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리에 따뜻한 기운이 있으면 성인으로 태어난다」 함은 사람의 숨이 이미 끊어져 온몸이 차가워졌는데 오직 머리 정수리에만 열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범부를 벗어나 성인의 흐름에 들어가 나고 죽는 것을 벗어난 것입니다. 「눈에 있으면 천도에 태어난다」함은 만일 눈과 이마에만 열이 있으면 천도天道에 태어난다는 것입니다.
「사람은 심장, 아귀는 배」 라 함은 심장 있는 곳만 열이 있으면 인도人道에 태어난다는 것이고, 배에 열이 있으면 아귀로 태어난다는 것입니다. 「짐승은 무릎에서 기운이 떠난다」 함은 무릎에만 열이 있으면 축생도畜生道에 태어난 것을 말합니다. 「지옥으로 떨어지는 사람은 발바닥으로 기운이 나간다」 함은 발바닥에만 열이 있으면 지옥도地獄道에 태어난 것입니다.
이는 사람이 살아 있을 때 지은 선악의 두 가지 업으로 말미암아 여기에 이르러 이와 같이 감득하여 나타나는 것이지, 어떤 바깥 세력으로써 임시적으로 조작된 것이 아닙니다. 이때 만일 병자가 지극 정성으로 염불할 수 있고, 덧붙여 육친권속과 선우들이 조념한 공덕의 힘이 가해지면 틀림없이 업을 지닌 채 왕생하여 범부를 벗어나 성인의 흐름에 들 것입니다. 오로지 왕생한 징험을 찾는 것을 일삼아 하다가 일을 그르치지 마십시오. 지극히 부탁하고 지극히 빌어마지 않습니다!
--- p.18
정토법문은 방편 중에 제일 방편이고, 요의了義 중에 위없는 요의이며, 원돈圓頓 중에 가장 지극한 원돈입니다. 우익대사?益大師께서 이르시길, “제불께서 중생들을 불쌍히 여기시어 기연機緣에 따라 교화를 베푸시니, 비록 근원으로 돌아감에는 둘이 없지만, 방편의 문은 무수히 많다. 일체 방편 가운데 지극히 곧장 질러가고 지극히 원만하고 단박에 깨치는 법문을 구하려면 염불하여 정토에 태어나길 구하는 것만한 것이 없다.”
이로써 정토법문은 실로 법화와 함께 일미一味가 되니, 곧 방편이고 곧 진실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인조(印祖; 인광대사)께서 항상 말씀하시길, “구법계九法界 중생들은 이 법을 여의면 위로 불도를 원만히 성취할 수 없고, 시방제불께서 이 법을 버리시면 아래로 중생을 널리 이롭게 할 수 없다.” 하셨습니다.
--- p.25
정토법문의 수학修學에 관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진실한 믿음과 간절한 발원을 갖추어 오로지 명호를 집지함(專持名號)에 있지만, 임종시 한 생각(臨終一著)이 특히 절박하고 중요합니다. 예전에 인조께서 『임종진량臨終津梁』이란 책 한권을 판각 인쇄하여 멀고 가까운 곳 가릴 것 없이 널리 유통하여 그 이익을 입은 사람들이 매우 많았습니다. 지금 서진西震스님, 세료世了스님 등이 두루 널리 유통하기 위해 부녀자도 아이들도 모두 이해할 수 있도록 다시 『칙종수지飭終須知』를 지었습니다. 문장은 비록 알기 쉽게 쓰여 있을지라도 그 뜻은 실로 상세합니다. 만약 이것을 깊고 간절히 강구하여 법문에 따라 시행한다면 망자가 틀림없이 서방에 왕생할 수 있으니, 그 이익됨을 무엇으로 헤아리겠습니까?
