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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서 새벽을 보다

바다에서 새벽을 보다

: 황기철 제독의 위기와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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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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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9년 12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288쪽 | 536g | 152*225*18mm
ISBN13 9788974402730
ISBN10 8974402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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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을 단어로 요약한다면 해군, 그리고 바다일 것이다. 나는 바다와 함께 살았던 군인으로서 많은 일을 겪어왔다. 승리의 기쁨도 상실의 아픔도 가볍지 않은 무게로 나의 삶을 이루고 있다. 문득 내가 너무 멀리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군참모총장을 하지 않았다면 구치소에 들어갈 일도 없었을 것이고, 한국에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마음으로 시안에 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물론 해군참모총장을 했다고 하여 벌어진 일은 아니다. 그게 이유일 수는 없다. 군을 향한 대대적인 수사가 이루어지고 구치소에 가게 되기 전, 세월호가 있었다. 충격적인 침몰 사고와 그것을 목격한 온 국민의 비통함, 그리고 그 무너지는 마음을 감당하지 못한 정부가 있었다.

세계의 여러 해난사고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완벽한 구조능력을 갖추고 있는 기관이나 업체는 드물다. 미국 등 선진국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우리 스스로 다양한 해난사고에 대비하여 구조관련 장비와 전문 인력을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투입할 수 있는 체계와 능력을 갖출 필요가 있는 것이다.

세월호 사고를 목격한 사람이라면 국가재난구조시스템을 개선해야 할 필요성을 다시 한 번 절실하게 느꼈을 것이다. 무엇보다 국민의 생명을 구하는 것이 우선인 효율적인 구조체계가 구축되어야 한다. 특히 다양하고 복잡한 현장상황과 구조능력을 고려하여 단계별로 국가기관 간의 책임과 지휘협조체계가 달라져야 한다.

다시 말해 어느 단계까지는 평상시 책임을 맡고 있는 기관에서 해당 임무를 수행하더라도 재난의 규모와 성격에 따라 대규모 사고인 경우 그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군이나 기관이 해당 임무를 맡아서 수행해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법과 규정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것이다.

잠수요원들은 밥시간도 제대로 맞출 수 없었다. 사고현장은 하루에 보통 물때가 네 번 바뀌는데 예를 들어 정조 시간이 10시부터 12시까지라면 최소한 1시간 전에는 바지선에 도착해 있어야 한다. 장비를 점검하고, 잠수복을 입고, 임무를 할당받기까지 1시간 남짓 걸리기 때문이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4월이라지만 바다는 꽤 추웠다. 뺨을 스치는 바람이 몹시 차가웠다. 물속에 들어갔다 나오는 잠수사들의 입술은 하나같이 멍이 든 것처럼 새파랗게 질려 있었다. 그래도 잠수요원들은 묵묵히 주어진 임무를 충실하게 수행했다. 실종자를 모두 찾아서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는 것이 그들의 목표였다. 단 한 명도 남기지 않고 수습하기 위해 그들은 임무에만 몰두했다.

함께 밥을 먹으며 잠수요원들은 나에게 “넋 나간 얼굴로 잠수사들과 잠수사들이 들어간 바다만 바라보고 있는 실종자 가족들의 슬픈 눈을 보면 쉬고 싶은 마음이 달아난다.”고 털어놓았다.

여러 종류의 사고에서 골든타임을 지킬 수 있는 건 개념적인 이해로는 절대 이루어지지 않는다. 항상 유사시를 염두에 두고 충분한 훈련을 통해 경험을 쌓아야만 한다.

해상사고가 나면 전국 각지에서 여러 분야에 종사하는 많은 잠수사들이 현장에 와서 구조작업을 돕고자 하지만 험한 해양 환경에서는 특수훈련 없이 잠수 작업이 쉽지 않다. 각 잠수사의 잠수 능력과 신체 조건도 파악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관리가 되지 않아 2차 사고가 발생할 위험도 아주 크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에서는 유사시를 대비하여 한국의 해양 환경에 적합한 능력을 가진 민관군의 잠수사들의 현황을 파악하고 항시 지원을 요청할 수 있는 시스템을 미리 구축해야 한다.

무소불위의 권력이 통제를 받지 않으면 잘못된 생각을 가진 권력자에 의해 언제든지 인권을 침해당할 수 있다. 여론을 호도함으로써 개인의 명예와 프라이버시를 함부로 짓밟기도 한다. 이러한 행위가 제재되거나 이후 책임을 지는 경우는 본 적이 없다. 나의 경우도 지금까지 누구 하나 사과하지도 책임지지도 않았다. 방산비리 사건은 해군의 사기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언론보도가 극에 달했을 때는 얼굴을 들고 다니기도 힘들만큼 모든 해군이 고통 받았다고 한다. 그들은 해군은 한 배를 타기 때문에 비리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얘기했다. 하지만 그건 해군 문화에 대해 한 번이라도 존중을 담아 생각해 봤다면 할 수 없는 말이다. 해군은 한 배를 타며 유대감을 강화해야 전투력을 상승시킬 수 있고 그것이 곧 국방력이 되는 것이다. 검찰과 언론은 해군의 장점인 강한 전우애를 아무 근거 없이 ‘그럴 것 같다’는 추측에 의하여 방산비리의 요건으로 바꾸어 버렸다.

