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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아 있는 모든 순간 (큰글자도서)

우리가 살아 있는 모든 순간 (큰글자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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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1월 03일
쪽수, 무게, 크기 384쪽 | 188*287*30mm
ISBN13 9791130627212
ISBN10 1130627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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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마스크를 벗으려고 해서 내가 제지한다. 그녀가 앓는 소리를 낸다. 카린, 왜 그래? 내가 묻는다. 아기 이름. 그녀가 말한다. 그래, 그래, 리브로 짓고 싶다는 거지? 그녀가 고개를 저으며 소리친다. 리비아. 리비아?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며 손목을 든다. 리비아. 그래 리비아로 하자. 내가 대답한다.
--- p.14~15

전문의가 나를 부른다. 방 안은 덥고 갑갑하다. 투명한 에크모 관 하나가 카린의 쇄골 바로 위 목에서 늘어져 있고, 다른 하나는 사타구니에서 뻗어 나와 있다. 정원용 호스만큼 굵은 그 관을 통해 몇 리터나 되는 피가 흐르고 있을 것이다.
--- p.78~79

카린은 제게서 못된 것들을 전부 씻어내고, 저를 책임질 줄 아는 사람으로 만들었습니다. 저는 오로지 카린의 말만 들었어요. 카린 덕분에 저는 제 자신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상냥함은 카린의 장점들 중 하나였습니다. 누구든 죽을 수 있지만 카린은 아니었습니다. 제가 죽었어야 해요. 지금 여기에 카린과 리비아가 있어야 하는 건데. 카린은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 자격이 있었습니다.
--- p.220~221

나는 아버지를 미워하게 되었지만, 글을 쓰는 아버지의 손가락 주위에서 어둠이 부서진다고 나 사진을 설득하는 데 성공한다. 아버지가 어둠으로부터 나를 지켜주는 비밀 수호자라고, 아버지가 목숨을 바쳐 나를 지켜준다고. 아버지와 섬들이, 동화 속 생물들이, 광대한 바다가, 그 깊은 바다와 파도가, 태양이 나를 지켜준다고.
--- p.339

너는 나를 보며 죽음 앞에 독특한 현실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그 현실 속에서는 모든 보호막이 사라져버리기 때문에 우리는 있는 그대로의 인생과 마주할 수밖에 없고, 어디선가 자비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도 없다고. 나는 그때 너를 이해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이해한다. 너는 이제 세상에 없는데. 그것은 의식을 초월한 무(無). 나는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고 무심히 살아가는 법을 배웠다.
--- p.365

내가 네 몫까지 아이를 사랑한다는 걸 너는 알 테지만, 그래도 좋은 시절은 다 지나고 이제 내 앞에는 중요한 일들밖에 남지 않았다는 기분이 든다. 어떤 밤에는 후딩에에서 미카엘처럼 알몸으로 동굴에 누워 있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어머니 배 속에 몸을 웅크리고 눈을 감아 태어나기 전으로 돌아가고 싶다. 나는 네 가슴에 손을 얹고 슬프다 말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한다.
--- p.3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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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우리가 살아 있는 모든 순간』의 추천사를 부탁받았을 때, 신비로운 우연인지 계획된 운명인지 스톡홀름 여행을 계획하고 있었다. 소설은 스칸디나비아를 향하는 비행기에서 거의 읽어야 했고, 이 글은 스웨덴 국립도서관에서 써야 할 상황이지만, 하필 이 소설을 읽고 걸었던 백야에 가까운 스톡홀름 거리가 마음에 사무쳐 좀처럼 문장이 나아가지 않는다. 사랑하고 싶다. 사랑하는 이를 보고 싶다. 그가 리비아에게 그러한 것처럼, 그가 카린에게 그러할 것처럼.
사랑하는 사람을 더 사랑하게 만드는 소설이다. 보고 싶은 사람을 더 그립게 하는 이야기다. 여행자에게 이런 소설은 치명적이어서 지금 나는 사무침에 전전긍긍이다. 잠깐의 햇빛이 감라스탄의 오랜 돌길을 쓰다듬는 스톡홀름의 오후 아래 이 소설을 다시 읽는다. 이 책을 읽은 일이 나에게, 그리고 당신에게 살아 있는 동안에 일어난 무수한 행운 중에 하나이리라.
- 서효인 (시인)
몰아치는 감동은 말름퀴스트가 얼마나 훌륭한 작가인지 보여준다. 뛰어난 감정 묘사와 예술적인 절제, 수작이다.
- 뉴욕타임스
우리는 삶에서 우러나온 작품을 원한다…… 말름퀴스트의 책은 진정한 인간의 흔적이 배어 있다는 점, 저자가 그 흔적을 공들여 보존해두었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 가디언
급박하고, 가슴 아프지만, 살아 있음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소설.
- 파이낸셜타임스
독특한 형식에 스며든 절박한 위기. 깊은 슬픔의 명암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삶을 완벽하게 묘사한다.
- 포워드 리뷰
1장을 다 읽을 때까지, 나는 숨을 돌릴 수가 없었다.
- 위켄드비센, 덴마크
거부할 수 없다. 이 얼마나 짙은 휴머니티인가.
- 엑스프레센, 스웨덴
가식 같은 문장은 전혀 없다. 이보다 더 고통스럽거나, 더 나은 문학을 볼 수 있을까?
- 베를링스케, 덴마크
이야기에 딱 들어맞는 문장의 형식, 매우 슬프기도 하지만 동시에 귀한 문학적 체험을 하게 한다.
- 르땅, 프랑스
생생함, 불안정함, 감동이 차례로 교차한다. 말름퀴스트의 소설은 사랑과 슬픔이 무엇인지에 대한 명상의 연장이다.
- 커커스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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