렇게 트레일을 걸으며 미지의 세계에 대한 기대감에 가슴 설레기도 했고, 공상의 나래를 펼치기도 했다. 이것은 굉장히 우아하고도 흐뭇한 시간이었다.
어찌 보면 외국의 트레일로 떠나기란 분명 귀찮은 일이다. 국내 트레일에 비해서 이것저것 고려할 것도 많고, 몸과 마음의 활동력과 기획력도 필요하다. 그렇지만 언제까지고 귀차니즘에 머물면 절대로 발전할 수 없다.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는 미지의 세계에 흥미와 재미를 품으면 어떨까. 자극도 긴장도 없는 무사안일에 빠져 있다가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나는 계속해서 세계의 트레일을 찾아 걸어 볼 작정이다. 당신도 부디 여행을 떠나길 바란다. 자기 판단과 자기 책임 하에 행동할 수 있는, 어른 여행자로서 세계로 날갯짓하기 바란다. 자신만이 체험할 수 있는 드라마가 여행지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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