--- p.26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는 3천 년 전에 『대집경大集經』 가운데 설명하시길, “말법시대, 수억 명의 사람들은 단지 자기 자신이 닦은 계정혜의 힘에 의지해 수행하여 번뇌와 업과 미혹을 제거하고 성인의 자리인 도과道果를 증득할 수 있는 사람은 매우 적으니라. 단지 믿음을 내어 발원하고 염불하는 법문에 의지하고 동시에 아미타불 본원의 힘에 의지하여 서방극락에 태어나길 구해야만 비로소 생사고해를 벗어날 수 있으리라.” 하셨습니다. 또한 연종 제13조이신 소주 영암사 인광대사께서 말씀하시길, “구법계 중생들이 이 염불법문을 여의면 불도를 원만히 성취하기 매우 어렵고, 시방제불도 이 염불법문을 없애고서 중생을 널리 이롭게 하기가 쉽지 않다.” 하셨습니다. 이렇듯 부처님과 조사께서 하염없는 자비심으로 우리들 말법시대 중생이 선근이 천박하고 지혜가 비루하기 짝이 없어 때를 알지 못하고, 법문을 잘못 써서 닦아도 얻는 바가 없으며, 헛되이 마음만 낭비하고 한평생 잘못 되는 모습을 너무나 불쌍히 여기신 까닭에 이렇게 말씀하셨음을 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 p.30
만약 진실한 믿음과 간절한 발원을 갖추어 착실히 염불하면서 서방극락에 태어나길 구하여 몸이 다하도록 물러서지 않은 사람은 임종에 이르러 반드시 빠짐없이 부처님 본원의 가지력에 힘입어 접인을 받고 서방극락세계에 왕생할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설사 평상시 믿음을 내어 발원하고 염불하여 서방극락에 태어나길 구하는 것을 아직 모르는 사람일지라도 임종시에 만약 선지식을 만나면, 그를 일깨워 믿음을 내어 발원하고 염불하여 서방극락에 태어나길 구하고, 가족들도 모두 큰 소리로 슬피 울지 않고, 이것저것 물어서 일을 그르치는 갖가지 방해를 하지 않는데다가 여법하게 도와서 조념염불을 하면 이 사람은 반드시 서방극락에 태어나게 됩니다. 서방극락에 왕생하는 관건은 비록 본인 자신이 최후의 일념을 주관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을지라도 여법하게 조념염불을 하는 것이 중요함을 알아야만 합니다.
슬픕니다! 어찌 세상의 재가자들은 임종시 조념염불 하는 방법을 아직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여, 어리석게도 어떤 사람이 임종을 맞이할 때 그 가족들이 왕왕 조념염불로써 망인의 신식神識이 서방극락세계 거룩한 길로 왕생해 가도록 배웅하면 영원히 온갖 즐거움을 누림을 알지 못하고, 오히려 큰 소리로 슬피 울부짖어 망인의 신식을 밀어 지옥ㆍ아귀ㆍ축생 삼악도에 떨어지게 하여 오랜 세월 고초를 받게 하렵니까?
그래서 서진 스님께서 자비심이 너무나 간절하여 세상의 재가자들이 부처님 공부를 많이 하지 못해 임종시 조념하는 방법에 쇠를 금으로 만드는 미묘한 쓰임(妙用)이 있음을 알지 못함을 불쌍히 여겨, 곳곳을 다니며 선전하면서 목숨이 마칠 때 임해 알아야 할 사항과 아울러 임종조념단을 조직하여 조념하는 방법을 배우고, 정업행인(淨業行人; 정업을 닦는 수행인)을 위해 임종시 서방극락세계에 왕생하는 일대사인연을 어떻게 돕는지 설명하였습니다.
--- p.31
무릇 병자가 숨이 끊어진 이후 신체가 완전히 차가워지기 이전, 이 단계 중간에 반을 돌아 조념하는 사람은 특별히 주의하여 절대로 망자의 몸을 더듬지 못하도록 하고, 육친권속들은 곡소리를 내지 않도록 하며, 단지 다들 각자 발심하여 큰소리로 염불할 뿐입니다. 반드시 하루 낮, 하루 밤을 지나서야 지식과 경험이 상당히 많은 사람을 청하여 망자의 몸을 천천히 느리게 더듬어 전부 차가워진 이후에 조념을 비로소 멈출 수 있습니다. 그리고 곧 불전을 향해 망자를 대신하여 서방극락에 왕생할 것을 회향합니다. 전부 차가워지지 않았다면 다시 하루, 이틀, 사흘 동안 다들 발심하여 계속해서 큰 소리로 조념해야 합니다.
조념하는 사람들은 한 사람 한 사람 모두 여래를 대신하여 중생을 제도하여 생사를 완전히 벗어나도록 하는 것이 바로 이때 다른 것을 잘 알아야 합니다. 부디 이렇게 매우 짧은 시간의 수고를 할 수 없어 실수하여 망자의 신식이 서방극락에 왕생할 수 없도록 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 모두 각자 반드시 발심하여 큰소리로 염불해야 하며 망자의 온 몸이 차가워진 이후에야 비로소 조념을 멈출 수 있습니다. 이렇게 조념하는 것이 진정한 보리심을 발하고, 보살도를 행하는 실제적인 표현입니다.
--- p.86