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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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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2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48쪽 | 216g | 114*185*20mm
ISBN13 9788994040394
ISBN10 8994040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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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인생을 가볍게 살아요. ―그녀는 손을 빼내려고 애쓴다.― 난 그렇다고요. 나한텐 모두가 옳죠. 모두가 완전히, 철저하게 옳아요." --- p.160

조지 크라운이 말한다.
"아세요? 피터가 그 사반나케트의 노래를 모티브로 소설을 쓰고 있는 거?"
피터 모르간이 결국 웃음을 보인다.
"인도의 고통에 여간 자극을 받지 않을 수가 있어야 말이죠. 나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 어느 정도는 그렇지 않나요? 자기가 안전하게 숨을 쉴 수 있을 때에야 비로소 이 고통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죠. 난 그 여자에 대해 상상한 것들을 메모해요."
"왜 하필 그 여자죠?"
"그 여자한텐 더 이상 닥칠 일이 아무것도 없어요. 문둥병조차 말이죠." --- pp.176-177

부영사가 샤를르 로제트에게서 시선을 뗀다. 발코니의 난간을 움켜쥔 그의 손아귀에 힘이 들어간다. 그가 말한다.
"당신은 행운아요. 그녀를 울게 하다니."
"뭐라고요?"
"내가 들은 바에 의하면…… 그녀의 하늘, 그건 바로 눈물이오." --- p.194

호기심이 이는 여자예요. 보신 적 있으세요?
아니, 모르오.
밤에 들리는 노래가 그 여자가 부르는 거라는 걸 아셨습니까?
아니, 모르오.
그 여자가 대부분의 시간을 이 부근에서, 조금 멀리 떨어진 갠지스 강가에서 보낸다는 걸, 본능처럼 늘 백인들이 있는 곳으로 가되 바짝 다가가지는 않는다는 걸…… 아셨습니까?"
마침내 부영사가 말한다.
"진행되는 삶 속의 죽음, 허나 결코 삶을 앗아가지 않는 죽음 말이오? 바로 그거요?"
바로 그거다. 아마도, 그럴 것이다. --- p.197

"그녀는 계속 걸어요. 난 특히 이 점에 중점을 둘 거예요. 그녀는 동일한 흔들림 ―그녀의 발걸음의 흔들림―의 탄성을 받아 계속되는, 무수한 다른 걸음들로 점철된 아주 기나긴 보행 그 자체죠. 그녀는 걸어요. 문장을 주워섬기며 걷고, 철도와 도로를 따라 걷고, 만달레이며 프롬이며 바세인 같은 지명들이 새겨져 땅에 꽂힌 마을 경계석들을 뒤로 휙휙 지나치며 걷죠. 그녀는 지는 해를 향해 돌면서 이 빛에 의지해 십년 동안 시암과 캄보디아와 비르마니를 지나고 산을 넘고 물을 건너 마침내 캘커타에 이르러 멈추는 거지요." --- p.203

"그 애가 결정적으로 길을 잃는 곳은, 어떻게 길을 잃을지 알게 되는 곳은, 갠지스 강물 속이 될 거요. 자신이 누군지 잊고, X의 딸이었는지 Y의 딸이었는지도 더 이상 모르고, 더 이상 권태도 느끼지 못하게 되는 곳 말이오. ―조지 크라운이 웃는다―하긴 우리도 원칙적으로는 바로 그것 때문에 여기 있는 것 아니오? 절대, 절대로, 조금이라도 권태롭지 않으려고 말이오." --- p.205

나는 설명할 수 있는 이유 없이 웁니다. 그저 고통이 나를 관통하는 것 같다고 할까요. 누군가 울어야 하고, 그 누군가가 바로 나인 것처럼요.
그녀는 그들, 캘커타의 남자들이 바로 곁에 있다는 것을 안다. 그녀는 미동도 하지 않는다. 만일 그녀가 울었다면, 아니다. 그녀는 이제, 아직도 울기에는 너무 오래된 고통의 포로가 된 느낌을 준다.
--- p.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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