그리고 희미하게 날이 밝아올 무렵인 새벽 4시 58분(우리 시각 오전 9시 58분), 본격적으로 작전을 개시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여러 조건을 고려하여 배에 접근하여 등반할 때 잘 보이지 않을 여명 시를 작전 시간으로 택했다. 우리 요원들은 야시경을 착용하기 때문에 동일 조건에서는 우리가 유리한 상황이 될 수 있었다.

“선원들이 주로 선교와 기관실에 머물고 있으니 링스헬기와 최영함은 그 근처로 총알이 가지 않도록 연돌(배기구)과 선미 쪽으로 위협사격을 하라. 헬기에 있는 요원들은 통신을 통해 한국말로 2회 경고 방송하여 선원들에게 사격이 시작되면 전부 다 엎드리게 하라. 총알이 선실 내에 들어가면 여러 방향으로 튀어 다칠 수 있다. 해적이 무슨 얘기인지 물어보면 물이나 식량 등 뭐 필요한 게 없느냐 묻는 말이라고 대답하도록 하라. 해적이 묻는데 우리 선원들이 순간적으로 당황해서 더듬거리고 대답을 하지 못하면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 보트에 탄 요원들은 선박에 보트를 대고 오를 때 최대한 신속하게 하고, 부비트랩이 선교계단에 설치되어 있을지 모르니 조심하라. 또한 해적이 우리 요원들에게 총을 겨누지 않고, 선원을 해치지 않은 한 절대 먼저 사격하지 말라. 우리가 놈들을 쏘면 놈들은 우리 선원을 쏠 것이다.”

나는 매일 아침 사령관실로 가는 길에 참수리357호정에 들렀다. 하루도 거르지 않았다. 가슴 아픈 일을 두 번 다시 겪지 않기 위해서였다. 357호정 앞에 서서 제2연평해전 때 전사한 6명의 명복을 빌고, 안으로 들어가 천천히 내부를 둘러보았다. 총탄 자국을 보면 북한군이 어디서 총을 쐈는지, 어디에 위치한 사람이 죽었는지 알 수 있었다.

날마다 이 사람은 왜 죽었을까, 저 사람은 왜 죽었을까 곰곰이 따졌다. 함정 외부에 있는 사람은 몸에 노출되어 있는 탓에 쉽게 총에 맞아 죽임을 당했다. 하지만 조타실에 있는 사람은 왜 죽은 것일까.

그러다 조타실에 있는 사람이 어떤 이유로 죽었는지 알게 되었다. 조타실은 철판으로 되어 있었다. 조타실에 들어온 총알이 철판 벽에 맞고 튕겨져 나가 사람의 몸에 박힌 것이었다. 실탄이 격실 내로 들어오면 여기저기 마구 튕겨 다니며 피해를 입힌다.

나는 그때 얻은 교훈을 삼호주얼리호 인질구출작전에 활용하여 절대로 선교 주위로는 총을 쏘지 말도록 지시했다. 오전 9시 56분, 작전 개시 4시간 58분 만에 13명의 해적을 모두 제압하고 납치된 선원 21명 전원을 구할 수 있었다. 부상자는 석해균 선장 한 명이었다. 해적은 8명이 사살되고, 5명이 붙잡혔다.

현장에서 절실하게 느꼈던 우리의 취약했던 것들이 생각났다.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한 정부는 대신 가족들을 핍박했다. 이후에 벌어졌던 나의 개인적인 불행도 구조적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취약한 자들의 정치는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한다. 그 고통을 마주하자 알 수 없는 무게가 느껴졌다. 현장에서 내가 목격한 그 부조리는 내가 지고 가야 할 무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 달에 걸친 긴 항해를 떠날 때면 끝없이 넓은 바다를 가로지른다는 것에 대한 경외심이 든다. 하지만 드넓은 바다를 향한 긴장과 흥분은 오래 가지 않는다. 항해라는 것은 기실 가장 좁은 사회인 배를 견뎌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얼마나 빨리 좁고 불편한 것에 익숙하게 적응할 수 있는가가 광활한 바다를 항해할 수 있는 필수조건이라는 것은 아이러니이다.

어쩌면 우리 사회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대의와 명분을 담은 거대한 정치라는 것도 기실 가장 작은 단위인 가족?이웃과의 공존 혹은 지역사회의 안전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안전하고 평온한 사회라는 것은 내가 평생을 바쳐 지키고자 했던 가치이기도 하다. 군인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안전한 터전을 위하여 그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일에 목숨을 바친다.

한국 사회는 강대한 문명이기도 하지만 안전에 있어 치명적인 취약점이 분명 존재하고 있다. 나는 목격자이자 군인으로서 그에 대한 부채를 가지고 있다. 떠밀리다시피 강제로 전역을 하며 퇴역이 아닌 예비역으로 나의 자리를 일부러 두었던 것은 미처 마무리하지 못한 어떤 것들에 대한 의무감이기도 했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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